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온한 레지스탕스 시인' 임재정, 자본주의적 환상에 한방 먹이다

김형택 기자 2023. 2. 13.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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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공 시인으로 알려진 임재정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 시인의일요일에서 출간됐다.

5년 만에 출간된 그의 시집 '아돌프, 내가 해롭습니까'에서 시와 노동은 분리되지 않는다.

시집 곳곳에서 등장하는 전기공 화자는 임재정 시인의 페르소나이자 그 자신이기 때문이다.

자본은 노동을 착취하며 팽창했고, 우리는 자본의 한계를 뚫고 나갈 힘과 의지를 상실했지만, 시인은 노동을 마친 후의 어둠 속에서 시를 쓰며 체제의 감시를 벗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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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아돌프, 내가 해롭습니까' 출간

(서울=뉴스1) 김형택 기자 = 전기공 시인으로 알려진 임재정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 시인의일요일에서 출간됐다.

5년 만에 출간된 그의 시집 '아돌프, 내가 해롭습니까'에서 시와 노동은 분리되지 않는다. 시집 곳곳에서 등장하는 전기공 화자는 임재정 시인의 페르소나이자 그 자신이기 때문이다. 그에게 시와 노동은 샴쌍둥이처럼 한 몸을 지닌 두 존재로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현실과 시세계를 견고하게 버티어 낸다.

시인은 삶의 모든 순간이 자본에 고용되어 있음을 간파하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어른답게 보이지 않는 감시와 억압을 감수한다. 노동을 매개로 일상을 통제하는 자본주의적 현실을 직시하고, 노동과 휴식, 삶의 문제를 되돌아본다. 자본의 불평등에 항의하는 일은 불가능한 일이어서 우리는 쉽게 침묵하지만, 시인은 마치 레지스탕스처럼 시를 통해 현실의 허구성을 폭로하려 한다. 그의 시를 읽다 보면, 현실이라는 견고한 세계가 균열을 드러내며 무너지는 순간들을 목격하게 된다.

그가 시를 쓰는 이유는 폭력의 체제인 장벽 ‘너머’로의 탈출하기 위해서다. 자본은 노동을 착취하며 팽창했고, 우리는 자본의 한계를 뚫고 나갈 힘과 의지를 상실했지만, 시인은 노동을 마친 후의 어둠 속에서 시를 쓰며 체제의 감시를 벗어난다. 인간이 만든 비극의 역사와 폭력의 체제로부터 탈출하고자 시를 쓰며 연대의 마음을 행간에 녹여 넣는다. 그는 현실이라는 장벽에 고독하게 갇히기를 거부하는 레지스탕스다.

시인이 하고 싶은 말은 이렇다. "믿어, 비 올 때의 물속이 가장 고요하다는 거. 불빛을 떠받치는 것은 어둠이라는 거"

임재정 시인은 2009년 '진주신문' 진주가을문예에 당선됐으며, 시집 '내가 스패너를 버리거나 스패너가 나를 분해할 경우'가 있다.

시인의일요일 펴냄 / 168쪽 / 1만 2000원.

k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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