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安, 첫 합동연설회서부터 신경전 팽팽…“대통령과 손발 맞아야” vs “탄핵 언급하는 정신상태”

제주=민영빈 기자 2023. 2. 13.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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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정통보수 정체성’ 강조…김기현·안철수·천하람 ‘무차별 난타’
천하람, 후보 4인 중 유일하게 네거티브 자제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4인이 13일 3·8 전당대회 레이스 본격적으로 시작된 첫 합동연설회에서부터 팽팽한 기싸움을 펼쳤다. 특히 선두권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김기현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서로를 견제하는 발언을 연설회 중간중간 이어갔다. 황교안 후보는 ‘정통보수 당 대표’로 본인이 적임자인 것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면서 경쟁 후보 3인을 모두 비판했다. 천하람 후보는 유일하게 ‘네거티브’ 전략을 택하지 않았다.

황교안(왼쪽부터), 안철수, 김기현, 천하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3일 제주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뉴스1

친윤(친윤석열) 주자인 김기현 후보는 이날 제주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총선 승리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 당내 안정화와 당정 소통 강화를 강조했다. 전당대회 국면에서 대통령실과 대립한 안 후보를 정조준한 것이다.

그는 이준석 전 대표체제 시절 윤석열 대통령과의 내홍을 연상시키듯 “몇 달 전까지 당내 지도부와의 불협화음이 생겨서 난리법석이 나고 지지율이 폭락하지 않았나. 그 후유증이 지금도 남아 있다”며 “대통령과 손발이 맞는, 힘 있는 대표가 돼야 일을 제대로 할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손발이 맞아야 한다. 자꾸 어긋난 길로 가고, 당정 분리라며 당 지도부가 대통령을 견제해야 한다면 우리가 왜 여당을 하나, 야당을 해야지”라며 “여당과 대통령과 공정협의를 해야 하는 부부관계이지, 따로 떼어놓고 사는, 별거하는 관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이어 안 후보를 저격하듯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넘어지지 않는다”며 “정통보수의 뿌리를 지금까지 지켜온 사람, 김기현이 돼야 당이 안정되지 않겠나”라고 비판했다.

안 후보도 ‘김기현 때리기’로 반격에 나섰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를 ‘안철수와 김기현 두 사람 중에 선택하는 선거’로 규정한 뒤 “저와 김 후보는 더 많은 토론으로 경쟁해야 한다. 시간, 장소, 방식 상관 없이 다 좋다. 김 후보가 자신 있다면 다른 사람 뒤로 숨지 말고 당당하게 나와서 오직 실력으로 저와 대결하기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안 후보는 김 후보를 겨냥하듯 “줏대 없이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당 대표, 힘을 빌려서 줄 세우게 시키고, 혼자 힘으로 설 수 없는 당 대표라면, 또 당 대표 후보가 대통령 탄핵을 언급하는 정신 상태라면, 이런 실수를 반복한다면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김 후보의 ‘대통령 탄핵 언급’ 논란을 저격한 것이다.

아울러 “당 혁신을 위해 저부터 내려놓겠다고, (총선) 출마 지역도 전적으로 당에 맡기겠다고 약속했다”며 “당이 원한다면 제주도도 좋다. 수도권 험지보다 어렵더라도 기쁘게 출마하겠다”고 공언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13일 제주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자리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김기현, 천하람, 안철수, 황교안 당 대표 후보. /뉴스1

‘정통보수 정체성’을 내세운 황 후보는 김기현·안철수·천하람 등 경쟁 후보들을 모두 하나씩 저격하면서 자신이 ‘당 대표’에 적합하다고 당원들에게 한없이 어필했다. 그는 “(안철수 후보는) 정체성이 불분명한 뻐꾸기 후보”라며 “보수의 가치를 체화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고, “(천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은 평가할 만한 대통령이 아니라고, 김대중 대통령은 큰 대통령이라고 치켜세웠다. 우리 당 정체성과 차이가 크게 있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특히 김 후보에 대해서는 “보수는 깨끗해야 하는데 요즘 KTX 울산 역세권 연결도로 관련된 의혹이 제보됐는데 (김 후보가) 제대로 해명해야 한다”며 “만약에 잘못되면 우리가 이재명처럼 되는 것”이라고 저격했다.

반면 이날 합동연설회에서 천 후보는 유일하게 네거티브 공세를 자제했다. 친윤·윤핵관 등을 비판하는 연설 대신 오히려 당원들에게 전하고자 했던 총선 승리 비전을 전하는 데에 집중했다.

천 후보는 ‘보수의 책임’을 슬로건으로 내걸면서 “보수는 허황한 말로 국민을 속이지 않는다”며 “때로는 조금 인기 없는 정책을 추진하지만 언제나 책임 있는 변화를 사명으로 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최근 겨울철 최대 현안으로 급부상한 난방비 문제 해결에 대한 본인만의 비전을 소개한 뒤 “단순히 총선 승리뿐만 아니라 내가 국민의힘의 구성원, 지지자인 것이 자랑스럽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그런 국민의힘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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