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탄핵 발언'에…안철수 "어떤 정신상태기에 망상하나"

조익신 기자 2023. 2. 13.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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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이번엔 윤석열 대통령 '탄핵론'이 등장했습니다. '미래 권력'인 안철수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대통령에게 칼을 겨눌 수도 있다, 김기현 후보가 주장하고 나선 건데요. 안 후보는 "어떤 정신상태길래 저런 망상을 하느냐"며 "대통령을 자꾸 전당대회에 끌어들이는 건 옳지 않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대통령실은 조금 전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는데, 관련 내용을 정치 인사이드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김기현/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지난 11일) :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이 부딪혔을 때 당이 깨지고 결국 그래서 우리는 다시는 반복하고 싶지 않은, 차마 입에 올리기도 쉽지 않은 그런 탄핵이라는 사태까지 우리가 스스로 자초해서 겪었습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또다시 등장한 윤석열 대통령의 거취 문제, 탈당, 레임덕에 이어 이번엔 탄핵론까지 등장했습니다. 김기현 후보가 거론한 미래 권력, 안철수 후보를 겨냥한 발언인데요. 안 후보는 "어떤 정신상태길래 저런 망상을 하느냐? 안철수가 그렇게 두려우냐" 따져 물었습니다.

[안철수/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어제) : 본인이 너무나 지금 조급하고 본인이 너무나 공포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 아닌가…]

김 후보, 안 후보가 민주당과 같이 이상민 장관의 해임을 요구했지 않느냐며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죠? 당 대표가 되고 나서, 이상민 장관 탄핵처럼 대통령에게 칼을 겨눌 수 있다는 겁니다. 대선 당시, 안 후보의 이 발언까지 소환을 했습니다.

[안철수/당시 국민의당 대선후보 (지난해 2월 23일) : 그 사람(윤석열 후보)이 당선되면 그다음에 대한민국 어떻게 됩니까. 1년만 지나고 나면 내가 그 사람 뽑은 손가락 자르고 싶다고 또 그럴 겁니다.]

한마디로 믿을 수 없는 '미래권력'이란 건데요. 김 후보의 탄핵론에 다른 당권주자들도 논쟁에 가세했습니다.

[황교안/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안철수 후보의 가치관이 분명치 않다' 이런 뜻이겠죠. 안철수 후보가 이제 우리 당에 들어온 지가 얼마 안 되지 않았습니까. 그동안은 민주당에 있었고 여러 정당을 만들었는데 만든 정당마다 다 깨졌어요.]

[천하람/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나 안 찍으면 당과 대통령이 굉장히 어지러워진다'라고 하는 어떤 얕은 수의 협박을 당원들에게 하는 것인데 저는 이건 우리 당원들의 수준을 너무 얕잡아 보는 처사 아닌가…]

정치권에선 김 후보가 당 분열을 논하며 '탄핵론'을 이야기할 자격이 없다는 지적도 나왔죠. 안 후보야 당시 야당이었지만, 김 후보는 당시 같은 여당이었으면서도 탄핵에 찬성을 했었다는 겁니다. 관련 기사들, 확인도 가능합니다. "민의를 반영한 당연한 경과다", 당시 김 후보의 입장이었습니다.

[현근택/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윤핵관의 핵심 장제원, 권성동 다 탄핵 찬성파였고 지금 김기현 후보도 당시에 국회의원은 아니었습니다만 '탄핵 정당하다' 이런 분이었거든요. '당신들이 탄핵 찬성했던 사람들인데 무슨 얘기 하는 거야' 이런 얘기 들리고 있단 말이죠.]

[신인규/국민의힘 바로세우기 대표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탄핵이라는 것이 우리 보수 지지자들에게는 상당히 아픈 부분 아닙니까. 그런데 이 부분을 또 건드려가지고 마치 미래 권력과 현재 권력이 충돌하면 탄핵 사태가 온다. 본인도 옛날에 울산시장 당선인 됐을 때 대통령이 꿈이라고 얘기했습니다.]

미래권력에 대한 꿈, 김 후보도 드러낸 적이 있죠. 지난 2014년, 울산시장 당선인 신분으로 "대통령의 꿈"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그 꿈을 이어갔죠?

[김기현/당시 울산시장 (YTN PLUS '리더스 인터뷰' / 2016년 2월 5일) : {시장에 당선되신 후에 대권에 대한 포부를 밝히신 적이 있었는데, 혹시 아직까지 유효하신지 여쭤보겠습니다.} 정치하는 사람에게 미래에 대한 꿈이 없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대통령의 꿈,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꿔 볼 만합니다. 더욱이 당대표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천하람/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당대표 정도 되면 대부분 당의 큰 리더이기 때문에 대선에 대해서 생각을 전혀 안 하는 게 어색한 일입니다. 또 내가 당대표직을 잘 수행해가지고 우리 당원과 국민들에게 좋은 인상을 드려서 대선후보로 성장하고 싶다라고 하는 건 굉장히 건전한 어떤 욕망이거든요.]

김 후보는 탄핵의 아픈 역사를 말한 것뿐이지, 윤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을 언급한 건 아니다, 한발 물러섰는데요. 오히려 안 후보가 '곡해'를 하고 있다, 역공을 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또다시 미래 권력과 현재 권력이 당내에서 부딪히는 상황이 온다면 그러면 또 내분 사태가 올 것이고 또 당이 쪼개지거나 이렇게 된다면 큰일이 날 수 있는 그런 우려와 과거의 우리 경험이 있었다. 그러니까 우리가 이걸 반면교사로 삼아야 된다라고 제가 말씀드린 것이죠.]

