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 필요없어요”…아파트 직거래 늘어났는데 왜?
증여세도 신고액 비례해 절감
집값 하락기에 증여수단 활용
수수료 아끼려다 분쟁 발생할수도
“비공개 거래로 시장 혼란 부추겨”
집값이 하락한 지난 해 연말 서울 아파트 매매에서 직거래 비중이 급증한 가운데 일선 공인중개사들도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직거래는 비용 절감·절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지만 악용되면 시장 교란이라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지난 해 11월 첫주 하락률 0.38%를 시작으로 12월 마지막주 하락률 0.74%까지 7주 연속 하락폭이 확대됐다. 이 기간 서울 아파트 매매에서 직거래 비중은 전년 같은 기간 직거래 비중의 2배를 넘었다.
직거래·중개거래 구분 신고가 이뤄진 첫 달인 2021년 11월 서울 아파트 매매에서 직거래 비중은 9.5%로 집계됐다. 지난 해 11월엔 직거래 비중(30.0%)이 전년 동기 대비 20.5%포인트 증가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집값 하락 추세가 지속되면 아파트 매매에서 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가족 등 특수관계인 거래에서 신고가액이 최근 3개월 내 거래된 실거래가보다 30%와 3억원 중 적은 금액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면 정상 거래로 인정돼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직거래 매매 가격이 공시가격보다 낮은 경우도 연말에 집중됐다.
집토스에 따르면 지난 해 4분기 공시가격보다 낮게 이뤄진 서울 아파트 직거래는 28건으로 집계됐다. 2분기 16건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늘었고, 3분기 9건 대비 세 배 넘게 증가했다. 여기에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임대 매입을 진행한 것도 직거래 물량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김제경 투미컨설팅부동산 소장은 “상승장 때에는 3억원을 낮게 거래해도 과거 시세 대비 높은 가격에 증여가 이뤄지지만 지금처럼 시장이 침체됐을 때에는 증여에 유리하다”고 밝혔다.
직거래는 매매 과정에서 공인중개사 없이 매도인-매수인을 통해 거래되는 방식이다.
중개거래의 경우 공인중개사가 주소, 면족, 용도 등 기본적인 사항과 주택 내부상태, 입지조건, 누수, 채광, 소음 등을 확인한 중개대상물확인설명서를 작성한다. 공인중개사 입장에서는 훗날 매물에 하자가 발생하면 법적 책임을 질 가능성이 있는만큼 꼼꼼하게 점검하게 된다.
요즘과 같은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 직거래는 자칫 부동산 시장을 교란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에 나오지 않은 매물의 가격이 자칫 시세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역시 지난 해 말 “공인중개사를 통하지 않고 직거래 방식으로 이뤄지는 부동산 거래행위 중 편법증여·명의신탁 등이 의심되는 불법 거래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소장은 “초급매도 아닌데 시세보다 3억~5억원 저렴하게 거래됐다면 증여세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라며 “이같은 거래는 정보의 편향성 때문에 시장의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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