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만난 MZ노조 "노동조합 본질 집중"…金 "적극 지원"

기사내용 요약
김문수, '새로고침 노동 협의체'와 간담회
MZ노조 "정치적 구호 아닌 처우 목소리"
민주노총 위원장 'MZ 경험 부족' 반박도
"교섭창구 단일화 개선해 노사 상생해야"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주축으로 한 신생 노동조합 협의체가 13일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김문수 위원장과 만나 "노동조합 본질에 맞는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서울교통공사 '올바른 노조', LG전자 '사람 중심 사무직 노조' 등 상급 단체가 없는 8개 사업장 노조로 구성된 '새로고침 노동 협의체'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경사노위 위원장실에서 김 위원장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이번 간담회는 MZ세대 노조의 결성을 축하하고, 노동 관련 현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송시영 협의체 부의장(올바른 노조 위원장)과 이동훈 한국가스공사 '더 코가스' 위원장이 참석했다.

송 부의장은 김 위원장에 "저희는 기존의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에 반하는 협의체가 아니다. 지극히 상식적이고 공정하며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야 할 미래 노동시장에서 좋은 의견을 같이 하고 싶어 힘을 모아 만든 협의체"라고 소개했다.

기존 노조처럼 정치적 색깔이 짙은 주장을 하는 대신 조합원 권익 신장을 위해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송 부의장은 "현재 협의체는 공기업과 사기업이 많이 모였는데 사기업은 기성 세대와의 성과급 균등 분배 등에 대한 차별, 공기업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에서 파생되는 문제와 갈등이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특히 "기존 노조는 노동조합 본질에 맞지 않는 정치적인 구호를 많이 했는데, 저희는 정치적 구호보다 열심히 일해서 좋은 대우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것이 노동조합 본질이라고 생각한다"며 협의체의 방향성을 거듭 강조했다.

최근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MZ노조 출범을 환영하면서도 정치적 구호 비판에 "경험 부족"이라고 지적한 데 대해서는 "왜 '효순이 미선이 사건'만 얘기하고 천안함 사건이나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언급하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이어 "저희가 경험이 없다고 하는데, 그렇게 되묻는다면 (양 위원장은) 6·25 전쟁에 관한 경험이 없어서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이냐"며 "저희를 환영해준다는 것은 감사하고, 저희는 계속해서 노동조합 본질에 맞는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송 부의장은 이날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기로 했다.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는 하나의 사업장 내 복수노조 설립을 인정하되 교섭의 편의를 위해 교섭창구는 단일화하도록 한 것이다.

그는 "(노조에 있어) 가장 큰 힘이 되는 게 '협상권'이다. 그런데 교섭창구 단일화 때문에 사측은 굳이 저희와 교섭을 할 이유가 없다"며 "그런 부분의 제도 개선이 이뤄져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되고 노사가 같이 상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일정 부분에서 교섭을 세분화해 교섭권을 최대 노조 한 곳만 통째로 가지는 게 아니라 MZ노조도 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연구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경사노위는 전문가 중심으로 발족한 '노사관계 제도·관행개선 자문단'을 통해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비롯해 노사관계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을 논의 중이다.

김덕호 경사노위 상임위원은 이와 관련 "자문단에서 교섭창구 단일화와 관련해 문제점은 없는지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려 한다"며 "MZ노조도 같이 참여해서 목소리를 전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도 "저는 우리 젊은 분들이 노조를 만들어 자신의 생각을 펼쳐나가는데 옆에서 최선을 다해 함께 하겠다"며 "여러분들이 꿈이 활짝 펼 수 있도록 제가 자그마한 도움이라도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새로고침 노동 협의체는 오는 21일 서울 동자 아트홀에서 발대식을 갖고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협의체 소속 조합원은 현재 총 5000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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