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빗장 풀린 휴미라 복제약…삼바에피스·셀트리온 27조 시장 도전

김시소 2023. 2. 1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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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매출 2190억달러 세계 1위
美 암젠, 첫 시밀러 제품 출시
'상호교환 시밀러' 확보 관건
고농도 제형으로 대체품 조준

연간 27조원 매출을 올리는 자가면역질환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열린다. 성과에 따라 우리나라 바이오의약품 산업 성장 폭이 결정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은 올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세계 주요 제약사들과 휴미라 대체품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 불이 붙었다.

◇휴미라 지난해 매출 27조원, 1월 미국 내 바이오시밀러 시장 열려

애브비는 최근 자사 자가면역치료제 '휴미라'가 지난해 212억3700만달러(약 27조원)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미국 내 매출은 186억달러 정도로 90% 이상을 차지했다.

휴미라는 2003년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누적 매출액 2190억달러를 기록한 세계 1위(매출 기준) 의약품이다. 류마티스관절염,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건선 등 10여개 자가면역질환에 쓸 수 있다.

휴미라는 2016년 미국 내 특허가 만료됐지만, 애브비의 적극적인 특허 보호 전략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열렸다. 미국 제약사 암젠이 1월 말 미국 내 휴미라 첫 바이오시밀러인 '암젠비타'를 출시하며 포문을 열었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2028년까지 급성장이 예상된다. 글로벌 제약 컨설팅 회사 이벨류에이트에 따르면 휴미라는 2028년까지 누적 매출액 기준 1위를 유지한 다음, 머크앤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에 선두 자리를 내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전망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득세와 무관치 않다 애브비에 따르면 미국에 앞서 2018년 특허가 풀린 유럽에서 지난해 휴미라 매출은 전년 대비 22% 줄었다. 바이오시밀러가 기존 휴미라 시장을 잠식한 것이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월 기준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허가한 바이오시밀러 40개 중 8개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였다. 바이오시밀러 산업에서 경쟁이 제일 치열한 품목인 것이다.

◇대체처방 가능한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 확보가 관건

삼성바이오에피스 연구진이 바이오시밀러를 연구하고 있다.(사진제공=삼성바이오에피스)

포스트 휴미라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터체인저블(상호교환) 바이오시밀러' 확보 여부다.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는 약사가 의사 처방과 상관없이 오리지널 의약품을 대체할 수 있다. 즉 의사가 휴미라를 처방해도, 약국에서 이를 바꿔 제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 지위를 확보하면 제약사는 영업전략에 따라 확산세를 가속할 수 있다.

2월 현재 FDA로부터 휴미라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 지위를 확보한 것은 독일 베링거잉겔하임 '실테조'가 유일하다.

국내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휴미라 대체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올해 고농도 제형으로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다. 특히 강력한 휴미라 대체 후보로 꼽혔던 알보텍 바이오시밀러 'AVT02'가 지난해 FDA 승인에 실패하면서 시간을 번 것도 호재다.

업계 관계자는 “올 초 이 시장에 제일 먼저 진입한 암젠비타는 저농도 제형으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고농도 제형 중심으로 전개돼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하드리마'는 이미 FDA 허가를 받았다. 파트너사 오가논을 통해 7월 하드리마를 미국에 출시할 계획이다. 또 지난해부터 유럽에서 '인터체인저블 바이오시밀러' 지위를 얻기 위한 추가 임상을 진행 중이다. 유럽 추가 임상이 마무리되는 올해 9월이면 미국 내 출시가 이루어진 상황이라, 결과에 따라 사업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셀트리온 작원이 바이오시밀러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사진제공=셀트리온)

셀트리온은 '유플라이마' FDA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상반기 승인을 전제로 역시 7월 출시가 목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통해 미국 현지에서 직접 판매할 계획으로 높은 수익성이 기대된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8월 FDA에 유플라이마와 휴미라 간 상호교환성 확보를 위한 글로벌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하며 미국 시장을 직접 겨냥했다.

업계 관계자는 “각각 연 매출 1조원, 2조원 규모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에 1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측되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 선점은 회사 사활을 건 사업”이라면서 “제형과 타이밍에서 경쟁사보다 유리한 위치로 국내 기업의 미국 내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출에 중요한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표> 국내 주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현황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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