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약자와의 동행’에 노벨평화상 수상자도 동참 메시지

권오균 기자(592kwon@mk.co.kr) 2023. 2. 1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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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 무함마드 유누스 13일 대담
안심소득, 서울런 등 서울시 정책에 공감
“시장은 공공, 민간 접점 찾는 역할” 당부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노벨평화상 수상자 무함마드 유누스 유누스재단 의장이 13일 오전 서울시청 간담회장에서 ‘약자와의 동행’ 사업의 발전 방향 등을 주제로 열린 대담에서 책을 교환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유누스 의장은 2017년 본인의 저서 ‘A World of Three Zeros’을, 오 시장은 2019년 출간한 ‘미래(미래를 보는 세 개의 창)’를 각각 선물했다.
“시장은 민간과 공공을 둘 다 대표한다고 생각한다. 선출된 공무원이므로 민간에서도 대표성이 있다. 신념을 이루기 위해 공공이든 민간이든 가리지 말고 활용하길 바란다.”

빈곤퇴치 활동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무함마드 유누스 유누스재단 의장이 공공부문에서 ‘약자와의 동행’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이 같은 조언을 건넸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함마드 유누스 유누스재단 의장과 만나 ‘약자와의 동행’ 사업의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 8층 간담회장에서 정종호 서울대 교수의 진행으로 유누스 의장과 대담했다. 유누스 의장은 방글라데시에서 1976년 빈곤층 무담보 소액대출을 위해 그라민 은행을 설립했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0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현재 유누스 재단에서 빈곤, 실업, 환경의 3가지 과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대담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소득과 교육 등의 양극화가 가중되고 취약계층 피해가 심각해진 상황을 진단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가 추진하는 약자와의 동행 관련 사업의 발전 방안을 모색했다.

유누스 의장은 그라민 은행의 성과를 설명하는 것으로 운을 뗐다. 그는 “방글라데시에서 은행은 많은 사람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대체적인 시스템을 만들었고 그것이 바로 그라민은행이었다. 기존에 은행들은 부자들에게 돈을 꿔줬다. 그렇지만 저희는 가난한 사람에게 돈을 무이자로 빌려줬다. 90% 이상 돌려받았다”고 그라민 은행의 빈곤퇴치 활동 성과를 설명했다.

그는 “그라민 은행은 이윤 극대화가 목표가 아니라 여러 사람에게 분배가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목적과 노력이 오 시장의 서울시정과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누스 의장은 “빈곤의 시스템 문제로 시스템을 수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서울시의 계층사다리 이동을 위한 교육정책인 서울런과 하후상박형 복지제도인 안심소득 시범사업에 공감을 표했다.

오 시장은 “계층이동 사다리를 만들어서 취약계층에게 희망을 드리기 위해 서울런이라는 교육 프로그램을 작년부터 시행하고 있는데 상당히 호응이 좋은 편”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서울시 안심소득 시범사업 운영 사례를 설명했다. 오 시장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제도에 비해서 훨씬 더 보장의 범위가 넓고 깊으며 어려울수록 더 많은 정부 지원금이 지원되는 시스템을 3년간 시범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이제 한 1년 가까이 돼가면서 그 성과가 올해나 내년부터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사회적 기업이 빈부격차를 해소하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율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기 어려운 한국 사회라고 지적하며 “한국의 또 다른 대안은 없는 것인지 혜안을 여쭙는다”고 야누스 의장에게 조언을 구했다.

야누스 의장은 “2030년보다 더 먼 미래를 계획을 세워 비전과 영감을 주는 것이 시장의 역할”이라며 “공공과 민간 구분 없이 시장은 리더로서 접점을 만들고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사업가나 기술 개발자와 함께 마련할 수 있는 제도가 있을 것”이라며 “정부지원금이나 은행 대출, 젊은 사람들을 위한 펀드를 마련할 수 있도록 고무시키는 것이 리더로서 시장의 역할”이라고 부연했다.

오 시장은 “안심소득은 지원금을 드리는 건데 그것만이 해법이 아니라 민관이 함께 협업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면 아마 금융기법을 활용한 동기부여”라고 수긍했다. 그는 “안심소득 시스템에 더해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는 부분이 무담보대출일 수 있다”면서도 “지금 당장 하겠다는 계획이 아니라 앞으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숙성시킬 필요가 있다”고 확대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유누스 의장은 서울런을 의식한 듯 교육제도에 대한 방향성 제시도 잊지 않았다. “교육을 학교에만 맡겨서는 안 되고, 산소 같은 금융 지원을 통해 기업가 정신을 키워줘야 한다”며 아이들에게 도전하고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교육의 핵심 기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좋은 기업가라도 하더라도 돈이 없으면 어떻게 시작하겠나?”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렇기 때문에 금융적인 부분을 반드시 교육 분야에도 심어주셔야 한다”고 답했다.

야누스 의장은 14일에는 DDP 디자인랩 3층 디자인홀에서 열리는 서울 도시경쟁력 글로벌포럼을 찾아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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