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대전' 유태오 "韓 콘텐츠=자극적? '로코'가 진국"[인터뷰 종합]

[OSEN=김나연 기자] 배우 유태오가 첫 로맨틱 코미디를 이끈 소감을 전했다.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연애대전’ 주연 배우 유태오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연애대전’은 남자에게 병적으로 지기 싫어하는 여자와 여자를 병적으로 의심하는 남자가 전쟁 같은 사랑을 겪으며 치유받는 로맨틱 코미디. 극중 유태오는 ‘멜로장인’이라 불리지만 여자를 병적으로 싫어하는 톱배우 남강호 역을 맡았다.

유태오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로맨틱 코미디 주연으로서 극을 이끌게 됐다. “한번정도 해보고 싶었던 장르고 제가 보기에 소화하기 제일 어려운 장르라 도전해보고 싶었다”는 그는 “큰 산을 하나 넘겨서 너무 유쾌하고 시원섭섭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태오는 “시원한건 작품에 대한 반응이 어느 정도 긍정적인 점이고, 섭섭한건 개인적으로 저의 연기에 관한 거다. 그건 어떤 배우든 다 그렇다. 아시다시피 제가 교포다 보니 모국어가 한국어가 아니다. 항상 제가 해내야될 숙제가 한국말을 모국어처럼 하려는 도전이고, 앞으로도 깨려고 하는 저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될거라고 믿는다. 앞으로 나오는 작품들에서 많이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남강호라는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있어 유태오가 많이 참고한 인물은 배우 현빈이었다. 그는 “제가 언어 구성을 항상 캐릭터에 맞춰서 출발하려고 하는데 이번에는 작가님이 현빈 씨를 찾아보라고 하더라. 로코를 너무 잘하시니까. ‘시크릿 가든’도 다시 봤다”며 “얼핏 잘못하면 여자를 병적으로 싫어하고 의심하는게 괴기스럽게 느껴질수 있지만 장르가 로맨틱 코미디니 귀엽게 봐줄수 있게끔 만들수 있는 소화력 있어야한다. 그래서 짱구 캐릭터가 어릴때 트라우마를 갖고 성인이 돼서 그런 스타가 됐으면 어떨까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재치있게, 순수하게 자기를 표현하는데 그게 귀엽게 받아들이게 되는 캐릭터들이 있지 않나. 성적으로 귀여우면서 괴기스럽지 않고 모든사람들이 편하게 받아들일수 있는 대상이 누군가 생각했을때 본능적으로 짱구가 떠올랐다. 또 다른 분이 신동엽씨였다. 여자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모습이 편하게 받아들여져야한다는 것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뭘 소화시켜야 재밌고 귀엽고 편하게 받아들여질수 있을까 고민한 결과 짱구를 빙의 시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태오는 남강호를 연기하며 가장 신경쓴 부분을 묻자 “다들 베테랑 배우분들이고 너무 잘 하시다 보니까 템포를 맞추는 게 버거웠다”며 “캐릭터를 전달하면서도 템포를 맞추고, 살리려고 하는 노력이 저한테 가장 도전이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반면 액션 장면에 대해서는 “옛 작품에 비해 많이 연습한것 같진 않다. 제가 현장에서 합을 맞추면 빨리 소화시키는 편인 것 같긴 하더라. 기본을 알다 보니 두번 보면 바로 외워지는 상황이 됐다”고 능숙해진 모습을 보였다.

