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윤성 감독 "'카지노' 때 최민식 눈치 봤다…손석구, 영어 대사 수정할 실력"[TEN인터뷰]

김지원 2023. 2. 12.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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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성 감독, 첫 드라마 도전작 '카지노' 시즌1 종영
"랜턴에 모여든 불나방들 이야기"
"필리핀 촬영서 몇 백만원 소매치기 당해"
2월 15일 시작 시즌2 "체포 당하는 주인공" 예고

[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카지노' 스틸. / 사진제공=월드디즈니컴퍼니



"'카지노라는 랜턴에 모여드는 불나방들의 이야기'라고 '카지노'를 늘 설명합니다. 욕망을 쫓아 모여든 사람들, 그 불나방들이 랜턴에 부딪혀 불에 타 죽는 거죠."

디즈니+ '카지노'는 제목만으로는 범죄극의 분위기를 풍긴다. 하지만 실제로는 돈도 배경도 없이 '카지노의 전설' 차무식(최민식 분)의 일대기를 보여주는 구성을 하고 있다. '카지노'를 연출하고 집필한 강윤성 감독은 드라마 앞부분에 주인공의 어린 시절과 젊은 시절 이야기를 꽤 장황하게 구성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극 중 차무식은 살인사건에 휘말리면서 일생일대의 베팅을 하게 된다. 지난 1월 25일 시즌1이 마무리됐다.

"카지노에서 일어나는 해프닝만 보여줘서는 말초신경만 자극하는 이야기가 되겠다 싶었어요. 한 인물을 쭉 따라가지 않으면 후반부에 가서 힘을 못 받겠다고 생각했죠. 차무식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카지노라는 특정 공간에서 벌어지는 여러 해프닝을 보여주며 인간의 오만과 탐욕을 묘사하고 싶었어요."

'카지노'의 강윤성 감독. /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이번 작품은 영화만 줄곧 해오던 강 감독의 첫 드라마다. '카지노'를 하게 된 건 최민식과 준비하던 영화 '인턴' 리메이크작이 무산되면서다. 워너브러더스가 한국 영화 제작·투자 사업을 철수했기 때문. 강 감독은 "중단 통보를 받은 게 2020년 추석 무렵이었다. 그때 선배님이 '우리가 이렇게 헤어질 수는 없지 않나. 써놓은 거 없냐'고 해서 '카지노'를 드렸다. 이틀 만에 하자고 하셨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영화는 2시간 안에 이야기를 축약하는 과정이 어려워요. 내용도 유니크해야 하고, 그런 소재를 찾는 데 시나리오 작업 때 많은 시간이 들어가요. 드라마는 인물을 길게 묘사할 수 있다는 점이 좋더라고요. '카지노'에서는 제가 이름을 붙인 캐릭터만 170명 정도 나와요. 그러다 보니 대본을 쓰다가 저조차 캐릭터 이름을 잊어버리기도 했죠. 하하. 영화와 달리 하루에 찍어야 하는 분량도 많더라고요. 하루는 열네 신을 찍는데, 최민식 선배님이 해야 하는 대사가 15~20페이지 분량이었어요. 선배님은 그걸 다 외워서 아침에 시작해 저녁에 끝냈죠. 하지만 시리즈물만의 매력이 있더라고요. 찍어야 될 게 많은 만큼 배우들도 그것에 맞춰서 준비해왔죠. 카메라를 갖다 댔을 때 배우들도 이미 준비가 돼있는 모습, 많은 준비를 해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시리즈물에 또 도전하고 싶어요."

'카지노' 스틸. / 사진제공=월드디즈니컴퍼니



영화의 중심점인 최민식은 밑바닥에서 시작해 누구도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카지노의 전설' 자리에 오르기까지 굴곡 넘치는 삶을 살아온 차무식 역을 현실감 있게 만들어냈다. 강 감독은 최민식에 대해 "아침에도 집합 시간보다 1시간 정도 일찍 오신다. 모든 배우들이 최민식 선배님의 영향을 받아 더 많이 준비한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한 "선배님 항상 웃기려고 하는 유머스러운 면이 있지만, 중요한 신이나 감정에 확 몰입돼야 하는 신을 찍을 때는, 선배님 눈치를 봐야 할 정도로 집중하신다"며 최민식을 치켜세웠다.

이번 작품에서 손석구는 차무식을 쫓는 필리핀 파견 경찰 오승훈을 연기했다. 강 감독은 손석구에 대해 "자연스러운 연기에 탁월한 재능이 있다. 이야기를 보는 힘이 좋다. 제가 초반에 시나리오 작업하면서도 오승훈 캐릭터를 잡는 데 손석구의 힘이 컸다. 영화와 대본 전반에 이해도가 높고 본인이 직접 오승훈의 대사를 써온 적도 있다"고 칭찬했다. 무엇보다 "영어를 잘한다. 번역돼 돌아온 대본이 아무래도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있지 않나. 손석구는 자기 분량의 영어 대사를 스스로 알맞게 고쳤다"며 손석구의 영어 실력에 감탄하기도 했다.

'카지노' 스틸. / 사진제공=월드디즈니컴퍼니



필리핀 현지에서는 3개월 간 촬영했다. 강 감독은 "필리핀은 총기 허용 국가이기도 해서 사건, 사고 있으면 어쩌나 싶었는데 다행히 큰일은 없었다"면서도 당혹스러웠던 일화를 들려줬다.

"소품팀 실장님이 몇백만 원이 든 가방을 소매치기 당했어요. 식당에서 밥을 먹고 계산한 뒤 가방을 메려고 하는데 뒤에서 두 아이가 와서 바로 낚아챘죠. 실장님은 소품을 사야하니까 항상 현금을 갖고 다니거든요. 두 명이 오토바이를 탄 채 왔는데, 소매치기범도 가방을 훔친 뒤 가면서 뒤돌아봤다고 하더라고요. 놀란 실장님은 그대로 얼어있었다고 합니다."

'카지노' 시즌2는 오는 2월 15일 시작한다. 시즌1 때와 마찬가지로 첫 주에 3회까지 공개한 뒤 한 주에 한 편씩 총 8편으로 선보인다.

"더 다양한 인물이 나오고 필리핀 배우들도 본격적으로 등장할 겁니다. 시즌1에서는 카지노의 생리가 묘사됐다면 시즌2에서는 카지노라는 공간보다 차무식에게 휘몰아치는 폭풍 같은 이야기들이 전개돼요. 무엇보다 차무식이 체포됩니다. 그 이야기가 메인 사건이고 전체 이야기의 변곡점이에요. 시즌1 인트로로 넣었던 이유죠."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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