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사내 변호사 "카카오, 적대적 M&A 시도..이수만 배신당해"

김나연 기자 2023. 2. 13. 20:1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타뉴스 김나연 기자]
이수만 SM 총괄 프로듀서가 29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SM CONGRESS 2021'에서 SM SHOW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제공 =SM엔터테인먼트 /사진=김창현 기자 chmt@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사내 변호사인 조병규가 이성수, 탁영준 공동대표의 행보를 비판했다.

SM의 사내 변호사 조병규는 13일 전 직원에게 경영권 분쟁 설명문을 공유했다. 그는 "적대적 M&A란 경영진의 의사에 반하고, 경영진의 협조 없이, 비우호적으로 이루어지는 인수합병을 뜻한다.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쪽은 카카오지인 것이지 하이브가 아니다. 오히려 하이브는 우호적 M&A를 진행하는 것이며 대주주의 뜻에 반하여 지분을 늘리고자 하는 쪽은 카카오, 그리고 카카오와 손을 잡은 현 경영진과 얼라인"이라고 밝혔다.

그는 "얼라인과 현 경영진의 지분은 다 모아 봐야 2% 안팎"이라며 "현 경영진에게 필요한 것은 자기를 지지해 줄 큰 지분을 가진 주주다. 이것이 카카오에 대한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의 실체"라고 밝혔다.

이어 이성수 대표가 지난해 주주총회 직후 이수만의 지분을 처분하는 데 반대하며 특히 카카오가 이수만의 지분을 인수하는 것은 더더욱 반대한다고 말했으나 올해 1월에는 이수만과 다른 길을 가겠다고 선언한 뒤 SM의 발전을 위해서라며 카카오에게 신주와 전환사채를 발행하겠다는 이사회 결의를 하며 마음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이성수 SM엔터테인먼트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노들섬 특설무대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로 열린 2020 서울국제뮤직페어(MU:CON ONLINE 2020) 콘퍼런스에 참석해 '컬쳐 테크놀로지, IP 산업 그리고 언택트'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조병규 사내 변호사는 "이성수 대표는 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대한 입장이 달라졌을까. 올해 3월 27일에 만료되는 자신의 연임 문제, 자신이 얻을 경제적 사회적 이득에 대한 계산이 달라졌기 때문이 아니겠냐"고 추측했다.

카카오에 대해서는 "역시 돈 때문에 얼라인과 현 경영진 편에 섰다. 카카오는 '기회'라는 생각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신주발행/전환사채발행이라는 방법을 쓰면 지난해 선생님(이수만) 지분 거래 때 논의되던 돈보다 훨씬 더 적은 2천억원 안팎의 돈으로, 1주당 불과 9만원 정도의 가격으로 9%의 주주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얼라인, SM의 현 경영진과 손을 잡으면, 주식을 일단 싸게 살 수 있고, 힘을 합해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고, 그러고 난 후에 대주주로 올라간다는 전략이다. 창업자이고 대주주인 사람의 주식을 이런 식의 야합을 통해 희석시키고, 그렇게 하여 제1대 주주를 변경하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그래서 M&A업계에서는 이것을 전대미문의 적대적 M&A라고까지 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조 변호사는 이수만과 하이브의 계약에 대해 "선생님의 주식 가격과 공개매수 주식 가격을 같은 값으로 정하셨다. 이것도 한국 M&A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대주주로서 하이브로부터 받을 수 있는 프리미엄을 하나도 받지 않고, 주주들에게 그 헤택이 가도록 하신 것"이라며 "개인이 볼 수 있는 이득 수천억을 포기하여 주주들이 받을 기회를 만들어 주신 거다. 카카오가 9만원으로 '후려친 가격'을 선생님은 12만원에 모든 주주들이 매도할 수 있게 해 주신 것"이라고 두둔했다.

