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잠깐 이리와 봐… ‘대투수’ 이강철이 신인 잡고 30분 강의, 도대체 뭘 봤길래

김태우 기자 2023. 2. 1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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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한국시간) kt의 스프링캠프 훈련 일정은 휴식일을 앞두고 이른바 '하프 데이'로 끝났다.

선수들이 평소보다 오전 훈련을 조금 더 소화하고 클럽하우스로 발걸음을 옮기던 때, 갑자기 한 선수가 가던 길을 다시 돌아와 공을 잡았다.

이강철 kt 감독을 비롯, 김태한 제춘모 전병두 투수코치까지 연관이 있는 코칭스태프들이 모두 불펜에 모여 있었다.

이들의 지대한 관심 속에 공을 던지기 시작한 투수는 2023년 kt의 1라운드(전체 10순위) 지명을 받은 대구고 출신 사이드암 김정운(19)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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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운의 투구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kt 코칭스태프 ⓒ김태우 기자

[스포티비뉴스=투손(미 애리조나주), 김태우 기자] 12일(한국시간) kt의 스프링캠프 훈련 일정은 휴식일을 앞두고 이른바 ‘하프 데이’로 끝났다. 선수들이 평소보다 오전 훈련을 조금 더 소화하고 클럽하우스로 발걸음을 옮기던 때, 갑자기 한 선수가 가던 길을 다시 돌아와 공을 잡았다.

호출이 있었다. 이강철 kt 감독을 비롯, 김태한 제춘모 전병두 투수코치까지 연관이 있는 코칭스태프들이 모두 불펜에 모여 있었다. kt 구단 관계자는 “클럽하우스에 들어가는 길에 다시 돌아왔다”고 어리둥절했다. 이들의 지대한 관심 속에 공을 던지기 시작한 투수는 2023년 kt의 1라운드(전체 10순위) 지명을 받은 대구고 출신 사이드암 김정운(19)이었다. 신인 선수의 피칭을 보자고 모든 코칭스태프들이 다 귀가도 마다하고 모인 것이다.

전력 피칭은 아니었지만 김정운은 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앞에서 공을 던졌다. 공 하나하나를 던질 때마다 이 감독의 조언이 이어졌다. 이 감독은 공을 놓는 포인트와 회전 등에 대해서도 조언했고, 김정운은 이를 신기한 눈빛으로 듣고 있었다. 이 감독이 직접 시범까지 보이며 김정운을 지도했는데 단순한 원포인트 레슨으로 보기에는 긴 30분이라는 시간이 이어졌다.

이강철 감독은 현역 시절 KBO리그를 대표하는 잠수함 투수였다. 데뷔 후 10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라는 불멸의 기록을 포함해 KBO리그 통산 총 152승을 거뒀다. 물론 다른 투수코치들도 있지만 오버핸드 유형들이고, 지금까지 숱한 투수들을 키워낸 ‘옆구리 유형 대선배’인 이 감독의 조언은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생생한 가르침이었다. 옆에서 지켜본 제춘모 투수코치는 “감독님이 정말 대단하다. 나도 옆에서 정말 많이 배웠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렇다면 이 감독은 왜 김정운을 붙잡고 있었을까. 이 감독은 “공을 던지는 포인트가 아직 일정하지 않다”고 했다. 공을 던질 때마다 어떨 때는 앞에서, 어떨 때는 뒤에서 공을 놓고 있는 것이다. 아무래도 고등학교 때는 지명을 위해 구속을 올려야 하는데, 그런 과정들이 오히려 투구 밸런스에는 악영향을 미쳤다는 게 이 감독의 분석이다.

이 감독은 “아직 오락가락 하기는 하지만 지금처럼 너무 힘을 쓰지 않아도 충분히 시속 145㎞는 던질 수 있는 선수”라며 재능에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직 1군 개막 엔트리 승선을 논의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점이고, 또 쟁쟁한 투수들이 많아 그 가능성이 아주 높은 건 아니다. 하지만 잘 다듬으면 올해 내에는 1군 전력화가 가능한 투수로 보고 있다.

이 감독은 15일부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사령탑으로 합류한다. 물론 WBC 대표팀도 kt와 같은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를 사용하는 만큼 물리적으로 거리가 멀지는 않다. 바로 옆 필드라 이론적으로는 kt 선수들의 훈련 장면을 지켜볼 수도 있다. 고개만 돌리면 된다. 그러나 이 감독은 일단 WBC 합류 후에는 대표팀에만 집중할 생각이다.

그래서 대표팀 합류 전 마지막으로 김정운을 불러 지도를 했다. 대회 일정이 3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만큼 이번이 아니면 김정운에게 조언을 해줄 기회가 마땅치 않아서다.

김정운도 큰 고마움을 느꼈다. 김정운은 "김태한 코치님께서 오늘 캐치볼하는 모습을 보고 내 투구폼을 제대로 잡아주시기 위해 자리를 마련해주셨는데 정말 감사하다"면서 "이번 캠프에 와서 코칭스태프 분들의 조언대로 폼에 변화를 줘봤는데, 나한테 잘 맞는 것 같다. 또 레전드 사이드암 투수이신 감독님께서 투구 시 힘을 더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조언해주셨기에 계속 염두해두고 마운드에 오르려고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 감독의 레슨을 가슴에 새긴 김정운이 이 감독이 kt로 돌아올 때 얼마나 달라져 있을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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