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지지율 하강 곡선…힘 못 받는 ‘개혁 정국’ 조성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율(긍정 평가)이 하향세로 돌아섰다.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최근 상승 추세를 보이던 지지율이 하강 곡선을 그렸다. 지난 연말부터 집중해 온 정부의 ‘개혁’ 정국 조성 구상도 함께 흐려졌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6~10일 조사해 12일 발표한 2월 2주차 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전주보다 2.4%포인트 떨어진 36.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윤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 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는 2.5%포인트 오른 60.3%였다. ‘매우 잘못함’이 49.9%로 응답자 중 절반을 차지했다. 이 기관 조사에서 부정 평가가 60%를 넘은 것은 11주 만이다.
윤 대통령 지지율에서 하방 곡선이 시작된 건 지난달부터다. 지난해 11~12월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며 일부 조사에선 40% 지지율 회복을 바라봤다. 올해 1월부터 상승 기세가 꺾이고 복수의 조사에서 하락세가 확인되면서 40%선 회복 문턱에서 멈춰섰다. 한국갤럽이 지난 7~9월 조사해 지난 10일 발표한 조사에서도 국정 지지율은 직전보다 2%포인트 떨어진 32%에 그쳤다.
지지율 하락에는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다. 갤럽 조사에선 직무 수행 부정 요인으로 ‘경제·민생·물가’(17%), ‘외교’와 ‘독단·일방적 국정운영’(12%), ‘경험·자질 부족/무능함’(6%), ‘여당 내부 갈등·당무 개입’(5%) 등이 꼽혔다.
리얼미터 조사에선 독단적인 국정운영과 여당 전당대회 개입 논란이 전주에 비해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1월 설 연휴 전후로 표면화한 ‘난방비 폭탄’ 이슈와 무속인 천공의 관저 선정 개입 의혹 등도 악재가 됐다. 잠재적 위협 요인으로 거론돼 온 경제·물가 리스크가 현실화한 데다 윤 대통령의 선택적 당무개입 논란 등이 민심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이날 “천공의 대통령 관저 개입설이 국회 대정부 질문까지 불길을 키워가며 논란이 증폭됐다”며 “설 연휴 직후 ‘난방비 폭탄’ 이슈 수준으로 후퇴했다”고 분석했다.
취임 2년 초반의 지지율 약세는 대통령실의 고민거리가 될 전망이다. 당장 윤 대통령이 강조해온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이 정국 핵심 이슈로 자리잡지 못하는 현상이 재차 확인됐다. 윤 대통령은 올해를 개혁 원년으로 삼고 최근 공직사회 개혁까지 ‘3+1’ 개혁을 내세우며 강조해 왔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당무개입 논란 등 여권 내부 갈등 이슈가 부각되면서 이슈 집중도에서 후순위로 밀렸다. 총선 1년을 앞두고 개혁 정국을 띄우면서 국정 주도권을 선명하게 각인해야 하는 입장에서 난관을 만난 셈이다.
지지율 상승 국면으로 전환하지 못하면 향후에도 국정 과제 추진에 상시적인 불안 요소를 안게 된다. 여론을 개혁 동력으로 삼아 거대 야당에 제도 개편을 압박하기 어려워지는 게 일차적 고민이다. 당장 정국에 충돌 이슈가 많은 점도 부담이다. 개혁 추진의 한 축인 행정안전부는 이상민 장관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개시되면서 힘이 빠졌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뽑는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선택적으로 ‘실력행사’하는 현상이 반복된다면 향후 한 달간도 여권 내 충돌 이슈가 정국 불씨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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