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 경쟁 사라진 서울시 재개발… 조합·건설사 갑을관계 뒤집혔다

박순원 2023. 2. 13.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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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건설사 간 재개발 입찰 경쟁이 사라지고 있다.

이에 재개발 조합과 건설사 간 갑을 관계는 역전되고, 시공사를 찾지 못해 재개발을 추진하지 못하는 조합은 늘고 있다.

수도권 한 정비조합 관계자는 "시공사가 2년 전 입찰 제안 때 보다 공사비를 크게 올려달라 요구했지만, 조합은 이를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재개발 프리미엄 가격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시공사까지 사업을 포기하게 된다면 재개발 사업은 추진 동력을 잃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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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재건축 아파트 건설현장 모습 <연합뉴스 제공>

부동산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건설사 간 재개발 입찰 경쟁이 사라지고 있다. 이에 재개발 조합과 건설사 간 갑을 관계는 역전되고, 시공사를 찾지 못해 재개발을 추진하지 못하는 조합은 늘고 있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재개발·재건축 시공사를 선정한 6곳 중 경쟁 입찰이 성사된 곳은 한 군데도 없다. 건설사들은 지난해 서울 강북권·경기 안양 재개발 시공권을 놓고도 수주 경쟁을 벌였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서울 강남권에서도 수주 경쟁을 피하고 있다.

건설사들이 경쟁입찰을 기피하는 이유는 부동산 경기 하강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가 호황일 때는 재개발·재건축 수주 실적이 대부분 착공·분양 실적으로 이어졌지만, 현재는 미분양 우려로 착공 시기가 미뤄지는 상황이다. 재개발·재건축을 수주한 뒤 사업이 지체되면 건설사 실적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에 서울 강남권 정비사업지에서도 수의계약·유찰 사례가 나오고 있다. 서초구 방배신동아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뽑았다. 당초 이곳은 포스코건설과 현대건설의 경쟁 구도가 점쳐졌던 곳이지만, 실제 현장에선 경쟁입찰이 성사되지 않았다. 또 영등포구 남성아파트 재건축은 총 4회에 걸친 입찰에도 시공사를 찾지 못했고, 동대문구 청량리6구역·8구역, 중구 신당8구역 등도 시공사를 모집하는데 실패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재개발 사업을 수주해도 이를 착공이나 분양 실적으로 연결시키지 못하면 건설사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며 "최근 대부분 건설사들은 신규 사업 수주가 아닌 사업장 관리에 더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침체기가 지속되면서 조합-건설사 간 갑을 관계도 뒤바뀌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성남 분당 매화마을2단지 리모델링·부산 시민공원 촉진3구역·대전 용두동2구역 재개발 등 정비사업 대어들은 일종의 갑질을 통해 기존 시공사를 해임하고 새 시공사를 모집했지만, 최근 정비사업 조합의 시공사 해임 사례는 나오지 않고 있다.

수도권 한 정비조합 관계자는 "시공사가 2년 전 입찰 제안 때 보다 공사비를 크게 올려달라 요구했지만, 조합은 이를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재개발 프리미엄 가격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시공사까지 사업을 포기하게 된다면 재개발 사업은 추진 동력을 잃게 된다"고 밝혔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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