북, 이산가족협회에 ‘평양 초청장’…통일부 “북 기관 신뢰성 검토”
북한 측이 남한 민간단체에 이산가족 문제를 논의하자며 평양 방문을 초청했다.
통일부는 초청장을 보낸 북측 기관과 남북관계 등을 감안해 방북을 승인할지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얼어붙은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교류가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13일 정부서울청사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10일 이산가족 관련 방북 신청이 접수됐다”며 “초청장을 발급한 북한 측 기관은 통일부가 파악하고 있는 기관이 아니라 현재 초청 기관의 성격과 신뢰성, 전반적인 부분을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류재복 회장과 맹정아·최임호 이사 등 남북이산가족협회 관계자 3명은 북측으로부터 평양에 방문해달라는 초청장을 받았다.
북측은 “민간급 남북이산가족 관련 사업 토의를 위해 남측 남북이산가족협회 일행 3명을 초청한다”며 “상기 일행이 평양을 방문할 때 이들에 대한 안전 보장과 체류 비용을 제공한다”고 초청장에 밝혔다.
남북이산가족협회는 민간 차원에서 이산가족 생사 확인과 서신 교환 등 교류를 주선하고자 2012년 설립된 통일부 소관 법인이다. 북측 초청 기관은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단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류 회장은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지난해 8월쯤 한국에서 근무한 외국 외교관을 통해 북한에 (이산가족 사업을) 요청했고 지난해 11월 초청장을 받았다”며 “북한을 적으로 몰아가는 분위기 속에서 (방북 신청을) 보류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통일부가 이산가족 단체들에 새해 업무보고를 요청하길래 보고서에 (초청장 수령) 경위를 담았고, 통일부가 (방북을) 신청하라고 e메일을 보내와서 지난 10일 신청했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북한 방문자와 방문 목적, 남북관계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협회 측의 방북 승인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방북 승인 시 윤석열 정부 첫 민간 차원의 방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군사적 대립으로 중단된 남북 교류가 민간에서 재개되는 신호가 될 수 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국경을 봉쇄하면서까지 외부인 유입을 차단하고 있는 북한 상황과 남북관계 현실을 고려하면 접촉이 성사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일부에 따르면 인도적 협력, 개발 지원, 사회문화 교류 목적의 방북 신청 승인은 2019년 말 이후 3년 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민간 차원의 이산가족 교류도 사실상 전무하다. 서신 교환만 2020년 4건, 2021년 3건, 2022년 3건 이뤄졌다.
2018년 8월을 마지막으로 중단된 남북 당국 차원의 이산가족 교류는 진전이 없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지난해 9월 추석 명절을 맞아 남북 당국 간 이산가족 회담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반응하지 않았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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