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비벼먹었다 아이가”…비빔면 대장에 도전장

진영화 기자(cinema@mk.co.kr) 2023. 2. 13.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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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습니다. [사진 = 연합뉴스]
라면업계가 봄도 오기 전에 비빔 라면 시장 쟁탈전에 돌입했다. 국물 라면 성수기인 겨울이 지나고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여름철에 판매가 집중되는 비빔 라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비빔 라면 시장 2위인 농심은 신제품을 조기 출시, 40년째 시장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는 ‘팔도비빔면’의 자리를 빼앗겠다는 계산이다. 팔도도 올 상반기 신제품 출시를 예고하며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농심은 ‘배홍동비빔면’의 후속작 ‘배홍동쫄쫄면’을 오는 27일부터 전국 유통점에서 판매한다고 13일 밝혔다. 배홍동쫄쫄면은 배홍동비빔면 비빔장으로 쫄면의 맛을 구현한 제품으로 배, 홍고추, 동치미로 맛을 낸 배홍동비빔면의 소스를 더 맵게 하고, 건면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튀기지 않고 바람에 말려 일반 라면용 유탕면에 비해 표면이 미끄럽고 밀도가 높은 건면을 활용해 쫄면 특유의 탱글탱글한 식감을 살렸다.

농심이 봄이 오기 전부터 군불을 때는 것은 올해 비빔 라면 시장 1위를 가져오는 것이 전략적 목표이기 때문이다. 비빔 라면 시장은 팔도의 팔도비빔면이 1984년 출시된 이후 시장 점유율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한때 시장 점유율이 80%에 달할 정도로 독주 체제를 굳혀왔다. 식품 유행 주기가 단축되며 ‘빅 브랜드’가 탄생하기 어려운 가운데 봉지라면, 용기면, 짜장라면 각 부문에서 1위 제품을 보유한 농심으로 군침이 도는 영역이다.

팔도비빔면이 철옹성을 구축한 비빔 라면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난 건 2021년이다. 농심이 배홍동비빔면을 출시한 첫해부터 시장 2위로 단숨에 올라섰고 지난해 출고가 기준 25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농심은 이번 쫄면 신제품을 앞세워 적극적으로 영업하며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계산이다. 지난해 기준 비빔 라면 시장 점유율은 팔도(53%), 농심(19%), 오뚜기(11%) 순이다.

농심의 공세가 거세지자 팔도 역시 올 2분기 내에 신제품을 출시해 수성에 나선다. 팔도 관계자는 “최근 식품업계 트렌드를 반영해 팔도의 하위 카테고리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0년 출시 후 2위에서 3위로 밀려난 오뚜기 ‘진비빔면’은 올해 신규 광고와 공격적인 마케팅을 예고했고, 신흥 주자인 풀무원은 프리미엄 메밀 비빔면을 출시할 계획이다.

비빔 라면은 라면업체들이 입맛을 다시는 시장이다. 국내 시장 규모가 2015년 757억원에서 2020년 1400억원을 넘기며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현재 15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국내 라면 시장이 2013년 2조원을 돌파한 이후 답보 상태지만 비빔 라면은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비빔 라면이 라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비빔 라면 시장이 크고 있는 것은 여름에 판매가 집중되는 계절성 식품에서 계절을 따지지 않는 식품으로 변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글로벌리서치가 20~50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름 외 계절에도 비빔 라면을 먹는다고 한 응답자가 92.5%에 달했다. 팔도와 농심 등이 봄, 겨울에 비빔면 한정판 제품을 내놓는 것도 이 사계절 비빔면 수요를 겨냥한 것이다. 비빔 러면을 제품 그대로 먹지 않고 스스로 골뱅이, 계란, 만두 등 토핑을 얹어 먹는 소비 문화가 확산한 것도 시장 확장에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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