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로] 자이언티 ‘꺼내 먹어요’

박소연 2023. 2. 1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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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자이언티 노래 중에 '꺼내 먹어요'라는 곡이 있다.

소중한 사람을 위로하는 노래인데, 힘들고 지칠 땐 언제든 이 노래를 초콜릿처럼 꺼내 먹으라는 메시지가 골자다.

금융당국이 민간 금융지주의 돈을 힘들 때마다, 필요할 때마다 꺼내 먹어도 된다 vs 안 된다의 싸움이다.

시중은행들이 정책금융과 경쟁하는 수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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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자이언티 노래 중에 '꺼내 먹어요'라는 곡이 있다. 소중한 사람을 위로하는 노래인데, 힘들고 지칠 땐 언제든 이 노래를 초콜릿처럼 꺼내 먹으라는 메시지가 골자다.

요즘 금융권에선 은행의 공공재 논란이 한창이다. 금융당국이 민간 금융지주의 돈을 힘들 때마다, 필요할 때마다 꺼내 먹어도 된다 vs 안 된다의 싸움이다.

다른 말로는 관치다. 정부가 민간회사인 금융지주의 팔을 비틀어 여기저기 돈을 쓰게 해도 된다 vs 안 된다의 논쟁이다. 이는 우리나라 금융업의 태생부터 이어진 해묵은 논쟁이다. 우리나라 금융업은 정부가 의도적으로 만든 과점시장이다. 몇몇 회사에만 '땅 짚고 헤엄칠 수 있는' 인허가권을, 그것도 5개만 허락해 과점시장을 만들었다.

언제든 '꺼내 먹기' 위해서다. 당국자들은 '평시엔 은행들을 풀어주고 지원해주고 웬만한 건 눈감아준다, 비상시를 위해서'라고 인식한다.

그러니까 금융당국 눈에 금융지주 돈은 공공재다. 실제로 환란이나 금융위기 땐 정부 돈이 은행에 투입됐고, 은행들이 돈을 모아 기금을 조성해 기업들을 살리기도 했다.

그런데 요즘은 양태가 좀 다르다. 민간 유동성을 재정처럼 쓴다. 우선 여·수신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리라는 기준금리의 정의가 무너졌다. 기준금리가 올라도 예금·대출 금리는 내린다.

은행들이 기준금리 위에 얹던 가산금리를 내려 영업이익을 깎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특히 상단이 8%를 넘던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3%까지 떨어트렸다. 시중은행들이 정책금융과 경쟁하는 수준이 됐다.

충당금을 늘리는 것은 물론 채권안정펀드, 증시안정펀드 등 시장 곳곳에 은행 돈이 쓰였다. 그 덕분에 시장은 살았다.

벌어들인 돈을 배당에만 쓰지 말고 금융소비자에게도 나눠주라고 했다. 은행들은 다양한 금융행위에 대한 수수료를 면제해 주고 있다.

모두 관치의 힘이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지 약 10개월 동안 금융정책 방향성은 선명해졌다. 국민이 환호할수록 선거에는 유리하다.

올해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고 경기침체가 목전에 다가오면서 세수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에 5대 지주 회장들이 배석한 이유를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금융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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