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부도로 中서 급증한 경매…"지난해 법원 경매 부동산 36%↑"

3년에 걸친 코로나 19 확산과 부동산 경기 하락이 겹치면서 지난해 중국 가계의 재무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을 상환하지 못한 가계와 부도를 막지 못한 중소기업의 자산이 경매에 넘겨지면서 지난해 중국 법원 경매 부동산이 36% 급증했다.

13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법원 경매에 부쳐진 부동산은 60만6000건으로 전년 대비 35.7% 급증했다. 경매에 부쳐진 부동산의 전체 평가 금액은 1조4000억 위안(약 259조원)으로 전년 대비 18.5% 늘었다.

중국 법원 경매 부동산은 주거용, 상업용, 공업용, 토지, 기타 등 5가지로 구분되며 주거용(52.3%)과 상업용(33.1%) 부동산을 더한 비중이 85.4%에 달한다.

지난해 중국 부동산 경기하락을 반영하듯, 낙찰건수와 낙찰률은 모두 하락했다. 지난해 낙찰된 부동산은 11만8000건으로 낙찰률이 19.4%로 하락했다. 낙찰률은 경매가 집행된 물건 중 낙찰된 물건의 비율을 나타낸다.

특히 지난해 2선도시의 부동산 경매가 급증하며 상위 20개 도시 중 12개를 차지했다. 이중 쿤밍, 청두, 준이, 수저우, 창사는 부동산 경매가 두 배 넘게 늘었다. 해당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거나 경기가 악화돼 경매에 넘겨진 부동산이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리위쟈 광둥성 주거정책연구센터 수석연구원도 "구축 가격 하락 속도가 빠른 2·3선 도시의 부동산 경매가 많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한편 2021년 12월부터 중국 최고인민법원이 부동산 소재지의 구매 제한 정책에 의해 제한받는 신청인은 법원 경매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규정하면서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은 하락했다. 지난해 토지의 낙찰가율이 94.3%로 최고를 기록한 반면, 주거용 부동산의 낙찰가율은 84.8%로 전년 대비 4.9%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택지가 부족한 1선도시에서는 경매에 나온 아파트라도 입지가 좋으면 비싼 가격에 낙찰됐다. 지난해 7월 선전시의 한 고급아파트는 감정가보다 40% 높은 9198만 위안(약 170억원)에 낙찰되면서 3년래 선전시 최고 낙찰가 기록을 경신했다.

부동산 시장조사업체인 중국지수연구원은 "법원 경매에 부쳐지는 부동산은 경제 환경에 대해 최소 6개월 이상의 시차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중국최고인민법원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에서 심사중인 기업 파산건수는 2335건으로 이중 저장성(省)의 기업 파산건수가 391개로 가장 많았다. 저장성 같은 지역은 향후 법원 경매에 부쳐지는 부동산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김재현 전문위원 zorba00@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