또한 "선생님은 그동안 경영일선에 관여를 하지 않아 왔다. 선생님은 경영은 경영진에게 맡기고, 본인은 프로듀싱과 메타버스의 세계에만 온 집중을 하고 있었다. 만약 선생님이 경영을 직접 맡으셨더라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왜 처조카를, 측근을 이사로 내세워 실질적으로 경영에 관여하느냐는 논란은 없었을 것"이라며 계약 기간 종료 후의 로열티에 대해서도 "하이브의 공시 내용에도 있듯이 선생님은 계약기간 종료 후 로열티를 포기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혔다. 하이브가 먼저 요구한 것도 아니다. 이것은 선생님의 오래된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선생님은 오래전부터 본인 이후의 SM을 위해 멀티프로듀싱 시스템 구축을 재촉하셨다. 선생님이 없어도 스스로 굴러갈 수 있는 프로듀싱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을 계속 말씀하셨다. 그동안엔 기능별 최고의 전문가들이 총괄 프로듀서와 함께 최고의 음악을 만들어오던 것에 반해, 이번에 현 경영진이 발표한 것은 쉽게 말하면 하나의 회사를 다섯 개 회사로 쪼갠 것과 같다. 그리고 올해에 신인팀만 세 팀을 내놓겠다고 한다. 그게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겠냐"며 이에 대해 '망상'이라고 저격했다.

SM엔터테인먼트 공동 대표이사 이성수(왼쪽), 탁영준
특히 조 변호사는 "선생님께서 공동대표에 요구하신 것은 딱 하나"라며 "'둘 다 내 옆에 든든하게 있어달라. 너희들이 내 편에 서서 원팀으로 움직여야 밖에서 우릴 공격하는 집단들을 막을 수 있다. 너희들이 내 옆에 당당하게 서 있지 않으면, 우리는 외부의 공격에 허물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공동대표들은 바로 잠적을 하고, 지난달 20일 얼라인과 SM 합의를 발표했다"고 했다.

이어 "최악은 그 입장발표문의 맨 마지막에 있었다. 이성수 대표와 탁영준 대표는 화면을 쳐다보면서 선생님께 작별을 고한다. '마지막으로, 에스엠과 총괄프로듀서로서의 계약은 종료되었지만 여전히 주주로 에스엠을 응원해 주시는 이수만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임직원들에게는 이 모든 일이 선생님을 위한 일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정작 선생님 본인에게는 한 마디 의논, 한 통의 전화, 한 통의 편지도 없었다"고 폭로했다.

조 변호사는 "여태까지 잘잘못을 논하고, 누구의 책임이 큰가를 따지고, 각각의 장래를 걱정하는 목소리를 많이 전달받았다. 현재의 에스엠에서 에스엠을 지키고 전통과 유산을 계승하면서 앞으로 발전을 이룰 분들은 임직원 여러분이다. 다시 용기와 희망을 가지시기를 바라고, 헛된 루머에 현혹되지 마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는 "HR 지원실로부터 2023년 3월 1일 이후 재계약하지 않겠다는, 아무런 이유가 기재되지 않은 문자와 이메일 통보를 이미 받았고, 자택에서 대기하라는 업무명령 역시 문자와 이메일로 받았습니다만, 남은 계약기간 동안 놀고 먹어도 된다는 뜻으로 이해하지는 않았다. 남은 계약기간 동안 필요한 소임을 다 하도록 하겠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SM의 이성수, 탁영준 공동대표는 'SM 3.0'을 발표하며 멀티 프로듀싱 체제를 발표했다. 또한 이수만 전 프로듀서와 계약 종료 발표 및 카카오와 업무 협약을 발표했다. 카카오는 SM이 발행한 123만주 규모 신주와 전환사채 114만주를 인수해 SM 전체 지분의 9.05%(약 2171억5200만원)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8일 법원에 신주·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반발했고, 하이브는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4.8%(약 4228억원)를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단숨에 SM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SM 경영권 분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하이브는 1대 주주로, 카카오는 2대 주주로 자리했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Copyright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