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고령화의 역습, 골 깊어진 세대갈등

김동준 2023. 2. 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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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와 국민연금에서 시작된 세대 갈등이 일자리와 정년 연장을 넘어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로까지 번지는 등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세대 갈등은 정년 연장과 일자리에서도 나타났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적연금 노인부양비 문제에 대한 해법은 정년 연장인데, 모든 사람들이 자기 살을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세대 갈등이 있지만 여당도 야당도 고통을 분담하자는 말을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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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일자리에 무임승차까지
고령층-미래세대 이해관계 충돌
票의식한 정치권 떠넘기기 급급
전문가 "모두가 고통 분담해야"
지하철 이용하는 노인들. 연합뉴스

선거와 국민연금에서 시작된 세대 갈등이 일자리와 정년 연장을 넘어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로까지 번지는 등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급속한 고령화의 역습이다. 정치권은 표 논리와도 맞물려 있어 떠넘기기에 급급하다. 당장 국민연금 개혁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품는 20~30대가 늘어난 반면 곧 연금 수급이 시작되는 장년층들은 연금개혁 논의가 달갑지 않다. 개혁이 표류하는 사이 고용의 질은 점점 더 나빠져 미래를 살아가야 할 젊은이들의 불안과 불만도 커지고 있다.

13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정부가 강력 추진하는 연금 개혁에 대한 게시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연금 개혁이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의견부터 '차라리 연금을 안 받을테니 보험료도 걷지 말자'는 의견까지 다양하다.

한 직장인이 '은퇴를 앞둔 세대는 (연금 등)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을테니 더 똘똘 뭉칠테고, 이제 사회에 진출한 세대는 (복지를 위해) 자산을 모을 기회가 박탈될 것'이라고 쓴 글에는 '노인들 복지예산도 결국 돈을 버는 세대가 내야 한다'같은 동조 댓글이 줄을 이었다. 최근 불거진 만 65세 이상의 지하철 무임승차 논란은 그 연장선상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무임승차가 서울교통공사를 만성 적자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곧 지하철 요금인상 가능성과 맞물려 젊은층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대중교통 특성 상 재정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많지만, 노인 무임승차로 되레 젊은층 부담이 커졌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서울 용산역에서 만난 20대 김모 씨는 "지하철 적자를 젊은층이 메꾸는 구조는 부당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대 갈등은 정년 연장과 일자리에서도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1년 전국 만 20세부터 69세까지 6000명을 대상으로 재작년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정년연장이 필요하다(다소 동의 46.1%·매우 동의 37.4%)는 답변이 80%를 웃돌았지만, 20대의 동의 비율은 전 세대 중 가장 낮았다.

전문가들은 사회 문제에 대한 정부의 개혁 의지가 세대 갈등을 풀어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연금은 개혁 명분이 옳다고 하더라도 개인의 이익이 침해되는 사안이다 보니, 대다수가 반발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차근차근 접근해야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적연금 노인부양비 문제에 대한 해법은 정년 연장인데, 모든 사람들이 자기 살을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세대 갈등이 있지만 여당도 야당도 고통을 분담하자는 말을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신 교수는 "정부는 국민연금만 손볼게 아니라 공무원연금, 군인연금도 같이 손봐야 한다"며 "너무 많이 지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민성·김동준기자 blaa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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