'김장연대'의 한 축이죠. 그동안 조용하던 장제원 의원도 과거 '친이' vs '친박' 세력의 충돌을 언급하며, 김 후보의 주장에 힘을 실었습니다.

[장제원/국민의힘 의원 : 이명박 정부 들어와가지고 박근혜 대표 한나라당·새누리당과 얼마나 많은 세종시를 둘러싼 충돌이 있었습니까,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이 많이 떨어지고. 박근혜 대통령 정부 들어와가지고 또 박근혜 대통령과 이 새누리당과 얼마나 많은 충돌이 있었습니까.]

글쎄요. 과연 안철수 후보가 당내에서 과거 두 전직 대통령급의 정치적 입지를 갖췄나 싶은데요. 안 후보가 당대표가 된다고 해도 다른 '미래 권력'들이 눈을 시퍼렇게 뜨고 있죠.

[천하람/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당대표가 아닌 유력한 대선후보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한동훈 장관이 계시잖아요, 오세훈 시장도 계시고. 그러다 보니까 이게 권력의 어떤 추가 급격하게 당대표에게 기울어질 가능성도 적거든요.]

오세훈, 홍준표 시장에 한동훈, 원희룡 장관, 여기에 안 후보와 견원지간인 이준석 전 대표도 차기 대선 땐 만 40세가 넘어 대권도전이 가능합니다. 안 후보가 미래권력을 거머쥔다라, 정치권에선 오히려 친윤계의 등쌀에 쫓겨날 수 있다는 전망이 더 우세한 듯합니다.

[이용호/국민의힘 의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지난 7일) : 대통령의 의중은 드러난 거 아니에요. 그럼 얼마나 이게 케미가 맞아서 가겠느냐, 이런 것들 때문에 안 후보가 (대표가) 됐을 경우에는 이게 간단치가 않다, 그렇게 보는 것이죠.]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지난 7일) : 이준석 사태가 또다시 재현될 수도 있지 않습니까? (최고위원) 네 사람이 그냥 사퇴해버리면 그냥 해체가 되는 거니까…]

김 후보의 미래권력 탄핵론, 안 후보는 대통령을 경선에 끌어들였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는데요. 김 후보뿐 아니라, 대통령실을 향한 메시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앞서 대통령실이 '윤안연대'를 강하게 비판한 뒤 내놨던 이 경고를 곱씹으며 말입니다.

[이진복/대통령실 정무수석 (지난 8일) : 더 이상 후보들이 대통령이나 대통령 비서실을 의도적으로 끌어들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탈당에 레임덕, 탄핵론까지 나왔지만, 대통령실은 오늘 뒤늦게 "부적절하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습니다. 선택적 분노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현근택/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탄핵은 더 심한 거잖아요. 더 심한 얘기를 하면 사실은 대통령실에서 김기현 후보한테 경고를 하든지 아니면 공개적으로 하든지 더 이상 대통령과 관련된, 당에 관련된 것에 대해서 언급하지 말아라든지. {윤안연대 갖고 그 정도 화냈으면 탄핵 얘기 나오면 불같이 화냈어야 된다?} 10배는 더 화내야 되는데 지금 뭐 조용해요.]

안 후보 측은 대통령실이 중립선언이라도 해야 한다고 불만을 표시했는데요.

[김영우/안철수 캠프 선대위원장 (SBS '김태현의 정치쇼') : 대통령실은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대통령실은 중립이다'라는 것을 왜 확실하게 밝히질 않죠? 그러고 자꾸 그런 뉴스가 나오면 전당대회 자체가 망가지게 돼 있습니다.]

중립선언, 중앙당 선관위도 필요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컷오프 결과, 선관위에선 비공개라고 밝혔지만, 조선일보에 여권 고위관계자 발로 순위가 고스란히 나갔죠. 김기현 후보는 이를 홍보에 활용하기도 했는데요.

[김기현/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KBS '일요진단 라이브' / 어제) : 기사를 보니까 제가 '1등 했다' 이렇게 나와 있고요. 또 '1등하고 2등 사이에 격차가 큰 격차가 났다' 이런 보도 있던데 아마 허위 보도는 아닐 것 아닌가 이렇게 짐작하고 있습니다.]

안 후보 측은 "불공정 행위와 가짜뉴스에 빠른 조치를 취해달라"고 선관위에 강하게 요구했는데요. 선관위는 근거 없는 내용이라며, 조치할 건 없다는 입장만 밝혔습니다. 언론에서 근거 없는 이야기를 말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는 겁니다. 글쎄요? 관련 정보를 누가 언론에 흘렸는지는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1차 컷오프 결과를 알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소수다, 선관위의 앞선 설명이 맞다면 말입니다.

[배준영/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 대변인 (지난 10일) : 여론조사 업체 3개에서 대표자들이 테이프로 완전히 밀봉한 봉투를 가져와서 선거관리위원장한테 직접 전달을 하고 그것을 저희가 기록으로도 사진으로도 남겼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저희가 이제 극소수만, 그니까 위원장님하고 사무총장하고 계산을 하는 실무자만 계산을 해가지고 종합한 결과를 저희가 발표를 하게 된 것입니다.]

누설 용의자를 추리는 일, 어렵지는 않을 듯합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덜컹거리는 이유, 결국 본질적인 문제는 '윤심'을 등에 업은 김기현 후보의 개인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오는데요. 오늘(13일)의 정치 인사이드, 제주에서 열린 첫 전당대회 합동토론회에서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던진 뼈 씹히는 한마디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저도 출마할 걸 그랬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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