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민우혁 "무대 오를 때마다 안중근 의사에게 기도 올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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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을 하며 처음으로 무대 뒤에서 기도했습니다. 안중근 의사에게 선생님의 신념과 의지를 제가 잘 전달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기도하죠. 컨디션이 안 좋은 날에도 무대만 서면 저절로 몰입이 되는 걸 보니, 제 기도를 들어주시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10년 차 뮤지컬 배우 민우혁이 이번 시즌 '영웅'에서 안중근 역에 처음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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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선수·가수 거쳐 10년 차 뮤지컬 배우로…"관객 마음 치유하는 배우가 꿈"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영웅'을 하며 처음으로 무대 뒤에서 기도했습니다. 안중근 의사에게 선생님의 신념과 의지를 제가 잘 전달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기도하죠. 컨디션이 안 좋은 날에도 무대만 서면 저절로 몰입이 되는 걸 보니, 제 기도를 들어주시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10년 차 뮤지컬 배우 민우혁이 이번 시즌 '영웅'에서 안중근 역에 처음 도전했다.
13일 서울 강남구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민우혁은 "'영웅'의 안중근은 남자 배우라면 누구나 한 번 도전하고 싶어하는 역할"이라며 "작품이 주는 무게가 무거워 아직도 고민하며 무대에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공연에 출연한 건 이번이 처음이지만 '영웅'과 민우혁의 인연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인이었던 2014년 처음 '영웅' 공연을 보고 감명을 받아 반드시 출연하고 싶은 작품으로 꼽아왔다고 했다.
이후 2017년 KSB2 '불후의 명곡'에서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과 '영웅'의 '장부가'를 함께 편곡한 무대로 해당 편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민우혁은 "처음 '영웅'을 보고 이게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작품이 맞나 되물을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며 "그 후로 쭉 버킷 리스트에 있던 작품을 지금 하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소감을 말했다.
정성화, 양준모 등 10년 넘게 '영웅'에 출연해온 선배 배우들과 같은 역을 맡게 된 그는 "민우혁만의 안중근을 보여주려고 하기보다는 작품의 메시지, 안중근의 신념을 전달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대사가 '우리 후손들을 위해'라는 말이었어요. 자신과 가족들까지 희생하며 후손들을 더 나은 세상에서 살게 해주고 싶은 그 의지가 믿어지지 않았죠. 그 의지를 잘 표현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또 제가 조금이라도 그 의지를 닮게 해달라고 무대 뒤에서 간절히 기도합니다."
평소 눈물과 감정 표현이 많은 배우로 알려진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역시 '눈물 많은 안중근'으로 활약하고 있다.
사형 집행 전에 부르는 마지막 노래인 '장부가'를 부르며 눈물을 너무 많이 흘려 수염 분장이 떨어진 적도 있다는 그는 "객석에서 그 장면에서 함께 눈물 흘리는 게 느껴져 더 눈물을 참기 힘들다"고 했다.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그는 야구선수 생활 10년과 가수 활동을 거쳐 뒤늦게 뮤지컬에 입문한 늦깎이 배우다.
뮤지컬 배우 생활 초창기엔 연기나 노래 레슨을 받을 돈이 없어 선배 배우들의 연습 내용을 녹음해 와 '도둑 레슨'을 받은 적도 있다고 했다.
"야구선수와 가수, 두 번의 실패를 겪고 나니 생활고에 시달리던 시절도 있었죠. 이제는 그 경험도 뮤지컬 배우가 되기 위한 과정처럼 느껴져요. 운동하며 기른 체력과 가수로서의 경험이 큰 자산이 됩니다. 뮤지컬 배우는 제가 죽을 때까지 하고 싶은 마지막 직업입니다."
가수로 활동할 땐 관심받기 위해 무대에 섰다면, 이젠 관객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무대에 오른다고 한다.
"가수 시절, 그리고 뮤지컬 활동 초창기 때는 내가 어떻게 하면 더 멋있게 보일지를 고민하며 무대에 선 것 같아요. 그러다 '레 미제라블'을 할 때 제 연기를 보고 살아갈 힘을 얻었다는 한 관객의 말을 듣고 비로소 배우의 힘을 깨달았죠. 의사가 고칠 수 없는 마음의 병을 고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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