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튀르키예 대사 “핵폭탄 132개 터진 듯 폐허로…지진 피해, 韓 지속 도움 절실”

홍주형 2023. 2. 13. 17:5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국보다 더 큰 땅에, 132개의 핵폭탄이 터졌습니다."

무랏 타메르(사진) 주한 튀르키예 대사는 강진 발생 1주일이 된 13일 서울 중구 주한 대사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현 상황을 "말 그대로 핵폭탄이 훑고 간 자리"라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무랏 타메르 주한 튀르키예 대사 호소
“살아남은 자들 혹한 날씨에 생존 위협
한국정부·국민들 뜨거운 지원에 감사
혼자 재난 못 이겨 국제사회 관심 필요”
“한국보다 더 큰 땅에, 132개의 핵폭탄이 터졌습니다.”

무랏 타메르(사진) 주한 튀르키예 대사는 강진 발생 1주일이 된 13일 서울 중구 주한 대사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현 상황을 “말 그대로 핵폭탄이 훑고 간 자리”라고 밝혔다. 튀르키예에 시리아까지 더한 전체 사망자 수는 이날 3만5000명을 넘어섰다.

지진의 직접적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 동남부 지역은 한국 면적보다 넓다. 타메르 대사는 “78만㎢의 땅(튀르키예 국토 면적)이 3m를 움직였다고 생각해보라”며 “부모를 잃은 아이들, 목숨을 구했지만 집과 재산을 잃은 사람들, 가족을 잃은 슬픔과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사람들 등 살아남은 이들도 모두 혹한 속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영하의 날씨에 야외에서 지내는 피해 지역 사람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방한 텐트다. 타메르 대사는 “많은 사람들이 맨발로, 파자마 차림으로 거리로 뛰쳐나와 그대로 집을 잃었다”며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에게 당장 추위를 피할 곳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동식 화장실 역시 부족하고, 위생 키트도 동이 나고 있다. 전쟁과 같은 현 상황에서 감염병이 퍼지면 속수무책이다.
타메르 대사는 “지난 1주일, 한국인들의 심장이 우리와 함께 뛰고 있음을 느꼈다”며 한국 정부와 국민들의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 이날 찾은 대사관은 몰려드는 지원 문의로 직원 모두 몹시 바빴다. 정부나 기업 차원의 연락도 있지만, 일반 시민의 문의도 많다. 타메르 대사는 “일주일에 7일, 24시간 체제로 움직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는 기적을 봤고, 아직 기적이 계속되는 시간”이라며 세 살배기 여아가 골든타임을 넘겨 생환했다는 소식을 ‘기적의 증거’로 언급했다. 하지만 이 아이는 부모님과 여덟 명의 형제자매를 잃었다. 이 같은 상황의 아이들은 앞으로 계속 생겨날 것이다. 이들을 지키고, 삶의 터전을 재건하는 시간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타메르 대사는 1999년 이즈미트 대지진의 여진이 계속될 무렵 앙카라에서 근무하며 지진 복구 상황을 목격했다. 그는 “(직접 피해를 입은) 가지안테프, 하타이 등은 메소포타미아문명이 시작된 인류의 요람”이라며 “오랜 역사 속에 늘 그랬듯 튀르키예는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어떤 나라도 혼자서는 이 같은 재난을 이겨낼 수 없다”며 국제사회와 한국의 지속적 관심을 호소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