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권순일 만난 뒤 이재명 '재판 정보' 술술…대법원 꿰뚫고 있던 김만배 육성
JTBC는 김만배 씨의 이른바 '50억 클럽'과 관련해 김만배 씨의 육성을 계속 전해드렸는데요. 오늘(13일)은 권순일 전 대법관에 관한 육성입니다. 이른바 재판거래 의혹이죠. 김만배 씨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대법원에서 선거법 재판을 받고 있을 때인 2020년 권순일 당시 대법관을 집중적으로 만났습니다. 그런데 당시 김만배 씨의 육성을 들어보면 김 씨는 법원 내부에서도 알기 힘든 대법원 내부 상황을 꿰뚫고 있었습니다.
먼저 김지성 기자입니다.
[김지성 기자]
2020년 3월 13일, 김만배 씨와 이성문 전 화천대유 대표, 정영학 회계사가 만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재판에 대해 얘기를 나눕니다.
이 대표는 선거법 위반으로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고 당시 대법원에서 세 번째 재판이 시작된 때입니다.
[이성문/전 화천대유 대표 (2020년 3월 13일 녹취록) : 이재명 시장은 선거 지나고 한 6월, 7월에 선고나죠?]
[김만배 씨 (2020년 3월 13일 녹취록) : 선거 끝나야 돼]
[이성문/전 화천대유 대표 (2020년 3월 13일 녹취록) : 6월 전에는 날 수…]
김씨는 재판 상황도 구체적으로 말합니다.
[김만배 씨 (2020년 3월 13일 녹취록) : 전원합의체 안 가고 소부에서 아직 1차 보고서도 안 갔고 인제 형사조 공동연구관이 이번에 바뀌어서. 어쨌든 바뀌면 기록 보는데]
김씨가 2019년 2월 법조팀장에서 물러난 뒤에도 대법원 상황을 줄줄이 꿰고 있던 겁니다.
보고서 일정이나, 바뀐 연구관이 기록을 보고 있다는 내용 등은 사건 담당자가 아니면 법원 내부에서도 알 수 없는 내용입니다.
특히 김씨는 이런 언급을 하기 일주일 전 권순일 당시 대법관을 만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후 2020년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대법관 의견 7대5로 이 대표에 대한 무죄 취지 선고가 나오면서 이 대표가 지난 대선에 출마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권 전 대법관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씨와 권 전 대법관이 이 대표의 재판과 관련해 얘기를 나눈 것이 아닌지 의혹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또 정영학 녹취 파일에서 이른바 50억 클럽 멤버로 이름이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김만배 씨 (2020년 3월 녹취록) : 자, 50개가 몇 개냐, 한번 세어볼게. 최재경, 박영수, 곽상도, 김수남, 홍선근, 권순일]
하지만 수사는 2년째 진전이 없습니다.
[앵커]
권순일 전 대법관의 50억 클럽 의혹, 박병현 기자와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박 기자, 앞서 리포트에서 쭉 들었는데, 그러니까 법원에서 공개한 내용이 아닌데 내부 사람도 알기 힘든 내용을 김만배 씨가 쭉 알고 있었다는 거죠?
[박병현 기자]
맞습니다. 대법원 재판을 어떤 방식으로 할지 결정하는 과정은 모두 '비공개'입니다.
그런데 보고서가 안 올라갔다거나, 대법원 연구관이 교체됐다는 등 속사정을 실시간으로 꿰뚫고 있던 겁니다.
법원 내부에서도 이렇게 알긴 쉽지 않습니다.
[앵커]
그런 내용을 김만배 씨가 알고 있다, 그러면 누군가 알려줬다는 건데 그게 권순일 전 대법관이라는 얘기인가요?
[박병현 기자]
그건 아직 확실치 않습니다.
다만 김만배 씨가 권순일 전 대법관을 만나고 온 뒤에 대법원 속사정을 말하기 때문에 그런 의혹이 제기되는 겁니다.
김 씨는 권 전 대법관을 만나고 난 뒤, 대법원 분위기도 자세히 언급합니다. 들어보겠습니다.
[정영학/회계사 (2020년 3월 13일) : (대법) 그거는 좀 분위기상 요즘 좀 괜찮은 것 아닙니까]
[김만배 씨 (2020년 3월 13일) : 거긴 최고지. 대법관들 사이에서도 약간 나치즘적인게 있잖아, 대법관들이 다 그런 개혁적인 사람은 없어]
[앵커]
김만배 씨는 권순일 전 대법관을 대법관일 때 여러 번 만나지 않았나요?
[박병현 기자]
여러 번입니다. 2019년 7월부터 2020년 8월까지 김 씨가 권 전 대법관을 만난 건 모두 8번입니다.
특히 이렇게 이 대표가 공개 변론을 요청한 시점, 그리고 사건이 전원합의체로 넘어갈 즈음, 또 무죄 취지 파기 환송이 나올 때 등 주요 국면마다 김 씨는 권 전 대법관을 만났습니다.
물론 김 씨와 권 전 대법관은 당시 만남과 이 대표의 재판과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재판과 무관하다는 주장인데 그런데 권순일 대법관도 이른바 50억 클럽에 이름이 올라갔고요. 50억까지는 모르지만, 수억대 고문료가 김만배 씨로부터 지급이 됐잖아요.
[박병현 기자]
맞습니다. 권 전 대법관은 김만배 씨가 만든 회사, 화천대유와 2억 4,000만 원에 고문 계약을 맺습니다.
권 전 대법관이 퇴임한 뒤 두 달 뒤입니다.
모두 같은 해에 벌어진 일입니다.
하지만 검찰 수사는 아직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습니다.
[앵커]
밝혀져야 될 것도 많다라는 의혹 제기인데 알겠습니다. 박병현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조영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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