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安, 불협화음 후보" vs 안철수 "金, 줏대없어"(종합)

정윤아 기자 2023. 2. 1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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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제주 첫 합동연설회서 양강 후보 날선 신경전 벌여
천하람 "친윤 브랜드 한 사람이 독점하면 당 절단난다"
황교안 "안철수는 뻐꾸기…김기현 부동산 투기 의혹 지적"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당권주자들이 13일 오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가나다순) 김기현, 안철수, 천하람, 황교안 당 대표 후보. 2023.02.13. woo1223@newsis.com

[서울·제주=뉴시스] 정윤아 최영서 기자 = 김기현·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13일 제주도에서 열린 첫 합동연설회에서 서로 견제구를 날리며 신경전을 벌였다. 김 후보는 안 후보를 겨냥해 "불협화음 후보는 안된다"고 저격했고, 안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줏대없는 후보"라고 맞받아쳤다. 후보들은 제주신공항 및 제주관광청 건설 등 지역 현안 문제도 언급했다.

김기현 후보는 이날 오후 제주도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전당대회 첫 합동연설회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임시 전당대회의 성격이라 이번에 뽑히는 당대표는 당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윤석열 대통령 후보와 이준석 당대표를 화해시킨 일을 거론하며 "몇 달 전까지 당내 지도부의 불협화음으로 지지율이 폭락하지 않았느냐"며 "이번에 뽑는 당대표는 이런 불협화음을 또 일으키면 안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및 친윤계 의원들과 갈등을 빚고 있는 안철수 후보를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김 후보는 "옛말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넘어지지 않는다고 했다"며 "온갖 외풍이 불겠지만 정통 보수 뿌리를 무려 20년 동안 입당하고 지금까지 지켜온 사람, 한번도 당을 떠나지 않은 사람, 정통 보수 뿌리를 든든히 내리고 있는 저 김기현이 돼야 당이 안정되지 않겠느냐"고 소리 높였다. 안 후보가 과거 당적을 여러 차례 바꾼 것을 비판하는 동시에 자신이 보수의 적자임을 부각한 것이다.

김 후보는 "당장 제주제2공항을 조속히 건설하고 제주관광청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제주도에 정 안 되면 비례대표라도 내세워야 될 것 아닌가. 이렇게 일을 하려면 대통령과 손발이 척척 맞는 힘 있는 대표가 돼야 일을 제대로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김 후보는 합동연설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표가 되면 함께 선의의 경쟁을 펼쳤던 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와 손잡고 한팀을 이뤄갈 것"이라며 "세 분 모두 김기현의 상임 특별고문으로 모시고 상시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도 김기현 후보를 향한 날선 공세를 펼쳤다. 안 후보는 김 후보가 친윤계 의원들을 등에 업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안 후보는 김 후보를 겨냥 "줏대 없이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당대표, 힘 빌려 줄 세우기 시키고 혼자 힘으로는 설 수 없는 당대표로는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당대표 후보가 대통령 '탄핵'을 언급하는 정신 상태라면, 이런 실수를 계속 반복한다면 이런 당대표로는 결코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며 "이렇게 부끄러운 당대표를 원하나"라고 말했다.

이는 김 후보가 최근 안 후보를 겨냥해 "안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당할 우려가 생긴다"고 말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안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는 안철수와 김기현 두 사람 중에 선택하는 선거"라며 "누가 더 총선 승리에 기여할 수 있는가, 누가 더 당당한가, 누가 더 도덕적인가를 놓고 오늘부터 진검승부를 펼치자"고 제안했다.

그는 "당이 새롭게 성장하려면 제주 같은 어려운 곳에서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저는 당 혁신을 위해 제 출마 지역도 전적으로 당에 맡기겠다고 약속했다. 당이 원한다면 이곳 제주도 좋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정견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는 질문에 "본인이 (예비경선에서) 1위를 했다고 직접 인터뷰에서 말한 것이 영상으로 다 남아 있다"며 "정말 그렇다면 증거를 내놔야 하는 것 아닌가. 증거를 내놓으면 선거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증거가 없다면 허위사실 유포다. 이 사실은 마땅히 후보에서 사퇴해야 할 만한 중대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천하람 후보와 황교안 후보도 저마다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천 후보는 "국민의힘의 정치가 용산과 여의도에 갇히지 않고 정말로 국민의 민생과 미래를 책임져야 한다"며 "아동이 있는 가정과 구축 건물 거주자 등에 대한 난방비 지원을 확대하고 제주 지역 도시가스 보급률을 한국 평균인 77%까지 올리겠다"고 밝혔다. 당정관계 관련 언급은 하지 않았다.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당권주자들이 13일 오후 제주시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힘내라! 대한민국-제3차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김기현, 천하람, 안철수 당 대표 후보. 2023.02.13. woo1223@newsis.com

