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근로 월 33시간에도 수당 0원"... 정부, 포괄임금 악용 근절 대책 3월 발표

오지혜 2023. 2. 1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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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1시간씩, 한 달 33시간의 연장근로를 하지만 수당을 주지 않습니다.

관련 기획감독을 실시 중인 정부는 다음 달 근절 대책을 내놓는 등 포괄임금제로 인한 '공짜 야근' 퇴출에 주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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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1시간씩, 한 달 33시간의 연장근로를 하지만 수당을 주지 않습니다. 사측의 거부로 출퇴근 기록도 안 되고 있습니다. 일한 만큼 돈을 받게 해 주세요.
정부 포괄임금 신고센터 제보자 A씨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고용청에서 열린 정보기술 기업 노조 및 근로자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수당 없는 '공짜 야근'을 유발하는 포괄임금제(포괄임금·고정수당) 오·남용 근절에 나선 정부가 정보기술(IT) 업계 노동자들을 만났다. IT업계는 포괄임금제가 보편적으로 자리 잡은 곳인 만큼, 현장 목소리를 듣는 게 시급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관련 기획감독을 실시 중인 정부는 다음 달 근절 대책을 내놓는 등 포괄임금제로 인한 '공짜 야근' 퇴출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3일 서울고용노동청에서 네이버·넥슨·웹젠 등 IT 기업 노조 지회장,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에 종사하는 청년 노동자 3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고용부는 '온라인 노사 부조리 신고센터'를 통해 포괄임금제 관련 신고를 접수하고 있다.

포괄임금제는 실제 근로시간과 상관없이 사전에 정한 일정액의 시간 외 근로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일괄적 근로시간 측정이 어려운 현장 상황을 고려한 관행으로,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제도가 아니다. 그러나 제도를 악용해 약정한 근로시간보다 많이 일해도 수당을 추가로 지급하지 않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3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포괄임금 오·남용 근절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해 정보기술 기업 근로자들 등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IT업계는 포괄임금제가 널리 퍼져 있다. 2021년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소프트웨어산업 근로자의 63.5%가 포괄임금제로 임금 계약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소프트웨어 산업 근로자 B씨는 "포괄임금 때문에 야근, 연장 수당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 주변에 드물다"고 말했다. 배수찬 넥슨 노조 지회장도 "근로시간 측정이 손쉬운 사무직 직원에게도 포괄임금을 적용하고, 아예 근로시간을 측정하지 않는 곳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현장에서 터져 나온 포괄임금제에 따른 '공짜 야근' 불만에 공감했다. 그는 "더 일하고 덜 받는 포괄임금 오·남용은 임금체불이며 공정의 가치에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포괄임금과 관련해 특히 '판교의 등대'라고 불릴 만큼 IT, 사무직 청년들의 어려움이 크다고 들었다"며 "노동시장에 막 진입한 청년, 저임금 근로자들이 좌절할 수 있어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포괄임금 오·남용을 근절하면 근로시간 단축 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장관은 "포괄임금을 오·남용하면 기업이 근로시간을 비용으로 인식하지 못해, 근로시간을 줄이려 노력하지 않는다"면서 "이를 근절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근로시간 단축 대책이기 때문에 다음 달 '편법적 임금지급 관행 근절대책'을 발표하는 등 공짜 야근, 장시간 근로를 야기하는 현장의 불법·부당한 관행을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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