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리기 전에 사자" 美 채권 쓸어담는 서학개미

김태일 2023. 2. 13.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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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채권 직접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1월 국내 채권시장에서 개인 순매수액(2조8290억원)이 전년동기(3283억원) 대비 8.3배 늘어나는 등 동학개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채권 투자 범위가 해외까지 확장된 것이다.

서학개미들은 지난해 1월 1억4730만달러어치를 순매도하는 등 미국 채권을 기피했지만 미국이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기대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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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하락때 시세차익 매수 몰려
지난달에만 4억달러 넘는 뭉칫돈
美채권 선별한 ETF 투자도 활발
인플레 안잡히면 자금 묶일 우려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채권 직접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물가가 변수지만 금리인상이 멈출 것이란 기대가 커진 만큼 차익 실현을 위해 막판 매수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지난 한달 순매수 규모는 4억달러를 넘었다.

13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1월 한 달 동안 국내 투자자는 미국 시장에서 채권 4억432만달러어치를 순매수했다. 전월(8592만달러) 대비 5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11월(1억4930만달러)과 비교해도 170% 넘게 불었다.

올해 1월 국내 채권시장에서 개인 순매수액(2조8290억원)이 전년동기(3283억원) 대비 8.3배 늘어나는 등 동학개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채권 투자 범위가 해외까지 확장된 것이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간접투자도 활기를 띠고 있다. 해외 채권에 대한 투자 판단이 쉽지 않은 만큼 이를 선별해 묶어주는 펀드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2월 들어 수요가 몰리는 양상이다. 아이셰어스 IBOXX 투자등급 회사채(티커 LQD)는 1억1152만달러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이 상품의 평균 듀레이션(만기)은 8.29년으로 운용자산(AUM)은 380억달러를 웃돈다. 아이셰어스 만기 7-10년 미국채(IEF)도 1000만달러어치 넘게 담았다.

금리 변동에 민감한 만기가 긴 채권을 잡아 상승 폭을 높게 가져가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아이셰어스 IBOXX USD 하이일드 회사채(HYG)도 2990만달러어치를 사들여 고위험 상품도 가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 가격이 한껏 떨어져 있는 만큼 지금 투자해야 향후 금리 하락시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단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통상 금리가 내리면 기발행 채권의 매매가격이 뛰고 ETF 수익률도 상승 곡선을 그린다.

서학개미들은 지난해 1월 1억4730만달러어치를 순매도하는 등 미국 채권을 기피했지만 미국이 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기대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이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고 있으나 시장은 이미 선반영을 마쳤다는 분석이다.

증시가 정상 궤도로 복귀하지 못해 채권이 투자 대안으로 자리매김한 영향도 있다. 만기까지 보유해 발행 당시 결정되는 명목이자율(쿠폰 금리)을 안정적으로 취하거나 채권값 상승 시점을 노려 매도함으로써 차익을 거둘 수도 있다.

하지만 이달 초 나온 미국의 고용지표는 불안 요소로 꼽힌다. 미국의 1월 미국 비농업 취업자수는 전월 대비 51만7000명 증가했다. 전문가 예상치(18만7000명)의 2.7배 수준이다.

14일로 예정된 1월 소비물가지수(CPI)도 변수다. 전년동월 대비 6.2% 상승으로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으나 이를 상회하는 수치가 나올 경우 추가 금리 인상에 무게가 실리게 된다.

박민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용 서프라이즈 확인으로 지난해 말부터 시장 금리를 낮춘 디스인플레이션(물가 둔화)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확대됐다"며 "CPI 역시 시장 예상치를 밑돌지 않는다면 금리 상승 압력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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