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구태정치 아닌 비전 제시 경쟁장돼야

경기일보 2023. 2. 13.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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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3월8일 전당대회를 개최한다. 지난 10일 컷오프를 통해 3·8 전당대회 후보를 압축했다. 당 대표 후보로는 김기현 의원, 안철수 의원, 천하람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나다순)가 본경선에 진출했다. 현역 중진인 5선 조경태, 4선 윤상현 의원은 탈락했다.

한편 최고위원 본경선 후보는 김병민, 김용태, 김재원, 민영삼, 정미경, 조수진, 태영호, 허은아 후보 등 8명으로 압축됐다. 친이준석계인 김용태, 허은아 후보가 본경선에 진출한 반면 친윤석열 진영의 공부모임인 ‘국민공감’ 소속 현역 의원 박성중, 이만희, 이용 의원은 탈락했다.

앞으로 약 4주간에 걸쳐 합동연설회 등 치열한 선거운동이 전개될 것이다. 당 대표 후보의 경우, 본격적인 4인 레이스가 시작됐다. 순위와 득표율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재로선 김기현, 안철수 후보의 양강 구도가 예상되며, 본경선은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 결선투표가 실시될 경우, 3, 4위 후보와의 연대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누가 과연 당 대표가 될 수 있을지 예측하기 힘들다.

집권여당 대표의 책임은 막중하다. 앞으로 2년간 국민의힘을 이끄는 당 대표의 임무는 내년 4월10일 총선을 진두지휘하게 되며, 이때 국회의원 후보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 때문에 과연 어떤 인물이 집권당 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윤석열 정부의 성공 여부도 좌우될 수 있다. 특히 현재 절대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을 상대로 국회를 통한 정국을 어떻게 이끄느냐 또한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최근 수 주일 동안 국민의힘에서 예비경선 과정을 통해 보여 줬던 후보 간 선거운동 과정을 살펴보면 한마디로 실망스럽다. 경쟁 상대 후보에 대한 원색적인 인신공격은 기본이고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 여부와 관련된 ‘윤심(尹心)’에 대한 논란 그 자체가 선거운동의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후보자들은 국민은 물론 당원들에게 앞으로 집권당을 어떠한 비전을 가지고 운영하겠다는 정책 제시는 하지 않고 이전투구만 하는 구태의연한 정치 행태만 반복했으니, 과연 이런 후보들이 집권당을 제대로 이끌어 정국안정은 물론 정부와 제대로 호흡을 맞춰 국정을 이끌지 지극히 우려된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친윤 대 반윤(親尹 對 反尹)’의 싸움이 아니다. 이런 편 가르기 싸움으로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이 전개된다면 선거 후유증은 상당히 클 뿐만 아니라 당 분열사태도 올 수 있다. 집권당이 지닌 막중한 책무를 인식해 후보자들은 이제라도 구태의연한 선거운동 행태에서 벗어나 비전을 제시하는 정책 경쟁을 통해 당원은 물론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전당대회를 치르기를 간곡히 요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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