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디 떠난 NFL, 머홈스 시대 열렸다

이용익 기자(yongik@mk.co.kr) 2023. 2. 1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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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자스시티 3번째 슈퍼볼 정상
쿼터백 머홈스, 부상딛고 MVP
베팅액 20조원 몰려 사상 최대
빈스 롬바디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패트릭 머홈스. 【로이터연합뉴스】

패트릭 머홈스(28)가 소속팀 캔자스시티 치프스에 슈퍼볼 우승 트로피 '빈스 롬바디'를 선사하며 미국프로풋볼(NFL) 최고의 선수로 등극했다.

머홈스가 이끄는 캔자스시티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스테이트팜스타디움에서 열린 57회 슈퍼볼에서 필라델피아 이글스를 38대35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캔자스시티는 1969년과 2019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필라델피아는 5년 만에 슈퍼볼까지 올랐지만 두 번째 우승 앞에서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이번 슈퍼볼은 사상 처음 벌어지는 흑인 쿼터백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2019년 우승 당시 슈퍼볼 MVP를 차지했고 이번 시즌도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빛나는 머홈스에게 처음으로 슈퍼볼에 오른 제일런 허츠(25)가 도전하는 모양새였다. 패스뿐만 아니라 직접 공을 들고 달리는 러싱에 능한 허츠는 1954년 이후 처음으로 쿼터백이 플레이오프 한 경기에서 3번의 러시 터치다운을 하는 기록을 세우며 분전했지만 최종 승자는 세 차례 터치다운 패스를 포함해 총 182야드 패스를 한 머홈스였다.

전반전만 해도 필라델피아가 24대14로 크게 앞서나갔다. 게다가 캔자스시티는 플레이오프 내내 발목 부상을 안고 뛰던 머홈스가 전반 마지막 공격에서 또다시 발목이 꺾여 패색이 짙어 보였다. 하지만 캔자스시티는 후반 첫 공격에서 터치다운을 성공시키며 추격을 시작했고, 끝내 35대35 동점을 만들었다. 부상을 입고도 한 차례도 인터셉션을 내주지 않는 완벽한 플레이를 펼친 머홈스의 공이 컸다. 결국 종료 11초 전 킥 기회를 잡은 캔자스시티는 해리슨 벗커가 필드골을 침착하게 성공시켜 3점 차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슈퍼볼 MVP가 머홈스에게 돌아간 것은 당연한 귀결이었다.

이로써 머홈스는 데뷔 후 6시즌 동안 두 번의 정규리그와 슈퍼볼 MVP를 수상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NFL 역대 최고의 쿼터백으로 꼽히는 톰 브레이디가 이달 초 은퇴를 발표한 가운데 머홈스가 또다시 우승을 차지하면서 자신이 새로운 황제가 됐음을 선언한 셈이다. 경기를 마친 뒤 머홈스는 "우리는 도전했고, 승리하려면 팀 모두가 필요했다. 우리가 슈퍼볼 챔피언"이라고 당당하게 밝혔다.

두 흑인 쿼터백이 명승부를 펼치는 동안 미국인들은 베팅에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돈을 쓰면서 풋볼 축제를 즐겼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슈퍼볼 베팅에 사상 최대인 160억달러(약 20조4256억원)가 몰렸다고 전했다. 로스앤젤레스 램스와 신시내티 벵골스가 맞붙은 지난해 슈퍼볼 베팅금액 76억달러(약 9조7021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경기장 티켓 가격만 해도 최소 5000달러(약 638만원), 평균 8145달러(약 1039만원)에 달했다. 직접 경기장까지는 가지 못하더라도 슈퍼볼이 열리는 '슈퍼 선데이'는 미국인들이 가장 큰 지출을 하는 날 중 하나다. 전미소매협회에 따르면 올해 슈퍼볼 소비 유발 효과는 165억달러(약 21조721억원)였다. 하프타임을 맡은 가수 리애나의 공연을 보며 닭날개와 맥주 등에 쓰는 1인당 소비금액만 해도 115달러(약 14만6800원)나 된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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