천 후보는 연설문 초안에는 있었던 '탄핵 언급' 등 비판을 실제 발표에서는 하지 않고 좌중에 박수와 이름 연호를 요청하는 데만 1분 가까이를 썼다. 천 후보는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다른 후보 공격은 인터뷰에서 할 수 있으니 비전을 전달드리자고 마지막에 그렇게 (수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 후보는 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기현 후보에게는 대통령실과 당의 지적이 없다'는 질문에 "당이나 대통령실에서 '친윤'이라고 하는 걸 상표권으로 등록해서 특정 후보에게만 부여하는 것이 아닌가, 왜 우리가 대통령과 협력관계를 특정 후보에게만 부여해야 하고 그 후보만 써야 하나. 납득하기 어렵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친윤' 브랜드를 한 사람이 독점하면 당이 절단난다"며 "대통령실이 김 후보에 강한 경고를 해야 한다. 대통령실과 지도부는 전당대회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게 낫겠다"고 덧붙였다.

황교안 후보는 김기현 후보와 안철수 후보, 천하람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황 후보는 친(親)이준석계로 개혁보수를 자처하는 천하람 후보에 대해 박정희 전 대통령 관련 발언을 문제 삼았다.

그는 "천 후보는 '박정희 대통령은 평가할 만한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말했다"며 "하지만 김대중 대통령은 큰 정치인이라고 치켜세웠다"고 공격했다.

황 후보는 안 후보에 대해서는 야당 출신 정치인이자 과거 창당과 합당, 탈당을 반복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안 후보가 신영복 선생을 존경한다고 발언했던 것을 두고 이념 성향도 문제 삼았다.

그는 "다 아시는 것처럼 새정치민주연합, 국민의당, 바른미래당 여러 당을 많이 만들었지만 자신이 만든 당마다 다 망가뜨렸다"며 "그리고 다시 우리 국민의힘으로 들어왔다. (그래서) 제가 뻐꾸기라는 말을 하는 것"이라고 과거 정치 이력을 문제 삼기도 했다.

황 후보는 "이런 안 후보가 어떻게 지금 전통 보수정당의 당 대표가 될 수 있겠느냐. 보수의 가치를 체화할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황 후보는 '정통보수'를 자처하는 김 후보를 향해서는 'KTX울산 역세권 부동산 투기' 의혹 해명을 요구했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이 의혹에 김 후보는 물론 국민의힘은 허위사실 유포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이날 각 후보 지지자들간 응원열기도 뜨거웠다. 안철수 후보의 지지자들이 "안철수 당대표"를 외치자, 김 후보의 지지자들이 "김기현 당대표"를 외치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기현 후보 지지자들은 행사 시작전 북과 꽹과리를 치며 사물놀이를 하며 응원했다. 또 빨간 풍선을 들고 확성기로 '김기현'을 연호했다. 황 후보의 지지자들은 '황교안을 당대표로'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행진했다.

이준석 전 대표도 행사장을 찾아 일부 당원들과 악수를 한 뒤 행사 시작 전 행사장을 떠났다. 일부 당원들은 이 전 대표를 향해 "잘생기셨다, 파이팅이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천하람 후보는 당원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악수를 했다.

한편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행사 시작 전 모두발언에서 "우리의 적은 내부에 있다"며 "우리의 적은 분열이다. 보수는 분열했기 때문에 패배해왔으니 단결하는 국민의힘을 만들자"고 당부했다.

유흥수 당 선거관리위원장은 당원들에게 "내 생각과 다른 사람의 이야기라고 해서 야유를 하거나 소란을 피우지 말아달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ona@newsis.com, youngag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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