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하게 링 위를 채운 코믹물…진선규 첫 주연작 '카운트'

양정우 2023. 2. 13.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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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서울올림픽 복싱 라이트미들급 결승전.

'카운트'는 판정시비 이후 고향 진해에서 체육 교사가 된 '시헌 쌤'(진선규 분)을 중심으로 하나둘 링 위에서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린다.

고향이 진해인 진선규는 어린 시절 꿈이 '체육 교사', 취미가 '복싱'이라고 밝혀왔을 만큼 실제 인물인 박시헌 선수와 닮아있다.

복싱을 전면에 내세운 '카운트'에는 링 위에서 벌어지는 타격 장면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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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서울올림픽 금메달 판정시비 박시헌 스토리 모티브
진선규 "단독 주연 엄청 떨리고 부담" 글썽…실타격 촬영 위해 두달반 '맹훈련'
영화 '카운트' [CJ ENM 제공. 재배포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1988년 서울올림픽 복싱 라이트미들급 결승전. 한국의 박시헌과 미국의 로이 존스 주니어가 금메달을 놓고 마지막 승부를 펼쳤다.

혼신의 힘으로 예선을 뚫고서 결승에 오른 박시헌이었지만, 로이 존스 주니어의 주먹은 매서웠고, 경기 내내 박시헌은 고전했다.

경기가 끝나고 금메달 주인공이 가려지는 순간, 심판은 로이의 손을 들어 올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과는 그 반대였다.

박시헌은 한국을 종합 4위로 올려놓는 금메달을 목에 걸지만, 동시에 판정시비에 휩싸이며 거센 후폭풍을 맞았다. 그는 결국 선수 생활을 접어야 했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그렇게 사라져갔다.

영화 '카운트'는 박시헌 선수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은 작품이다.

박시헌이 갖은 비난 속에 링에서 내려온 뒤로 지난 20여 년간을 어떻게 지내왔는지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낙향한 그가 체육 교사가 돼 학생들을 가르쳤고 국가대표 감독으로 뛰었던 일이 드문드문 전해졌을 뿐이다.

'카운트'는 판정시비 이후 고향 진해에서 체육 교사가 된 '시헌 쌤'(진선규 분)을 중심으로 하나둘 링 위에서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린다.

가난과 반칙패에 좌절했지만 다시 링 위에 서는 윤우(성유빈), '양아치'가 되지 않고자 복싱에 나선 환주(장동주), 시헌의 곁을 꿋꿋이 지키는 아내 일선(오나라), 과거 시헌을 제자로 뒀던 교장(고창석)이 티격태격하며 서로에게 배우고 성장하는 이야기다.

영화 '카운트' [CJ ENM 제공. 재배포 및 DB금지]

작품에서 단연 주목할 만한 배우는 진선규다.

영화 '범죄도시'의 조선족 조폭, '극한직업'의 마약반 형사, '승리호'의 우주 쓰레기 청소선 기관사, '공조2: 인터내셔날'의 글로벌 범죄조직 리더 등으로 분하며 흥행 대세임을 입증한 그의 새로운 변신을 볼 수 있다.

'카운트'를 통해 첫 주연으로 발돋움한 그는 '시헌 쌤'으로 작품 전체를 안정적으로 끌어간다. 고향이 진해인 진선규는 어린 시절 꿈이 '체육 교사', 취미가 '복싱'이라고 밝혀왔을 만큼 실제 인물인 박시헌 선수와 닮아있다.

13일 언론시사회 이후 열린 간담회에서도 진선규는 많은 플래시를 받았다.

그는 첫 주연작에 대한 부담과 떨림 때문인지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는 과정에서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단독 주연, 전체 서사를 끌고 가는 주연을 맡아서 지금도 엄청나게 떨립니다. 오늘 아침에 시헌 선생님(박시헌 선수)에게 떨린다고 했더니 문자를 주셨어요. '대한민국 최고의 진선규가 링 위에 오르는데 그렇게 떨고 있으면 옆이 더 떨리지 않겠느냐. 힘내세요'라고요. 뭉클하기도 했고, 갑자기 부담되는데…(글썽)"

영화 '카운트' 출연진 [CJ ENM 제공. 재배포 및 DB금지]

복싱을 전면에 내세운 '카운트'에는 링 위에서 벌어지는 타격 장면이 많다. 글러브가 상대방의 얼굴과 복부에 연달아 꽂히며 '퍽퍽' 터지는 소리는 일종의 쾌감을 선사한다. 링 위의 타격 장면은 배우들의 고된 훈련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복싱을 가르치는 체육 교사 진선규는 물론 고교생 복서 역을 맡은 성유빈, 장동주는 촬영을 시작하기 두 달 반 전부터 주 3회 이상, 하루 4∼5시간을 권투 훈련에 집중했다.

"복싱 연습을 계속했어요. 작품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복싱이 실타격으로 진행되는데 그러다 보니 (액션 연기의) '합'이 많아서 외우고 또 외웠습니다."(성유빈)

"복싱은 실타격을 하지 않고 가짜로 하면 티가 많이 난다고 하더라고요. 복싱을 배우는 훈련, 영화상에서 (보여주는) 경기 장면 속 훈련을 많이 했습니다."(장동주)

작품의 모티브를 제공한 박시헌 선수는 '카운트'의 촬영과정에서 출연·제작진과 여러 의견을 나눴다고 한다.

연출을 맡은 권혁재 감독은 "어려운 시기에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이 (영화를) 열심히, 즐겁게 찍은 배우들만큼이나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을 고스란히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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