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참기름 담은 병, '조선백자'였다…1원짜리→국보로

정한결 기자 2023. 2. 13.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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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원에 팔린 참기름병이 국보로 지정된 사연이 공개됐다.

13일 뉴시스에 따르면 문화재청이 최근 발간한 '유물과 마주하다 - 내가 만난 국보·보물'에는 '백자 청화철채동채초충문 병' 등 주요 문화유산 13개를 조사한 소회와 그 뒷이야기가 담겼다.

그 남편인 골동품상 무라노는 참기름병이 조선백자임을 알아보고 이것을 다른 골동품상에게 60원에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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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뉴시스.

1원에 팔린 참기름병이 국보로 지정된 사연이 공개됐다.

13일 뉴시스에 따르면 문화재청이 최근 발간한 '유물과 마주하다 - 내가 만난 국보·보물'에는 '백자 청화철채동채초충문 병' 등 주요 문화유산 13개를 조사한 소회와 그 뒷이야기가 담겼다.

백자 청화철채동채초충문 병은 1920년대 경기도 팔당에서 거주하던 노부부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노부부는 고기 잡이와 봄나물·참기름 등을 팔아 생계를 이었는데, 어느 날 할머니가 야산에서 나물을 캐다가 흰색 병을 발견했다. 할머니는 필요할 때마다 그곳에서 병을 주웠는데, 목이 길어 참기름병으로 사용했다. 그가 병을 발견한 곳이 바로 조선시대에 왕실용 자기를 생산했던 사옹원 분원 가마터다.

할머니는 야산에서 주워 온 흰색 병에 직접 짠 참기름을 담아 중간상인에게 1원씩 받고 넘겼다. 중간상인은 광주리 장수인 개성댁에게 참기름을 팔았고, 개성댁은 참기름을 경성의 황금정에 사는 일본인 단골 부부에게 가져갔다.

일본인 부인은 개성댁에게 병값으로 1원을 더 쳐줘 5원에 참기름을 구입했다. 그 남편인 골동품상 무라노는 참기름병이 조선백자임을 알아보고 이것을 다른 골동품상에게 60원에 팔았다.

얼마 후 백자는 스미이 다쓰오(1881~1962)라는 조선백자 수집가에게 600원에 팔렸다. 스미이는 1932년 일본으로 돌아가기 전, 자기 수장품 180점을 경성미술구락부 경매에 출품했다. 경매에서 그 조선백자는 모리 고이치라는 수집가에게 3000원에 낙찰됐다.

3000원에 낙찰된 '1원짜리 참기름병'은 이후 국보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1997년 1월 붉은 안료 진사, 검은 안료인 철사, 푸른 안료 청화를 함께 장식한 매우 이례적인 작품으로 평가하고 '백자 청화철채동채초충문 병'이란 이름을 붙였다.

문화재청이 출간한 책자에는 '참기름병 국보' 이야기를 비롯해 6·25 전쟁 때 피난길에서 어두운 밤을 이용해 커다란 영정함 두 개를 실은 수레를 끌며 지켜낸 후손 등 연구자들의 현장 이야기가 담겼다.

문화재청은 2006년부터 법으로 정해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문화유산의 보존 상태와 보관 환경에 대해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전국에 산재한 국보와 보물의 상태를 조사하려고 소장자를 찾아가 문화유산의 보관 상황 등을 점검·기록하고 조습제나 방충제 등 보존 용품을 전달한다. 책자는 문화유산 정기조사 및 보존·관리에 기여한 개인 소장가, 문중, 사찰, 전국 국·공·사립 도서관과 박물관에 배포된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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