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에 주저앉아 '안도의 눈물' 흘린 박은진...이렇게 성장하는 겁니다 [유진형의 현장 1mm]

2023. 2. 13.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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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GS칼텍스 강소휘가 스파이크를 강타했다. 강소휘가 때린 볼은 블로커 손에 맞지 않고 그대로 라인을 벗어났고 KGC인삼공사의 승리가 확정됐다. 그 순간 코트 뒤에 주저앉아 조용히 눈물 흘리는 선수가 있었다.

V리그는 3위까지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만 2021-22시즌부터 도입된 룰이 의해 3위와 4위의 승점 차가 3점 이하면 준플레이오프가 열린다. 현재 V리그 여자부는 한국도로공사, KGC인삼공사, GS칼텍스까지 3~5위간 승점 차가 5점에 불과해 매 경기 결과에 따라 중위권 순위가 바뀐다.

그래서 1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GS칼텍스와 KGC인삼공사의 맞대결은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는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경기 전부터 선수들의 표정에서는 비장함이 느껴졌고 매 세트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결국 KGC인삼공사는 엘리자벳(29점)과 정호영(17점)의 활약을 앞세워 세트스코어 3-1(25-17, 26-24, 19-25, 25-22)로 승리했다. 13승 15패 승점 41점을 획득한 KGC인삼공사는 5위에서 4위로 올라섰다. 3위 한국도로공사(승점 44)와의 승점 차를 3점으로 줄여 봄 배구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다.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KGC인삼공사 선수들은 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 기뻐했다. 하지만 그 순간 한발 뒤에서 주저앉아 조용히 눈물 흘리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박은진이었다.

박은진은 눈물은 많은 의미가 있다. 박은진은 2020 도쿄올림픽 4강 신화를 함께 쓴 국가대표 출신 미들블로커다. 한때 양효진 후계자로 불리며 한국 여자배구를 이끌어갈 할 차세대 미들블로커로 불렸다.

하지만 지난 시즌 도쿄올림픽 이후 지친 몸으로 시즌을 치르다 허리 통증을 호소했고 팀 훈련 도중 왼쪽 발목 부상까지 당해 시즌을 끝까지 완주하지 못하고 조기 종료했다. 이후 긴 재활 기간을 거쳐 올 시즌 조금씩 예전 모습을 되찾고 있다. 부상에서 완쾌는 됐지만 도쿄올림픽 이전에 보여줬던 위력적인 모습은 나오지 않는다.

박은진의 장점은 블로킹이다. 지난 2020-2021 시즌에는 정규리그 30경기에서 유효 블록 1위를 차지할 만큼 공을 따라가는 능력이 탁월한 선수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박은진은 정호영과 함께 KGC인삼공사 중원을 지키는 미들블로커다. 상대적으로 높이가 낮은 GS칼텍스를 상대로 정호영과 박은진의 역할이 중요했다. 4세트 중반까지 성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막판 연속 블로킹 득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마음고생이 심했던 박은진은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기쁨의 눈물이자 안도의 눈물이었다.

동료들도 박은진의 마음고생을 잘 아는지 따뜻하게 포옹하며 위로했다. 미들블러커 출신 고희진 감독도 경기 후 "박은진, 박혜민, 정호영은 중요한 선수다. 더 좋은 선수로 키워보고 싶다"라며 현역 시절 자신과 비슷한 스타일의 박은진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승리 후 안도의 눈물을 흘린 박은진.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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