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무명에서 세계 최고의 스케이터로… 박지원, 초대 크리스탈 글로브 수상

남정훈 2023. 2. 1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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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박지원(27·서울시청)은 신예 시절부터 탄탄한 코너링 실력으로 주목받았다.

박지원은 대형 트로피를 받은 뒤 "크리스털 글로브 초대 우승자가 돼 쇼트트랙 역사의 한 부분이 되고 싶었다. 그것을 해낸 내가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힌 뒤 "지난 몇 년 동안 대표팀에 뽑히지 못할 때가 많았다. 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매 순간 모든 힘을 쏟은 이유"라고 선전의 비결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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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박지원(27·서울시청)은 신예 시절부터 탄탄한 코너링 실력으로 주목받았다. 아웃코스로 굉장히 크게 돌면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폭발적인 스퍼트로 상대들을 제치는 ‘아웃사이드 패스’와 경기운영 능력이 두드러졌다. 

단점이 있다면 기복이 심하다는 것. 그리고 한국 쇼트트랙 선수들에겐 올림픽이나 월드컵보다 더 치열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부진하다는 점이었다. 시니어로 올라선 뒤 국가대표 선발전을 뚫어낸 것은 데뷔 시즌인 2015~2016시즌과 2019~2020, 그리고 2022~2023시즌까지 7시즌 중 단 3시즌에 불과했다. 그렇다보니 올림픽 출전도 언감생심이었다. 린샤오쥔(임효준), 황대헌(강원도청) 등에게 밀려 2018 평창과 2022 베이징도 국가대표 선발전 탈락으로 먼 발치에서 바라봐야만 했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 에이스 박지원(왼쪽)이 13일 네덜란드 도르드레흐트에서 올 시즌 월드컵 랭킹 1위에게 수여되는 ‘크리스탈 글로브’를 수상한 뒤 여자 수상자 쉬자너 스휠팅(네덜란드)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도르드레흐트=EPA연합뉴스
오랜 기간 무명선수로 인고의 시간을 보내던 박지원이 올 시즌 대표팀 에이스는 물론 세계 최고의 스케이터로 우뚝 섰다.

박지원은 13일 네덜란드 도르드레흐트에서 열린 2022~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6차 대회 남자 1000m 2차 레이스에서 1분25초359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고, 남자 5000m 계주에서도 마지막 주자로 우승을 이끌었다.

전날 남자 1500m에서도 금메달을 거머쥔 박지원은 이번 대회 3관왕에 올랐고, 월드컵 랭킹 총점 1068점으로 2022~2023시즌 월드컵 개인 종합 1위에 등극했다. 2위 홍경환(674점·고양시청), 3위 스티븐 뒤부아(668점·캐나다)와의 격차 꽤 컸다. 그도 그럴 것이 1~6차 월드컵에서 박지원이 따낸 금메달만 12개다. 주종목인 1500m에서 5개, 1000m에서 4개 등 9개를 독식했다.

이날도 박지원의 아웃코스 돌파 능력이 돋보였다. 1000m 결승 초반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던 박지원은 결승선 3바퀴를 남기고 3위로 달리고 있었다. 앞선 선수들에게 막혀 좀처럼 치고 나가지 못하던 박지원은 아웃코스로 빠져나가 질주했고, 마지막 바퀴에서 파스칼 디옹(캐나다), 루카 스페첸하우저(이탈리아)를 한 번에 제치고 1위 자리에 올라선 뒤 그대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박지원은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서도 남다른 기량을 선보였다. 박지원, 임용진(고양시청), 이동현(의정부광동고), 김태성(단국대)이 출전한 한국 대표팀은 중국, 일본, 카자흐스탄과 경쟁했다. 대표팀은 레이스 내내 1위를 달렸고, 결승선을 2바퀴 남기고 중국과 2파전을 펼쳤다. 한국의 마지막 주자로 나선 박지원은 중국 마지막 주자 린샤오쥔과 금메달을 놓고 다퉜다. 1위를 지키던 박지원은 마지막 직선 주로에서 무섭게 추격해온 린샤오쥔과 거친몸싸움을 펼쳤고, 간발의 차이로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한국은 6분47초048로 금메달, 린샤오쥔을 앞세운 중국은 6분47초090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박지원에게 이번 월드컵 종합 우승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ISU는 올 시즌 월드컵 창설 25주년을 맞아 월드컵 1∼6차 대회 성적으로 남녀 종합 1위를 선정해 특별 트로피인 크리스털 글로브를 수여하는데, 박지원이 초대 수상자가 됐다.

이제 관건은 다음달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서 2022~2023시즌의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하느냐다. 박지원은 대형 트로피를 받은 뒤 “크리스털 글로브 초대 우승자가 돼 쇼트트랙 역사의 한 부분이 되고 싶었다. 그것을 해낸 내가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힌 뒤 “지난 몇 년 동안 대표팀에 뽑히지 못할 때가 많았다. 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매 순간 모든 힘을 쏟은 이유”라고 선전의 비결을 덧붙였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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