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에 수조원 쏟아붓겠다” 기름왕국 사우디가 왜?
세계 최대의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가 전기차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원유 수출에 의존하는 기존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1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사우디가 오는 2030년까지 연간 50만대의 자동차 생산을 목표하고 있다”라며 “역내 전기차 제조 허브 조성 사업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을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의 산유국 사우디가 전기차 사업을 육성하려는 것은 원유 수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세계 원유 매장량의 약 17 %를 차지하는 사우디는 GDP의 절반 가량을 원유 수출을 통해 창출하고 있다. 원유 이외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은 사우디의 중요한 과제라고 FT는 전했다.
FT는 “원유 수출 이외의 산업을 육성해 외국인 직접 투자를 유치, 민간 부문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사우디의 목표”라고 전했다.
사우디는 전기차 산업 육성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우디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는 이미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에 본사를 둔 럭셔리 세단 전기차 제조업체 ‘루시드’의 지분을 20억달러에 사들여 최대주주가 됐다. 사우디는 오는 2025년까지 연간 50만대 자동차를 생산할 계획인데, 루시드 모터스는 그 목표의 약 4분의 1인 15만대를 사우디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자체 전기차 브랜드도 출시한 상태다. 지난해 11월 사우디는 애플 위탁생산업체 폭스콘 및 BMW와 협력하여 씨어(Ceer)라는 자체 전기차 브랜드를 출시했다. FT는 “씨어는 사우디 내에서 디자인, 제조되며 조립까지 이어지는 자체 전기차 생산을 표방한다”라며 “미국 기업 루시드와 함께 사우디 내 경제 도시인 ‘킹 압둘라’에 기반을 둬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전기차 시장이 전통적인 자동차 시장보다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도 작용했다.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은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지배력이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한 사우디 당국자는 “전기차 시장은 상대적으로 더 ‘평평한 운동장’에 가깝다”라며 “사우디의 막대한 오일머니를 통한 투자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나갈 여지가 많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고 FT가 전했다.
다만 알 베드웰 LMC 오토모티브의 글로벌 파워트레인 대표는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반도체 부족 현상과 높은 광물 가격 등 악재도 상존하는 상황”이고 말했다. 업계 역시 사우디의 ‘전기차 굴기’를 방해할 수 있는 요인으로 광물과 부품의 공급망 병목 현상을 꼽았다. 이를 염두에 두고 국부펀드 PIF는 리튬 등 광물 공급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광산 투자 기업을 출범시킨 상태라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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