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지사가 직원에게 권장한 필독서는?

우성덕 기자(wsd@mk.co.kr) 2023. 2. 1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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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애 류성룡 선생 ‘징비록’ 추천
중앙집권 폐해 지적 교훈 삼아
과감한 균형발전 정책 필요
지난 9일 이철우 경북지사가 간부회의에서 직원들의 필독서로 서애 류성룡 선생이 쓴 ‘징비록’을 추천하고 있다. <자료=경상북도>
지난 9일 경북도청 미래창고에서는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비롯해 도청 실국장들이 참석하는 간부회의가 열렸다.

‘미래창고’는 도청 안민관 1층 로비에 마련된 개방형 도서관이다. 도서관 입구에는 “먼저 읽은 책 한 권, 앞선 정책 만든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원래 이곳은 당직실이었만 이 지사의 제안으로 주민들의 책 쉼터이자 직원들이 정책을 연구하고 공부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이날 이곳에서 회의를 주재한 이 지사는 간부들에게 책 한 권을 꺼내 들어보였다. 서애 류성룡 선생이 임진왜란의 상황을 자세히 묘사한 ‘징비록’이었다.

징비록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미리 징계해 후환을 경계한다(懲毖)”는 의미에서 류성룡 선생이 겪은 임진왜란의 원인과 7년간의 전황을 자세히 기록한 책이다.

이 지사는 왜 직원들에게 징비록을 소개했을까.

징비록에는 조선의 국력을 쇠약하게 만든 ‘중앙집권의 폐해’ 내용도 함께 나와 있기 때문이었다.

징비록의 기록에 따르면 조선시대 중앙집권의 폐해는 매우 심각했다.

대부분의 지방관료는 한양에서 파견돼 가족은 한양에 있고 관료 홀로 지방에 부임했다. 그러니 지방에 애정이 없고 한양으로 돌아갈 기회만 노렸으며 수탈 또한 심각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임진왜란은 결정타였다. 나라 전체가 부강하지 못하니 무기력한 패배만 거듭했고 왜군이 부산에서 수도 한양까지 진격하는데 보름이 걸리지 않았다.

특히, 징비록에 담긴 우복룡 현감의 이야기는 중앙 관료가 지방에서 저지른 만행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중앙관료 우복룡이 관군을 인솔해 이동하던 중 영천 하양현에서 쉬고 있는데 마침 이곳을 지나던 하양현 수백 명의 군사들이 말에서 내려 인사를 하지 않고 그대로 지나갔다.

이를 괘씸히 여긴 우복룡이 자기 군사들을 시켜 이들을 모두 죽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 기가 막힌 것은 당시 경상도 관찰사 김수가 임금에게 우 현감이 반란군을 진압했다고 거짓 보고했다.

무고한 백성의 목을 치고 반란군 진압이라는 거짓 보고로 우복룡은 현감에서 통정대부(정3품)로 특진까지 했다.

이런 사례 등을 소개하며 이 지사는 지방을 가장 잘 아는 지방 정부에 실질적이고 포괄적 권한이 이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을 모르는 중앙에서 지역을 관리하니 엇박자가 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징비록을 교훈삼아 지방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수도권 중심의 판을 바꿀 수 있는 과감한 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정책이 필요하다”며 “새로운 지방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변화의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담담함과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로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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