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SM 새이사 후보군?…SM직원들 현 경영진 지지(종합)

이재훈 기자 2023. 2. 13.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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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SM 이사 출신 하이브 레이블 '어도어' 대표…뉴진스 프로듀서
이수만 측근 조병규 이사, M&A 관련 현 SM경영진 입장 반박

[서울=뉴시스] SM엔터테인먼트 로고. 2023.01.25. (사진 = SM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하이브(HYBE)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경영권 인수를 위해 SM 소액주주들을 상대로 지분 공개 매수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하마평(下馬評)도 동시에 나돌고 있다.

13일 K팝 업계에 따르면, 이성수·탁영준 SM 공동대표 등 SM 이사 임기는 내달 27일에 만료된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에게 반기를 들고 카카오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이·탁 공동대표는 연임에 도전하고 있다. 이 전 총괄을 몰아낸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 이창환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추천하고 이사회에 얼라인 측 추천을 거친 사외이사 3인도 새로 선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전 총괄 지분을 사들이는 하이브는 현 SM 경영진 이사 선임을 막기 위해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을 늘리는 것이 중요한데, 주주들을 설득할 명분으로 방시혁 의장과 함께 민희진 어도어(ADOR) 대표를 내세울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실제 하이브 입장에선 방 의장과 민 대표는 충분히 무기로 내세울 수 있는 카드다. K팝 업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들로 일반 주주들의 표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특히 최근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뉴진스' 프로듀서이기도 한 민 대표는 잘 알려진 것처럼 SM 출신이다.

[서울=뉴시스] 민희진 어도어 대표. 2023.02.13. (사진 = 하이브 제공) photo@newsis.com

민 대표는 지난 20년간 K팝 산업에서 '우먼파워'를 뽐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특히 '비주얼 디렉팅'과 '콘셉트'라는 키워드를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수면 위로 끌어올린 선구자로 통한다. SM에 몸 담았을 당시 '걸그룹의 정석'이라 통하는 '소녀시대'의 콘셉트 기획을 시작으로, f(x), 레드벨벳, 엑소 등에 독특한 시각적 이미지를 부여했다.

'샤이니'를 통해 '컨셉티브'라는 개념, '엑소'의 심벌과 세계관 구현 프로젝트도 주도했다. 2002년 SM에 공채 평사원으로 입사한 민희진 대표는 SM 퇴사 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겸 등기이사 자리까지 올랐다. 2018년 SM에서 퇴사한 뒤 하이브에 최고브랜드책임자(CBO)로 합류했고 이 회사가 국내에서 처음 설립한 레이블인 어도어의 수장을 맡으면서 프로듀서로 데뷔했다. 이후 뉴진스의 큰 성공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뉴진스를 론칭하기 전부터 이미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3월 미국의 세계적 엔터테인먼트 전문 매체인 '버라이어티(Variety)'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영향을 미친 여성'(Women That Have Made an Impact in Global Entertainment) 리스트에 영화 '미나리'의 배우 윤여정,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 배우 정호연과 김주령 그리고 제작자인 김지연 싸이런픽쳐스 대표와 함께 꼽히기도 했다.

이런 활약과 SM 출신이라는 상징성으로 인해 SM 이사로서 자격이 있다는 얘기가 나온 것이다. K팝 공식을 깨는 것에 주력하는 그녀인 만큼 SM에 새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다만 전 회사 직원들을 자칫 점령군의 태도도 마주해야 한다는 게 민 대표로선 부담이다. 소수의 목소리지만, 2000년대 초반에 SM을 시작으로 JYP를 거쳐 현재 하이브 레이블이자 르세라핌 소속사인 쏘스뮤직 소성진 대표도 이사 후보군으로 거명되는 중이다.

[서울=뉴시스] 왼쪽부터 이성수 공동대표,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 탁영준 공동대표. 2023.02.13. (사진 = SM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최대 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의 지분을 상당수 사들이는 하이브에게 승기를 빼앗기는 모양새지만, SM 현 경영진에게 판도가 완전히 나쁘지 않다는 업계의 시각도 존재한다.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는 인식이 박힌 이 전 총괄과 거리두기를 한 뒤 주주친화적으로 돌아선 행보를 긍정 평가하며 주주들이 표를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투자를 받아 실탄을 챙긴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공개 매수 등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경우에도 승기를 잡을 일말의 가능성도 생긴다. 카카오는 아직 이렇다 할 행보를 보여주지는 않고 있다.

SM 현 경영진은 이날 튀르키예(터키)·시리아 지진 구호를 위해 SM 이름으로 성금 2억원을 기부하는 등 묵묵한 행보를 보이는 동시에 직원들을 다독이며 규합하고 있다. 일부 이 전 총괄 라인을 제외하고 현 SM 직원 상당수는 현 SM 경영진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서도 SM 직원들이 익명으로 투표를 진행한 결과 이·탁 공동대표·카카오의 동맹을 이 전 총괄·하이브 동맹보다 더 믿는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 비율은 약 85% 대 15%다. 실제 SM C&C 이사인 배우 김민종이 이 전 총괄 프로듀서를 두둔하는 내용을 전사메일로 보낸 뒤 블라인드엔 그와 이 전 총괄을 비판하는 직원들의 의견이 대다수였다. 앞서 SM 이·탁 공동대표와 센터장 이상 상위 직책자 25인 명의 입장문을 통해 하이브를 겨냥 "모든 적대적 M&A에 반대한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반면 이 전 총괄 측으로 알려진 SM 사내 변호사(General Counsel)인 조병규 이사(사법연수원 29기)는 이날 오후 사내 전직원에게 공유한 경영권 분쟁 설명문을 통해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쪽은 카카오지 하이브가 아니다"라면서 "오히려 하이브는 우호적 M&A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주주(이수만 총괄)의 뜻에 반해 지분을 늘리고자 하는 쪽은 카카오, 그리고 카카오와 손을 잡은 현 경영진과 얼라인"이라는 얘기다.

조 사내 변호사는 '적대적 M&A'에 대해 "'경영진의 의사에 반하고, 경영진의 협조 없이, 비우호적으로 이루어지는 인수합병'을 뜻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경영진'이란, 현재의 공동대표와 같은 대표이사와 이사회가 아니다. 위에서 상법·자본시장법에서 다루는 경영권을 행사하는 현재의 대주주와 우호세력을 뜻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SM 현 경영진이 카카오와 전략적 제휴를 맺는 과정에서 이 전 총괄과 한마디 의논도 없었으며 자신은 오는 3월1일 이후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SM의 통보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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