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틈없이 움직이는 LG 새 주전포수 "강남이와 비교될 것…실망시킬 수 없어"[SSinAZ]

윤세호 2023. 2. 1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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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새 주전포수 박동원이 미국 애리조나 스코츠데일 자이언츠 컴플렉스에서 진행된 2023 스프링캠프 불펜피칭에서 투수들의 공을 받고 있다. 제공 | LG 트윈스
[스포츠서울 | 애리조나=윤세호기자]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한 스프링캠프다. 그럴 수 밖에 없고 그럴 것을 각오했다. 새 팀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는 만큼 최선을 다해 시즌을 준비한다는 다짐이다. LG 새 주전포수 박동원(33)이 미국 애리조나 스코츠데일에서 유독 긴 하루를 보내고 있다.

쉴틈없이 움직인다. 타격 훈련과 포수로서 수비 훈련에 임하는 것은 물론 투수들이 불펜피칭에 임할 때면 불펜으로 향해 투구를 받는다. 보통은 불펜포수들이 불펜피칭에서 투수들의 공을 받지만 박동원은 늘 불펜으로 이동해 직접 포구한다. 지난해 11월 LG와 4년 65억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을 때부터 다짐한 일이다. 시즌에 앞서 최대한 많이 투수들과 호흡을 맞출 계획을 세웠고 스프링캠프에서 이를 실천하고 있다.

박동원은 지난 12일(한국시간) 늘 불펜으로 이동하는 것에 대해 “이전에 LG에 있었던 (유)강남이가 워낙 프레이밍이 좋지 않았나. 이제부터는 내가 강남이와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우리 투수들을 실망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간이 허락되는 한 최대한 많은 투수들의 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투수 한 명의 공을 받는 게 아니다. 예를 들어 고우석, 정우영, 김윤식이 나란히 불펜피칭을 하면 박동원은 자리를 이동하며 셋의 공을 모두 받아 본다. 투수마다 구위와 구속, 투구의 궤적이 다른 만큼 공 하나라도 더 받으면서 적응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만만치 않은 과정이지만 기대도 크다. 박동원은 “계속 받으면서 LG 투수들의 공통점 같은 것을 느끼고 있다. 일단 투수들 대부분이 구속보다 체감 속도가 더 좋다. 흔히 치고 들어오는 느낌이 좋다고 하지 않나. 보통은 그런 투수들이 한 팀에 많지 않은데 LG에는 그런 투수가 정말 많다. 그래서 더 긴장하면서 잡고 있다. 이 장점을 최대한 살리고 싶다”고 밝혔다.

박동원에게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공이 좋은 투수가 있나?’고 질문하자 “강효종이다. 이렇게 좋은 투수인 줄은 몰랐다. 깜짝 놀랐다. 매니저님을 비롯해 우리팀 분들께 어떤 투수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예전에는 제구가 좀 안 될 때가 있었다고 하는데 겨울에 준비를 잘 했는지 진짜 좋았다”고 답했다.

박동원의 말대로 LG에는 강한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많다. 외국인 원투펀치 케이시 켈리, 아담 플럿코 외에 국가대표 필승조 고우석과 정우영, 그리고 이정용, 김대현, 강효종 등도 150㎞를 상회하는 공을 던진다. 투수에게 적극적인 승부를 주문하는 박동원과 시너지 효과를 이룰 확률이 높다.

박동원은 “포수에게는 운도 참 중요하다. 좋은 투수를 만나야 좋은 포수가 될 수 있다. 난 참 운이 좋은 포수인 것 같다”고 웃으며 “흔히 타자는 10번 중 7번을 죽는다고 하지 않나. 그런데 나는 구위가 좋은 투수라면 타자를 10번 중 8번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공이 좋은 투수들에게는 보다 적극적인 승부를 주문하는 편”이라고 자신의 볼배합 철학을 설명했다.

