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대전' 김옥빈 "젊을때 로코 많이 해둘걸..편협했던 과거 후회"[인터뷰 종합]

김나연 2023. 2. 13.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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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나연 기자] 배우 김옥빈이 ‘연애대전’을 통해 첫 로코에 도전한 소회를 밝혔다.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연애대전’ 주연 배우 김옥빈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연애대전’은 남자에게 병적으로 지기 싫어하는 여자와 여자를 병적으로 의심하는 남자가 전쟁 같은 사랑을 겪으며 치유받는 로맨틱 코미디. 극중 김옥빈은 남자에게 병적으로 지기 싫어하는 엔터 전문 로펌 '길무'의 신입 변호사 여미란 역을 맡았다.

지난 10일, 넷플릭스를 통해 ‘연애대전’이 공개된 가운데 김옥빈은 “아직 얼떨떨하다. OTT에 공개를 해본적은 처음이라 반응을 모르겠어서 3일동안 그냥 쭈그러져 있었다. TV는 시청률이 나오지 않나. 이건 사람들이 좋아하는 건지 안 좋아하는 건지 반응을 모르겠더라. 저는 재밌게 봤는데 혼자만의 생각일수 있으니 작가님이랑 감독님한테 좋다는 말도 못하고 쭈구리가 돼 있었다”고 솔직한 소감을 전했다.

그간 액션 연기에 특화돼 있던 김옥빈에게 있어서 ‘연애대전’은 첫 로맨틱 코미디 작품이다. 그는 “데뷔한지 꽤 됐는데 이런 모습을 많이 안보여줬다. 제가 낯간지러운걸 잘 못해서 20대때는 저한테 안 어울리는 옷이라 생각하고 로코를 멀리 했다. 30대가 되니 비슷한 역할들에 질리더라. 배우가 한가지 역할이나 이미지에 고정되면 안 되는데 내가 너무 편협하게 작품을 섭취했다고 생각해서 ‘다른걸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순간 ‘연애대전’을 만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에는 ‘잘할수 있을까’ 하고 겁이 좀 났다. 나랑 굉장히 비슷한 캐릭터라 잘할수 있을것 같은데 한번도 보여준적 없으니 사람들이 어색해 할까봐 걱정 했다. 사람들 반응을 더 봐야겠지만 주변 친구들은 너무 괜찮게 얘기해줘서 나름 조금의 만족은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실제 작품속 여미란은 작품을 본 고향 친구들과 동료들이 ‘이건 너잖아?’라고 연락이 왔을 정도로 김옥빈과 닮아있다고. 그는 “병적으로 지기 싫어하는 점도 그렇고 미란이가 가부장적인 분위기에서 자라서 오빠에 대해 억눌려있는 느낌이 있지 않나. 제가 자란 시대 상황도 그랬다. 저도 어릴때 할머니랑 아빠가 섬머슴처럼 뛰어다니지 말고 조심히 다니라고 했던 집안이었다. 그런 분위기도 그렇고 자라온 환경도 그렇고 미란의 성격이나 상황, 방식이 비슷한 부분 많아서 처음에 작가님한테 ‘혹시 저를 참고해서 만든 캐릭터인가요?’ 하고 물어본적도 있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다만 코믹이 섞인 장르 특성상 과장된 정도를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김옥빈은 “이걸 어느정도로 조절해야하는지 모르겠더라. 감이 없다보니 이정도만 해도 되는 대본인지, 더 오버해 줘야하는 부분인지 몰라서 감독님한테 계속 ‘오버스럽거나 부족하면 얘기해달라’고 체크했다”고 털어놨다.

