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맏형’ 권성동 침묵 모드···물밑으로 김기현 돕는 정중동 전략?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본선에 돌입했지만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맏형인 권성동 의원이 조용하다. 불출마 선언 후 한 달 이상 전당대회 관련 행보나 메시지가 없다. 당내에선 윤심(윤 대통령 의중) 주자인 김기현 후보를 물밑에서 돕되 공개 행보는 하지 않는 ‘정중동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권 의원은 지난달 5일 “당의 화합과 단결”을 내세우며 당대표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가 윤심과 당심 경쟁에서 ‘김장연대’(김기현 후보·장제원 의원)에 밀린 측면도 있었다.
당내에선 권 의원이 ‘윤핵관’ 동생인 장 의원과 사이가 벌어져 심정적으로 김 후보를 돕기 어렵다는 말도 있었다. 권 의원은 불출마 나흘 후인 지난달 9일 김 후보 캠프 개소식에 자신 명의의 화환이 있었다는 보도에 “화환을 보내지 않았다”고 해명 자료를 내며 선을 긋기도 했다. 김 후보 캠프에선 한동안 권 의원 영향력이 큰 강원도 조직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걱정의 말이 흘러나왔다.
권 의원은 이후 한 달 넘게 전당대회 관련 공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다.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이 전당대회에 대해 물어도 “허허” 하고 웃어넘긴다. 비동의간음죄 도입 반대, 강릉 중앙시장 화재 대책 요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 비판 등 자신이 관여했던 정부 정책과 지역구(강원 강릉시)에 관한 메시지만 간헐적으로 낼 뿐이다.
최근엔 권 의원의 조직이 물밑에서 김 후보를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장 의원과 관계가 풀리진 않았지만 김 후보가 나경원 전 의원을 삼고초려했듯 권 의원에게 공을 들였다고 한다. 대통령실이 권 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말도 들린다. 양쪽 사정을 잘 아는 한 당 관계자는 13일 “권 의원이 대통령과 뜻을 함께 하는데 윤심이 가 있는 후보를 돕지 않을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권 의원의 침묵이 전략적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김 후보에게 ‘윤심 주자’란 정체성이 과잉된 상황에서 윤핵관 맏형인 권 의원까지 나서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당대회 후 당내에서 갈등을 줄이는 역할을 하려면 지금 권 의원이 나서지 않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있다. 윤심 주자 당선과 자신의 정치 경로에 모두 침묵이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권 의원 주변에선 권 의원의 침묵 모드가 전당대회가 끝날 때까지 이어지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당내 일각에선 김 후보가 위기에 몰릴 경우 오는 23일 홍천에서 열리는 강원도 공동연설회를 즈음해 권 의원이 간접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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