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바둑 두던 AI가 돈 버는 AI로

박병진 2023. 2. 12.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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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바둑 프로기사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 간에 세기의 대국이 펼쳐졌다.

공포는 되레 AI의 활용 가치를 알리는 수단이 됐다.

이제 이런 AI에게서 알파고 때처럼 공포와 충격을 떠올리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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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9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바둑 프로기사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 간에 세기의 대국이 펼쳐졌다. 알파고는 이세돌과 5국까지 이어진 대결에서 1패만 내준 채 4승을 거둬 완벽하게 이겼다. 알파고와의 대국은 인간에게 알 수 없는 공포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공포는 되레 AI의 활용 가치를 알리는 수단이 됐다. 이후 수많은 ‘알파고 후손’이 인간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었다.

가까운 곳의 택시를 찾아 불러주거나, 식당과 주택을 연결하는 배달 일자리를 창출했다. 인공신경망을 활용한 3세대 번역 서비스도 등장했다. 네이버는 2016년 알파고와 비슷한 이름의 ‘파파고’(papago) 자동통역 앱을 시장에 출시했다. 의미 전달은 되지만 단어 사이 연결이 매끄럽지 못한 한계에도 외국인과의 의사소통에 불편을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AI가 언어 장벽을 무너뜨릴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했다.

AI의 도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몇 가지 단어만 제시하면 수백 장의 그림을 그려내고 그럴싸한 문장을 나열하는 생성 AI가 등장한 것이다. 미국 스타트업 오픈AI가 지난해 11월 상용화한 대화형 AI ‘챗GPT’가 그 주인공이다. 최단 기간 사용자 1억명을 돌파하는 등 전 세계적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챗GPT는 미리 짠 각본대로 답하는 기존의 챗봇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뛰어난 언어 구사력을 지녔다. 심지어 기존 검색엔진보다 유용하다는 평가까지 받아 정보기술(IT)업계에선 아이폰 이후 최고의 혁신으로 불린다.

카카오가 수익성 강화를 위해 ‘국민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생성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카카오톡에 싣는 계획도 공개했다. 생성 AI가 아직 안정적 수익모델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대형 플랫폼의 선택을 받은 걸 보면 돈벌이 계산이 없을 리 없다. 이제 이런 AI에게서 알파고 때처럼 공포와 충격을 떠올리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삶은 이미 AI와 공존하고 있다. 영화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 아이언맨의 ‘자비스’처럼 첨단 AI 등장이 먼 훗날 얘기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나.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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