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의 대북송금...책·화장품 케이스에 달러 숨겨 보냈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북 비용 대납 등을 위해 북한 측에 총 800만 달러를 전달했다고 검찰이 공소장에 적시했다. 김성태 전 회장은 이를 위해 임직원 수십 명에게 달러를 배분한 다음, 서적이나 화장품 케이스 등 소지품에 숨겨 중국으로 출국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김성태 전 회장 공소장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미화 약 800만 달러 상당의 외화를 관할 세관의 장에게 신고하거나 한국은행 총재의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국외로 반출한 뒤 조선노동당 통일전선부의 대남정책 집행기구인 조선아태위 부실장에게 지급했다.
검찰은 김성태 전 회장이 이 같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임직원을 동원해 계좌 이체를 반복하는 등의 수법으로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적시했다.
검찰은 또 김성태 전 회장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권유로 대북 사업을 추진했다고 봤다.
당초 경기도는 스마트팜 사업과 관련 북한에 미화 500만 달러를 지원해 주겠다는 취지로 약속했으나 UN 및 미국의 대북제재로 인해 북한에 스마트팜 지원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됐다. 그러자 이화영 전 부지사가 김성태 전 회장에게 ‘경기도를 대신해 위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을 기회 삼아 대북사업을 진행하라’는 취지로 권유했다.
공소장에는 김성태 전 회장이 증거인멸을 지시한 정황도 담겼다. 김성태 전 회장은 2021년 10월 경부터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 변호사비 대납 의혹,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뇌물수수 의혹 등 각종 의혹이 언론에 집중 보도되자 범행이 발각될 것을 염려해 임직원에게 컴퓨터를 교체하게 하는 등 관련 자료들을 은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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