특히 ‘연애대전’은 ‘남혐’·’여혐’ 등 다소 민감한 키워드를 다룬 작품. 그는 이러한 키워드에 대해 “한번도 그런(남혐·여혐을 생각한)적 없었다. 저는 사람을 사람으로 본다. 나이, 성별로 보지 않는다. 이 사람은 이 사람이고 저 사람은 저 사람이고. 사람끼리 만나서 사람끼리 맞춰가는 것이지 않나. 그래서 그냥 ‘이 사람은 이런 캐릭터’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배우들과의 호흡도 전했다. 먼저 남강호를 대한민국 최고의 톱배우로 키워낸 매니지먼트 대표 도원준 역의 김지훈에 대해서는 “이런 저런 조언을 많이 던져줘서 편했다. 어떻게 치고박고 해야하는지 그림이 그려지고 편하더라. 촬영하면서 현장에서 텐션업 시키기 위해 오프 카메라에 농담이나 장난도 많이 치고 티격태격하곤 했는데 지훈 씨가 잘 이해해주고 재밌게 잘 받아줬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옥빈(여미란 역)과의 로맨스 호흡에 대해서는 “너무 감사했다. 저는 배우로서 제 위치를 누구보다 객관적으로 알고 있다. 여배우 입장에서는 ‘저 배우 잘 모르겠다’고 할수 있는데, 옥빈씨는 한번도 의심없이 저를 믿고 같이 해줬다. 현장에서 캐릭터를 만들어 와서 기분 좋게 깡총깡총 뛰어다녔는데, 느낌이 너무 아름답더라.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지만, 같이 너무 기분좋게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연애대전’은 글로벌 OTT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동시 공개됐다. 유태오는 “우리나라사람들에게 보여지는 캐릭터와 서양 사람에게 보여지는 캐릭터가 다를수 있다. 그걸 똑같이 느껴지게 해주는 지점이 있다. 그 감수성을 이해하면서 어미처리, 캐릭터 습관, 눈빛 등 두 시장 모두 설득되게 하는게 목표”라며 “그 고민을 항상 같이 하면서 작업한다”고 전했다.

또 그는 ‘연애대전’ 속에 글로벌 시청자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가 있냐는 질문에 “저는 맛으로 따지면 조화로운 맛을 좋아한다. 한동안 매운맛 많이 느껴서 달콤한 맛이 나올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콘텐츠로 봤을때 제가 시나리오를 고른게 아니지만 ‘이런 걸 했으면 좋겠다’고 고민할때 ‘연애대전’이 들어와서 너무 고맙다. 한국 콘텐츠가 너무 재밌고 때로는 많이 자극적이고 자극성때문에 집중을 많이 받았지만 우리나라가 옛날부터 잘했던 장르가 로코다. ‘잘하기 어렵지만 한번 나왔으면 좋겠다, 나오면 분명 시장성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너무 좋았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흥행 성적에 대한 기대는 어땠을까. 유태오는 “희망은 있었지만 감은 안오더라. 대부분 감이 오는 스타일인데 어렵더라. 로코는 모 아니면 도다. 저도 취향이 뒤쳐졌을지도 모르지 않나. 시나리오를 읽고 저는 괜찮았는데 공개 후 제가 생각한 반응이 아니면 제 취향이나 삶의 태도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된다”면서도 “어느정도 생각대로 반응해주시니 너무 다행”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여전히 “선택받는 입장”이라고 밝힌 그는 “배우로서 자리를 잡은 것 같냐”고 묻자 “‘레토’ 후에 쉰적이 한번도 없다. 다음작품을 결정하지 않았던 적이 5, 6년만에 처음이다. 작품을 해도 불안, 안 해도 불안하다. 배우는 어쩔수 없나보다”라며 “자리를 잡았는가에 대한 개념이 사람마다 다르지 않나. 제가 저를 생각했을 때, 제가 생각하는 제가 있어야 하는자리가 있다. 지금은 그 자리에 있지는 않다. 아직은 조금 더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문이 열리고 길이 보이니까 마음 속 욕심이 커지고 더 큰 그림도 그려지더라. 오래전부터 꿈꿨던 일들이 현실화 될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며 “저의 롤모델은 브래드 피트, 톰 크루즈다. 자신의 연기를 충분히 하면서도 콘텐츠를 개발하고, 파트너랑 같이 공동 제작 하면서 미래를 키워가는 배우가 되고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전세계 시청자들이 ‘연애대전’을 어떻게 봐줬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그는 “유쾌, 발랄하고 친구든 가족이든 누구와 재밌고 편하게 볼수 있는 로코”라며 “1, 2, 3회만 보시면 끊지 못하는 드라마라는걸 장담할수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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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