박동원과 처음 마주한 LG 코칭스태프와 선수들도 박동원에 대한 첫 인상이 좋다. LG 이호준 코치는 “박동원은 타격 포인트가 확실한 타자다. 공의 밑부분을 정확히 타격해 강한 라인 드라이브 타구를 만들 줄 안다. 장점이 분명한 타자”라고 박동원을 평가했다. 주전 유격수 오지환은 박동원의 2루 송구 능력에 주목하며 “확실히 다를 것이다. 내가 주자로서 도루를 해봐서 안다. 동원이가 포수일 때는 2루에서 늘 접전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냥 이뤄진 일은 아니다. 박동원은 “2루 송구는 이전부터 훈련을 정말 많이 했다. 개인적으로 도루를 허용하는 것 자체를 정말 싫어한다. 강남이가 프레이밍에서 독보적이라면 나는 내가 잘 하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박동원은 지난해 도루 저지율 0.355를 기록했다. 100경기 이상을 출장한 선수 중 김태군(0.462), 양의지(0.422) 다음으로 높은 수치를 찍었다.

타격에 대해서는 “한 3년 전에 허문회 감독님이 롯데 선수들에게 특이한 훈련을 시키시더라. 배트를 거꾸로 잡고 테니스 공을 치는 훈련을 하는 것을 봤다. 감독님께 이에 대해 물어봤고 나도 그 훈련을 하고 있다”며 “배트를 거꾸로 잡으면 잡는 면이 크기 때문에 손목을 쓰기 어렵다. 그리고 공에 맞는 부위는 작으니까 보다 정확하게 맞히게 된다. 예전에 나는 손목을 많이 쓰면서 땅볼이 많은 타자였다. 이 훈련을 하면서 땅볼이 줄고 라인 드라이브가 늘었다. 이번 캠프에서도 이 훈련을 계속 하고 있다”고 자신 만의 노하우를 전달했다.
LG 주전포수 박동원이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자이언츠 컴플렉스에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거꾸로 배트를 잡은 모습이 눈에 띈다. 제공 | LG 트윈스
포수로서 20홈런 내외를 기대할 수 있는 타자다. 2021년 키움에서 22홈런, 2022년 키움과 KIA에서 18홈런을 기록했다. 투수친화형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게 됐지만 잠실에서 유독 잘 쳤다. 지난 3년 동안 잠실에서 134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0.268 8홈런 25타점 OPS 0.928로 활약했다. 안타 30개 중 15개(2루타 7개·홈런 8개)가 장타였다.
현재 타격 컨디션은 절정이다. 12일 타격 훈련에서 박동원은 담장을 크게 넘기는 홈런 타구를 쏘아 올렸다. 그는 “지금 타격 컨디션은 상당히 좋다. 이대로 잘 유지하면 시즌 때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전했다.
LG 주전포수 박동원이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자이언츠 컴플렉스에서 2023 스프링캠프 훈련을 하고 있다. 제공 | LG 트윈스
박동원에게 ‘LG에 얼마나 적응이 됐나?’고 묻자 “(김)현수형 덕분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훈련 중에 현수형이 크게 내 이름을 외치곤 하는데 정말 고맙다. 그만큼 많이 웃고 선수들과 가까워진다. 와이프도 그 모습을 영상을 통해 보고는 현수형에게 정말 고맙다고 하더라”며 “숙소 주위에 좋은 카페와 음식점이 많다. 개인적으로 카페에 가는 것을 즐기는데 동료들과 이런 저런 카페에 다니면서 쉬는 시간에도 동료들과 어울리고 있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박동원은 LG 첫 캠프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두고 “일단 선수들이 개인 훈련을 많이 한다. 특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양이 많다. 좀 많이 놀랐는데 투수들도 웨이트를 정말 열심히 한다. 투수 중에 중량을 많이 드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 투수들은 모두 엄청 잘 든다. 깜짝 놀랐다. 마운드가 좋은 이유가 있는 것 같다”고 새 팀에서 맞이하는 새 시즌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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