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규 칼럼] 서울특별시의 특별한 역할을 기대한다

김철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2023. 2. 13. 01:2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울은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유일한 특별시다.

1949년 특별시로 지정된 후 우리나라 정치·경제·문화·교육의 중심지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도시로 성장했다.

특별한 도시 서울은 대한민국의 대표 도시로 막중한 사회적 책임이 있다.

서울특별시가 특별한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하길 촉구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은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유일한 특별시다. 1949년 특별시로 지정된 후 우리나라 정치·경제·문화·교육의 중심지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도시로 성장했다. 수도 서울의 눈부신 발전은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결과물이다. 1960∼1970년대에 걸쳐 전국에서 고향을 떠난 사람들이 서울에 모여 열심히 배우고 일해서 가정을 꾸리고 서울 사람이 됐다. 하지만 농촌과의 연은 여전히 남아 있어 설이나 추석이면 귀성 전쟁을 벌인다.

서울시는 먹거리 문제에 있어 독특하다. 대부분 식량을 외부에 의존한다. 서울 시민 943만명이 먹는 식자재는 전국의 농민들로부터 조달된다. 삼시세끼를 농민에게 빚지고 있다. 공기가 고마운 줄 모르는 것처럼 서울 사람들은 풍성한 식탁을 대하며 농민 귀한 줄 모른다.

취약한 먹거리 자급력은 서울시의 공적 개입을 요구한다. 그 개입의 성공적 정책 가운데 하나가 2017년 시작된 ‘도농상생 공공급식’이다. 서울시 12개 자치구가 농촌 산지와 일대일로 연결돼 신선하고 안전한 식재료를 공급받는 프로그램이다. 어린이집·지역아동센터·복지시설 등이 농촌에서 친환경 식재료를 공급받고, 서울시 자치구가 친환경 식재료와 일반 식재료의 차액을 지원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이런 역할 덕분에 어린이들이 방사능과 유전자변형농산물(GMO)에서 안전한 친환경·로컬푸드를 매일 접할 수 있다. 도농상생 공공급식은 세계의 지자체들이 부러워하는 혁신적인 프로그램으로, 2018년 밀라노 도시먹거리정책 협약(MUFPP)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바 있다.

도농상생 공공급식은 그동안 여러 성과를 거뒀다.

첫째, 직거래를 통한 공적 조달체계 운영으로 어린이를 포함한 소비자들의 친환경 식재료 접근성이 높아졌다. 대기업 급식 납품업체에 비해 30∼50% 저렴하게 공급받고, 이용시설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여러 어린이집·지역아동센터·복지시설이 도농상생 공공급식을 통해 믿을 수 있는 좋은 먹거리를 아이들에게 제공한다.

둘째, 친환경 농업·농가의 경제적 활성화다. 친환경농산물의 안정적 공급망이 만들어지면서 다수 농민이 생산에 참여했고 산지 공급액이 증가했다. 농민들은 경제적·심리적으로 만족한다. 도농상생 공공급식은 서울 시민들이 그동안 농촌에서 받은 것을 되갚고, 농민과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는 특별한 역할을 하고 있다.

셋째, 도농상생 공공급식은 전세계가 직면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친환경 정책이다. 농업은 그동안 농약·화학비료·석유·농기계 등에 의존해왔다. 하지만 서울시가 친환경 먹거리를 소비하면서 농업 방식을 바꾸고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

최근 서울시는 공공급식 모델의 전면적인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가격, 효율성, 소비자 선택권 등을 강조하며 공공급식 프로그램의 성과를 애써 폄하하고 있다. 특히 자치구와 산지간 일대일 연결이나 농민 생산자들과의 연대 같은 사회적 의미를 무시하고, 단지 상품으로써 친환경 식재료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이런 개편은 시대에 역행한다. 특별한 도시 서울은 대한민국의 대표 도시로 막중한 사회적 책임이 있다. 먹거리를 통해 환경을 생각하고 농민과 더불어 살며 사회적 약자와 동행하는 가치 실현은 공공급식의 중요한 부분이다. 조급하게 기존 도농상생 공공급식 개편을 추진해서는 안된다. 관계자 그리고 시민들과 대화하며 개선점을 찾아가야 한다.

서울특별시가 특별한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하길 촉구한다.

김철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