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통합 철회 불가” 통보 후,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어버린 서울시

조은임 기자 2023. 2. 1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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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의 역점사업인 신속통합기획안(신통기획)을 둘러싸고 잇딴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송파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신통기획을 신청하는 과정상의 문제가 있어 사업의 철회를 요청했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송파한양2단지 재건축정비사업 조합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철회는 불가라는 방침이라는 이유로 7개월째 아파트를 방치하는 상황"이라면서 "철회를 요구하고 신통기획을 진행하지 않는 상황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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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한양2차, 주민 70% 넘게 신통기획 철회 원해
서울시 “철회 이유 받아들일 수 없어” 토허제 적용

오세훈 시장의 역점사업인 신속통합기획안(신통기획)을 둘러싸고 잇딴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송파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신통기획을 신청하는 과정상의 문제가 있어 사업의 철회를 요청했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신통기획에 선정됐다는 이유로 토지거래허가제까지 내려져 거래가 어려워지자 주민들의 불만이 치솟는 중이다. 서울시는 철회를 요청한 배경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신통기획 철회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13일 정비업계와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송파한양2차 아파트는 지난달 19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됐다. 지난해 8월 송파한양2차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대의원회의를 열고 신통기획 철회의사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80% 이상이 철회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서울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다시 지정이 된 것이다. 시는 정비사업 패스트트랙인 신통기획에 선정된 경우 투기과열을 예방하기 위해 해당 단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

서울 송파구 송파한양2차 아파트 전경./네이버 거리뷰 제공

1984년 준공된 송파한양2차는 중대형평형이 60% 이상인 744가구 규모의 아파트다. 2010년 7월 조합설립추진위원회가 승인됐지만 내홍을 겪으면서 10년 뒤인 2020년 11월에서야 조합설립 인가를 받았다. 신통기획 대상지로 선정된 것은 2021년 11월이다. 조합은 정비계획안이 나오기 전 철회신청을 했다.

송파한양2단지 재건축정비사업 조합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철회는 불가라는 방침이라는 이유로 7개월째 아파트를 방치하는 상황”이라면서 “철회를 요구하고 신통기획을 진행하지 않는 상황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했다.

송파한양2단지가 신통기획 선정 철회를 요구한 배경은 신통기획을 신청하는 데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전임 조합장이 독단적으로 신통기획을 밀어부치는 상황에서 임시이사회도 아닌 단합대회에서 신통기획의 동의를 받아냈다는 것이다. 서울시 측은 일단 신통기획안이 나온 뒤 가이드라인을 받아 진행할 수도 있는 사안들인 만큼 신통기획의 철회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더불어 앞서 신통기획 신청을 철회한 신반포4차의 경우에는 선정되기 직전에 철회요청을 한 것이어서 받아들여진 것으로 전혀 다른 사례라고 했다. 송파한양2차는 2021년 9월 15일 전용 108㎡(19억8000만원)를 끝으로 사실상 거래가 전멸한 상황이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신통기획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조성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언급한 신반포 4차의 경우 지난해 신통기획 참여 의사를 철회하고 자체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게 됐는데 그 배경에는 임대물량에 대한 주민 반감이 있었다. 대치미도의 경우도 재건축 후 임대물량이 600가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자 주민 반발이 있었고, 최근 들어 조합이 서울시와 조정을 논의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송파한양2차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철회를 요구하는 배경이 쉽게 납득이 가질 않는다”면서 “필요하다면 차후 가이드라인을 받을 수도 있는 문제”라고 했다.

한편 신통기획은 민간이 주도하는 재개발·재건축 초기 단계부터 조합원과 함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는 제도다. 조합에 각종 인허가와 행정절차를 지원해주지만, 서울시도 조합측에 임대주택 비중 확대 등 공공성을 요구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신통기획 대상지로 지정된 재건축 아파트는 여의도 시범과 압구정 2~5구역, 대치미도 등을 포함해 총 19곳이다. 이 중 신통기획안까지 나온 곳은 7곳이며, 나머지 12곳은 신통기획 사업이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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