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4·3사건, 북 김일성 지시로 촉발”…제주도민 발칵
평화공원 위령탑 찾아 망언
“종북좌파들·간첩들 활개 쳐”
4·3단체들, 후보 사퇴 촉구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태영호 의원이 “제주 4·3사건은 명백히 북한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4·3사건 관련 단체들은 사실 왜곡이라며 태 의원의 사과와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태 의원 측에 따르면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를 하루 앞둔 지난 12일 태 의원은 제주에 먼저 도착했다. 태 의원은 제주호국원에 이어 제주 4·3평화공원을 찾아 위령탑 앞에서 무릎을 꿇고 “4·3사건은 명백히 김씨(김일성)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라며 “김씨 정권에 몸담다 귀순한 사람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 희생자들에게 무릎 꿇고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태 의원은 “자유통일대한민국을 이루기 위해 목숨을 걸겠다”며 “이번 전당대회는 자유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시발점이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태 의원은 13일 제주 합동연설회에서도 “4·3사건 장본인인 김일성 정권에 한때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유가족분들과 희생자분들을 위해 진심으로 용서를 빈다”며 “지난 시기 좌와 우의 이념 대결 때문에 제주도민의 아픔이 이렇게 클진대 대한민국에서 아직도 종북좌파들이 활개 치고 간첩단들이 계속 적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이어 “이재명의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원 대공수사권을 내년부터 경찰에 넘긴다고 한다”며 “우리가 멈춰 세워야 한다. 민주노총이 다시는 광화문에서 한·미 동맹 파괴,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외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태 의원 발언에 제주 지역사회가 들고 일어났다. 4·3희생자유족회, 4·3기념사업위원회, 4·3평화재단 등은 성명에서 “태 의원은 4·3에 대한 왜곡과 망언으로 유족들과 제주도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단체들은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4·3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온전한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던 약속과도 배치되는 것”이라며 “여야 합의로 통과된 4·3특별법 개정 정신과도 거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태 의원 행태는 낡아빠진 색깔론으로 국민들을 현혹하겠다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4·3을 폭동으로 폄훼해온 극우의 논리와 전혀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하며 태 의원의 사과와 최고위원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제주지역 민주당 의원들도 반발했다. 위성곤 의원은 “태 의원 발언은 4·3의 진실을 왜곡하고 이승만 정권을 계승하는 정부·여당의 책임을 부정하기 위한 말장난”이라며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되겠다는 국회의원의 역사 인식이 이렇게 몰지각하다니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위 의원은 “윤 대통령은 ‘제주 4·3은 공산주의 세력들이 벌인 무장투쟁이자 반란’이라고 왜곡했던 김광동을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장’에 앉혔다”며 “반복되는 정부·여당의 낡은 색깔론 장사에 속을 국민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같은 당 송재호 의원은 “국민의힘은 다시 색깔론으로 국민들을 갈라치고 제주도민의 아픈 상처를 들쑤시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4·3사건 북한 지시설은 일부 극우단체들의 주장으로, 학계는 근거 부족이라고 평가했다.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제정으로 4·3사건을 둘러싼 논쟁도 일단락됐다.
정대연·문광호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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