특히 ‘남자에게 병적으로 지기 싫어한다’는 여미란의 과격한 캐릭터 특성과 더불어 작품 속에는 ‘여혐’, ‘남혐’ 등 혐오 키워드가 직접적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김옥빈은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은 없었냐는 질문에 “대본을 처음 받았을때 텍스트로만 보면 느낌이 다르지 않나. 직접적인 언사를 하고 거기에 나오는 모든 남자들도 그렇게 말을 한다. 그런데 극의 전체적인 스탠스가 경쾌하더라. 무겁게 얘기를 풀어가는게 아니라 라이트하고, 주제를 갖고 스트레스 없이 풀어나간다. 대단한 경지에 올랐다 생각했고, 신선했다. 이걸 표현하는데 있어서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느껴지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서로 오해와 선입견에서 비롯된 사람들이 만나서 서로를 알게 되고 이해를 해가면서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것이지 않나. 충분히 지금 상황에서 그런 부분에 대한 대사들을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남강호가 여미란이나 여자들에게 가진 선입견, 여미란이 남자에게 가진 선입견. 그 화합 과정이 엔딩까지 스무스하게 이어지는 게 좋았다. 남강호는 여자에 대한 불신을 없앴고, 여미란은 남자들의 우정을 알았다. 그런 화합 방식이 아름다워서 소중한 작품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상대 배우인 유태오와의 호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유태오는 여자를 병적으로 싫어하는 톱배우 남강호 역으로 분했던 바. 김옥빈은 “신기한 배우였다. 만날때마다 새롭고 의외의 연기를 하는 배우였다. 연기를 대하는 자세나 태도가 진지하다. 늘 고민하고 신을 같이 준비할 때도 뻔하지 않게 하려고 많이 하더라. 굳지 않고 유연한 사고를 가진 배우라서 너무 친구처럼 재밌게 잘 놀았다. 경직됨이 없어서 제가 호흡 맞추기엔 너무 편하고 좋았던 배우”라고 극찬했다.

또 유태오와의 케미에 대해 “100점을 주고싶다”며  “제가 촬영할때 그렇게 장난치고싶게 만드는 배우는 처음이었다. 촬영 끝나고도 서로 웃기는 게 있으면 그렇게 보낸다. 개그 코드가 잘 맞는거다. ‘이거 너무 웃기다’면서 계속 보내고 서로 좋아요 누르고. 그런게 촬영 끝나고도 지금까지 계속됐다”며 “공개 후에도 반응을 모르겠으니 ‘어디서 반응을 봐야되냐’고 둘이 같이 헤매기도 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김옥빈은 극중 가장 만족스러운 장면을 묻자 “남강호가 액션 파트너를 해달라고 해서 테스트 한다고 때리는 장면”, “체육관에서 남강호를 나쁜놈으로 오해하고 때리는 장면”을 꼽닸다. 그는 “대본 보면서 깔깔 웃었던게, 어떤 로코에서 여주가 남주를 이렇게 패겠냐. 만나기만 하면 남주를 때리는거다. 이런 여주를 본적 없어서 그 장면을 힘 줘서 촬영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다만 남강호와 사랑이 싹튼 후 애교를 하는 장면은 힘들었다고. 김옥빈은 “저는 실제로 연애할때 보기랑 달리 애교가 많다. 그런데 한정된 애교다. 저는 제가 리드한다. 끌려가는 연애 못한다. 내가 따라가는 입장에서 애교를 하는 게 아니라 리드하는 입장에서 ‘애교 부려준다’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무사히 첫 로코를 마친 김옥빈은 “이번 작품을 하고 나니까 ‘좀 더 어리고 젊을때 많이 해 놓을걸’하는 후회기 있었다. 그 나이때 할수있는 역할을 지나쳐버린것에 대한 후회가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제는 조금은 익숙해져서 거부감 없이 로코를 할수있을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연애대전’을 통해 이미지 변화를 기대하냐고 묻자 그는 “저 한테도 이런모습이 있다는걸 보여주고 싶다. 제가 느끼기에도 너무 한정된 이미지에만 갇혀 있었던 것 같아서 제가 느끼는 스펙트럼이 확장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김옥빈은 이제 다른 장르도 다 잘해. 어떤 장르든 다 잘해!’ 이런 평가를 듣고싶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기존의 이미지 버리겠다는거 아니다. 왔다 갔다하면서 넘나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옥빈은 아직까지 ‘로코퀸’ 보다는 ‘액션퀸’으로 남는것이 좋다며 “이제는 몸이 하루하루가 다른 느낌이다. 더 나이들기 전에 (액션도) 많이 해놓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연애대전’을 떠나보낸 후 김옥빈은 차기작인 tvN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시즌2’로 대중들과 만난다. 그는 “제가 느끼기엔 시즌1에서 해소 못했던 부분들이 완전 해소된다. 시즌2의 키워드는 ‘전쟁’이다. 내부에서 정치하는 장면 보다는 밖에서 블록버스터급 전쟁이 일어나서 거기에 포인트 맞춰야할 것 같다. 저도 이제는 왕비가 돼서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며 “시즌1을 하고 나서 에너지를 다 쏟아부었는데, 이후 코로나때문에 3년정도 시간이 지나가면서 그걸 다 잊었다. 시즌2때 다시 하려니까 어떤 톤으로 대사를 했는지도 까먹어 버렸더라. 그래서 제 유튜브 영상을 찾아 보면서 공부했다”고 기대 포인트를 짚기도 했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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