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만이 잃은 기회, 강백호가 얻은 기회

김은진 기자 2023. 2. 1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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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강백호가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타격 훈련 하고 있다. KT 위즈 제공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야구 국제대회 중에서도 선수들이 가장 출전하고 싶어하는 대회다. 현역 메이저리거들이 대거 출전하는 유일한 대회라 경기 환경도 다른 대회에 비해 준수하다. 무엇보다 세계 최고 선수들과 겨뤄볼 수 있다. 세계 무대에서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최상의 기회이기도 하다.

최지만(32·피츠버그)은 처음 맞이한 그 기회를 날리고 말았다. 2017년 열린 4회 대회 당시에는 이제 막 메이저리거로서 올라서기 시작해 입지가 좁았고, 6년 사이 빅리거로서 존재감이 어느 정도 생긴 이번에는 트레이드와 팔꿈치 수술, 연봉 조정협상 등 여러 모로 운이 맞지 않아 결국 출전이 불발됐다.

그 기회가 사실상 강백호(24·KT)에게 넘어간 분위기다. 최지만의 대체 선수로는 외야수 최지훈(SSG)이 선발됐지만 최지만의 공백이 만드는 반사효과가 강백호에게로 향하고 있다.

강백호는 최지만, 박병호(KT)와 함께 1루수로서 기존 최종엔트리에 포함돼 있었다. 최지만이 1루수로 선발 출전하면 박병호가 지명타자, 혹은 휴식하다 대타로 출전하는 것이 대표팀의 구상이었다. 최지만-박병호 중심이 되면 강백호는 대타 자원이 된다. 그러나 최지만이 빠지면서 박병호가 1루수로 선발 출전해야 하게 됐다. 자연스럽게 강백호가 지명타자로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도 “이렇게 되면 강백호가 지명타자로 나가야 할 수 있다”고 했다.

강백호에게는 이번 WBC 자체가 대단히 큰 기회다. 다른 선수들과는 또다른 의미의, 그야말로 자존심 회복을 위한 결정적인 기회다.

지난 시즌 두 번의 큰 부상이 겹치면서 시즌을 절반밖에 뛰지 못한 강백호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큰 시련을 겪었다. 연봉은 반토막이 나 해외 스프링캠프도 며칠 늦게 혼자 출발해야 했다. KBO리그 개막 직전 열리는 WBC의 분위기는 강백호의 올시즌 출발을 가를 대단히 중요한 동기부여의 기회다.

강백호는 2021년 열렸던 도쿄올림픽 대표팀 멤버다. 당시 우승후보 일본으로부터 이정후(키움)와 함께 가장 경계해야 할 타자로 꼽히기도 했다. 한창 KBO리그에서 폭발적인 타격을 하다 올림픽에 간 강백호의 성적은 26타수 7안타로 그리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대표팀이 메달 획득에 실패해 선수단 전체가 고개를 들지 못했다. 막내였던 강백호는 경기력 외의 태도 문제로 구설까지 올라 더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강백호는 더 성숙한 모습도 보여줄 각오를 하고 있다.

WBC는 전세계가 지켜보는 대회다. 한국 대표팀에서는 ‘예비 메이저리거’ 이정후를 향한 시선 집중이 예고되지만 강백호 역시 타자 중 그 다음 주자라는 사실을 해외리그에서도 인지하고 있다. 더 많은 타석에 설수록 기회도 커진다.

강백호가 보여줘야 할 것은 특유의 타격, 그리고 책임감 있는 자세다. 강백호도 “대표팀에 뽑혀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려야 팬들이 (선발된 데 대해) 수긍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책임감 갖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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