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7/김주하의 '그런데'] 김주애 ‘동명이인’에 개명 강요?

2023. 2. 1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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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인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의례를 통해 된다.'

인도네시아 발리에 있던 느가라라는 나라에서는 왕이 죽으면 화장하던 도중 왕의 후궁 3명이 스스로 활활 타는 불길에 몸을 던졌습니다.

인류학자인 미국 클리퍼드 기어츠는 이곳 주민들에게 국가 의례는 그 자체가 국가의 목적이자 인간 존재의 확인이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21세기인 지금도 국가 의례는 정치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북한입니다.

김정은이 ICBM 발사장에서 가죽점퍼를 입고 탑건 흉내를 내거나 배를 타고 바닷물에 뛰어들고 백마를 타고 질주하는 모습이 바로 그런 거죠.

그런데 여기 하나 더 생겼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북한이 최근 평안북도 정주시, 평안남도 평성시 등에 사는 '주애'라는 이름의 여성들에게 이름을 바꾸라고 지시했습니다.

북한은 이전에도 김일성 시대에 '일성'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김정일 시대에 '정일'이라는 이름을 강제로 바꾸게 한 적이 있지만 이제는 열 살 남짓한 어린 딸과 이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개명을 강요하는 겁니다.

조선시대에도 기휘 혹은 피휘라는 문화가 있어 연산군 때 유생들이 임금의 이름을 발음했다는 이유로 귀양을 가기도 했지만 지금은 AI가 사람을 대신해 생각까지 대신 해주는 세상인데.

이름이 뭔지도 몰랐던 절대 권력자의 자식과 이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평생 써왔던 내 이름, 내 아이의 이름을 바꾸라니요.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김정은 주연의 신파 드라마를 넋 놓고 보는 게 아닙니다. 이럴수록 북한 도발에 허를 찔리지 않게 주시하며 북한에 더 이상은 주체사상으로 주민들을 세뇌시킬 수 없다. 주민들의 생각을 바꾸는 건 억지로 반복된, 강요된 생각이 아닌 나도 모르게 스며드는 문화라는 데 집중하는 겁니다.

민족이 다른 외국인들도 한류에 반할진대 북한 동포들은 더하면 더 했지 덜하진 않을 테니까요.

칼, 총보다 무서운 게 바로 문화입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김주애 ‘동명이인’에 개명 강요?'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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