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늘리고, 충당금 더 쌓았는데…은행 "억울하다 억울해"
‘역대급 실적’ 바탕으로 성과급 300~400%
퇴직자에겐 1인당 평균 6억~7억원 지급
하나금융 “총주주환원율 50% 확대” 발표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금융)의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은 15조8506억원으로, 전년(14조5428억원)대비 9.0%(1조3078억원) 증가했다. 신한금융이 4조6423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KB금융 4조4133억원, 하나금융 3조6257억원, 우리금융 3조1693억원 순이다. 모두 전년 수준을 경신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자이익이 개선된 은행권은 최근 주주환원을 확대하라는 요구에 대해서도 화답했다.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배당액(지주사 기준)은 총 4조416억원으로 전년(3조7505억원)대비 7.8% 가량 늘었다. KB금융은 3000억원, 신한·하나금융 각 15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겠다는 주주환원 정책도 발표했다. 금융지주들은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총주주환원율을 최대 30~50%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특히 하나금융은 중장기적으로 50%를 약속했다.
충당금도 선제적으로 쌓아놓고 있다.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충당금은 총 5조1031억원으로 전년(3조2517억원)은 물론 2020년(4조890억원)보다 1조원 이상 증가했다. 충분한 충당금 적립은 앞으로 있을지 모를 리스크에서 손실 발생 가능성을 줄여줄 것으로 은행권은 기대했다.
반면 이자 수익을 바탕으로 지급되는 은행권의 성과급 및 퇴직금 규모도 상당하다. 시중은행의 일반 직원들은 올해 연초 성과급으로 기본급여의 300~400%씩 받아갔다. 일부 고위급 임원들의 경우 성과급 규모가 수억원 내지 수십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은행권은 지난해 말 이후 퇴직자에게 1인당 평균 6억~7억원의 퇴직금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발표한 실적 보고서와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5대 은행이 실시한 희망퇴직에 약 2200명이 신청해 회사를 그만뒀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에서 713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NH농협은행(493명), 신한은행(388명), 우리은행(349명), 하나은행(279명) 등 순이었다. 희망퇴직 대상자들의 법정퇴직금은 2억~3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특별퇴직금 3억~4억원과 더하면 희망퇴직자들은 6억~7억원 정도의 거금을 손에 쥐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금융 당국은 손실위험을 먼저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6일 금감원 업무계획 기자간담회에서 “주주환원 움직임은 필요하지만 은행의 공적 기능을 고려해 위험가중자산 비중 조정 등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당을 늘리기 위해 위험가중자산 비중을 낮추면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운 중저신용자에 대한 자금 지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 이와 함께 손실흡수능력을 충분히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금융사 임원의 성과급 규모가 적정한지 모니터링에도 나설 계획이다. 금감원은 주요 은행 경영진의 성과급 체계가 적정한지 8개 은행지주(KB·신한·하나·우리·NH·BNK·DGB·JB) 전수 점검에 나선다. 경영진 성과보수 체계를 단기 성과보다 중장기 위주로 반영하겠다는 이 원장 의지에 따라 이연 지급되는 성과급 규모 적정성도 들여다볼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강조한 상생금융 대책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금융당국은 민생금융 감독 강화와 금융의 사회안전망 기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지난 6일 발표한 2023년도 업무계획을 통해 서민·자영업자·중소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 강화 등의 계획을 밝혔다. 금융위 역시 지난달 말 업무보고에서 은행권 자율로 중소기업의 자금애로 지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은행권에 이자부담 경감, 대출회수 자제 및 신규자금 공급 등에 대한 요구가 커질 전망이다.
정두리 (duri2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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