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격차 해소” “윤리 교육 문제”…교육부 직원들 ‘챗GPT 열공’
“(교육부가) 작년 8월에 교육분야 인공지능 윤리원칙을 세계 최초로 만들었는데, 그때 생각했던 기술 발전 속도보다 실제 발전 속도가 더 빠른 것 같아요. 챗GPT를 처음 접했을 때는 기술에 압도되어 ‘지식인의 종말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현장에서 인공지능을 어떻게 잘 활용할지가 중요한 시대가 될 것 같습니다.”
13일 오전 11시45분, 월요일 점심시간을 반납한 교육부 직원 50여명이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5층 대회의실에 모였다. 이 자리에서는 최근 교육계에서 핫이슈가 된 인공지능(AI) 챗봇 챗GPT를 시연하고 토론하는 ‘디지털 게릴라 포럼’이 열렸다. 온라인 생중계에도 80여명이 참여해 시연을 지켜보는 등 열기가 뜨거웠다. 챗GPT가 교육현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며 교육정책을 입안하는 교육부도 ‘학습’에 나선 것이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1일 챗GPT를 주제로 한 첫 포럼을 열었는데, 50명 규모 행사에 120명이 신청하는 등 열기가 뜨거워 이날 같은 주제로 한 차례 더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 교육부 직원들은 챗GPT에 ‘에듀테크 정책 관련 보고서 작성’ ‘오사카 여행 일정’ 등을 입력하고 결과물이 나오는 모습을 함께 지켜봤다. 자유토론도 이어졌다. 사회자 겸 강사 역할을 맡은 송선진 디지털교육전환담당관은 “챗GPT를 사용해보니 가장 큰 장점이 ‘대화형’이라는 데 있는 것 같다”며 “부모나 교사 등으로부터 지식을 전달받기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들이 대화형 인공지능 플랫폼을 잘 활용한다면 정보 격차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토론에서는 “아직 오류가 많은 것 같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앞으로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담론이 형성돼야 할 것 같고, AI 윤리교육 등도 과제가 될 것 같다” 등의 의견도 나왔다.
지난해 연말 미국 연구소 오픈AI가 내놓은 챗GPT는 출시 석 달도 되지 않았지만 빠르게 교육계를 뒤흔들고 있다. 챗GPT가 학술논문과 에세이, 보고서 등을 순식간에 써낸 것으로 확인되면서 미국 대학들은 에세이 과제를 줄이거나 ‘AI를 활용한 표절’을 금지하는 등 평가방식을 바꾸고 있다. 뉴욕주는 지역 공립학교에서 챗GPT 접속을 차단하는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교육부는 이달 중 ‘챗GPT가 교육에 미치는 영향과 디지털 교육의 방향’을 주제로 학계와 기업, 학교현장 등 다양한 전문가가 참여하는 학술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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