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애국의 최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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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 말기 때인 2007년 7월에 발생한 샘물교회 교인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은 종교의 자유와 선교 문제, 그리고 국가의 역할을 생각하게 해준다.
이 교회 소속 배형규 목사와 선교사 및 교인 등 총 23명은 선교를 위해 아프간을 방문했는데 카불에서 칸다하르로 이동 중 무장 테러조직 탈레반에 납치됐다.
이후 외교 원칙을 허물며 탈레반과 직접 협상에 나서 피랍자 21명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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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 말기 때인 2007년 7월에 발생한 샘물교회 교인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은 종교의 자유와 선교 문제, 그리고 국가의 역할을 생각하게 해준다. 이 교회 소속 배형규 목사와 선교사 및 교인 등 총 23명은 선교를 위해 아프간을 방문했는데 카불에서 칸다하르로 이동 중 무장 테러조직 탈레반에 납치됐다. 당시 김정일과 남북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온 신경을 쓰던 노 정부는 돌발 변수 해결을 위해 백방으로 나서지만, ‘납치 단체와 협상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냉담한 반응에 낙담했다. 이후 외교 원칙을 허물며 탈레반과 직접 협상에 나서 피랍자 21명을 구했다.
사건 당시 외교통상부의 수장이었던 송민순 장관의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에는 탈레반과 협상에 앞서 열린 안보정책조정회의 풍경이 상세히 그려져 있다. 탈레반이 정부 신임장을 선(先)요구한 데 대한 정부 입장을 결정하는 회의에서 저자는 신임장을 써주자는 문재인 청와대 비서실장에 얼굴 붉히며 맞선 결과 신임장을 보내지 않게 됐다고 썼다. 그러나 테러 조직에 신임장은 써주지 않았지만, 결국 노 정부는 탈레반과 마주 앉아 협상을 한 끝에 피랍자들을 구해냈다. 상당 금액의 몸값도 지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이 선글라스 낀 현지 요원과 사진 촬영 쇼를 벌여 빈축을 사기도 했다.
임순례 감독의 ‘교섭’이 지난달 18일 개봉 후 관객 169만 명을 끌어모으며 순항 중이다. 아프간 피랍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인데 피랍자 석방을 위해 탈레반과 협상에 나서는 외교관과 국정원 요원의 고뇌를 밀도 있게 그렸다. 원칙 중시파 외교관 정재호(황정민)와 현장 우선파 국정원 요원 박대식(현빈)이 인질 구출 과정에서 벌이는 격렬한 논쟁이 백미다. 이 영화는 해외의 악조건 속에서 일하는 외교관과 정보 요원의 존재 가치를 확인시켜준다. 그런 점에서 소말리아 내전 후 탈출 과정을 그린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2021)’와도 일맥상통한다. 생사 갈림길에 선 국민을 구하는 이들은 외교관과 국정원 요원이고, 이들이 국익 최전선에서 일하는 애국자임을 보여준다. 그런데 360만 명이 본 ‘모가디슈’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교섭’이 상업 영화인 게 신기하다. 외교관이나 정보 요원보다 더 대단한 애국자가 대한민국 영화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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