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 베팅, 대박 날까…테슬라 팔고 곱버스 투자 늘렸다[서학픽]

[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의 최근 주가 흐름과 월가 전문가들의 평가를 분석해 소개합니다.

서학개미들은 2월 들어 미국 증시가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주가 하락시 수익을 얻는 인버스 펀드 투자를 늘렸다.

테슬라에 대해선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차익 실현에 나서며 2주째 순매도를 이어갔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미국 증시에서 1146만달러를 순매수했다.(결제일 기준 지난 6~10일)

이 기간 동안 S&P500지수는 2.1% 올랐다. 하지만 이후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3거래일간 1.8% 하락했다.

미국 증시는 지난 7일까지 3주일간 특히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으나 서학개미들은 이 기간 동안 추격 매수를 자제하고 오히려 많이 오른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을 실현하면서 인버스 펀드에 투자해 증시 하락에 베팅했다.

지난 1~7일 사이에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2개 종목은 각각 나스닥100지수와 ICE 반도체지수가 하락할 때 3배 수익을 얻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SQQQ)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였다.

서학개미들은 SQQQ를 6367만달러, SOXS를 4872만달러 순매수해 총 1억달러 이상을 사들였다.

서학개미들이 직전주까지 2주 연속 가장 많이 순매수했던 아이셰어즈 아이박스 미국 달러 투자등급 회사채 ETF(LQD)는 3번째로 많은 3415만달러 순매수했다.

투기등급 회사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아이박스 미국 달러 하이일드 회사채 ETF(LYG)가 2854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내며 서힉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5위에 오른 점도 주목된다.

회사채는 국채보다 리스크가 크지만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하이일드 회사채는 디폴트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긴 하지만 그 만큼 수익률이 높다.

다만 하이일드 회사채는 채무불이행 비율이 낮아지는 경기 회복 초기에 투자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고금리로 경기가 둔화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하이일드 회사채 투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경기 침체가 없을 것으로 믿거나 금리가 조만간 인하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의미다.

지난주 AI(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검색엔진 등 각종 서비스를 선보인 마이크로소프트와 AI 챗봇 바드(Bard)를 공개한 알파벳이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 4위와 8위에 오른 것도 눈에 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7일 챗GPT 개발회사인 오픈AI의 AI 기술을 활용한 각종 서비스를 선보였고 당일 주가가 4.2% 올랐다. 하지만 8일부터 10일까지는 나스닥지수가 하락한 가운데 주가가 1.7% 떨어졌다.

알파벳은 지난 6일 수주일 내에 바드를 출시한다고 발표했고 8일 곧바로 바드의 여러 기능을 소개하는 행사를 열었다. 하지만 주가는 알파벳A를 기준으로 8일부터 10일까지 12.1% 폭락했다. 바드가 내놓은 대답 가운데 하나가 오답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외에 서학개미들은 폭락과 폭등을 반복하고 있는 대표적인 밈 주식인 베드 배스 & 비욘드를 1309만달러 순매수해 위험한 투기적 행태를 보였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1~7일 동안 많이 오른 기술주에 대한 집중적인 차익 실현을 계속했다.

ICE 반도체지수가 오를 때 3배 수익을 얻는 상승 레버리지 펀드인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를 8618만달러 가장 많이 순매도했고 이어 테슬라를 7566만달러 팔아 치웠다.

테슬라는 주가가 140달러를 넘어선 지난 1월 마지막 주간부터 순매도로 돌아서 2주 연속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테슬라는 지난 1월31일부터 8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207.32달러까지 올랐다가 지난 10일 5% 급락한 196.89달러로 마감했다.

엔비디아(6196만달러)와 애플(3464만달러), 메타 플랫폼(2555만달러), AMD(1248만달러)도 차익 실현 매물로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나스닥100지수 상승시 3배 수익을 얻는 레버리지 펀드인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는 4973만달러 순매도됐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