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만 20년째 해군 상사 “제 피가 소중한 생명나눔 씨앗 되길”
‘Rh-A’ 희귀 혈액형 장상수 상사
13일 강릉서 ‘118번째’ 헌혈
봉사활동 몸에 밴 아버지 따라
이발봉사 하려 자격증 따기도
사연의 주인공은 해군 1함대사령부 소속 장상수 상사(38·부사관 206기). 이날 해군은 혈액형이 Rh-A형인 장 상사가 헌혈의 날(매달 13일)을 맞아 강릉혈액원에서 118번째 헌혈을 했다고 밝혔다.
장 상사의 첫 헌혈은 고등학교 3학년 때였던 2002년이었다. 당시 그는 우연히 헌혈버스에 올라 생애 첫 헌혈을 하며 자신이 특별한 혈액형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Rh- 혈액형 보유자는 한국 전체 인구 중 0.1%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 2014년 겪었던 긴급헌혈 경험은 헌혈에 대한 장 상사의 사명감을 더 크게 일깨워준 계기가 됐다.
당시 부산 해군작전사령부에서 근무 중이던 장 상사는 혈액원으로부터 ‘광주에서 Rh-A형 혈액을 가진 백혈병 환자가 위급한 상황에 처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는 지체 없이 가까운 혈액원을 찾아 피를 나눴고, 자신의 헌혈이 누군가의 생명과 직결돼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강산이 두 번 바뀌도록 이어지고 있는 장 상사의 헌혈은 코로나19로 인해 전국 혈액 보유 상황이 가뜩이나 빠듯한 가운데 가뭄의 단비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0일 현재 전국 혈액 보유량은 고작 4.4일분에 불과한 ‘관심’ 단계다.
장 상사는 “혈액 부족 사태의 유일한 해결책은 헌혈 동참”이라며 “저의 헌혈봉사가 소중한 생명 나눔 활동에 동참하는 작은 씨앗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 상사에게 헌혈은 당연히 하고 있는 봉사활동 중 하나다. 이는 평생 봉사활동이 몸애 밴 아버지의 영향이 크다. 장 상사의 아버지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농촌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를 꾸준히 실천해 지난 2017년에는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장 상사는 아버지를 따라 지금도 어르신들을 위한 이발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왕이면 제대로 봉사하자는 생각에 지난 해에는 이용사 자격증까지 땄다.
장 상사는 “해군으로서 해양수호 임무 완수는 물론, 건강관리를 철저히 해 앞으로도 꾸준히 헌혈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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