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을 위해…캐롯 선수단의 절실한 ‘중·꺾·마’
6강 확정 땐 ‘구단 매각 협상’ 수월
김승기 “잘 버티면 좋은 일 있을 것”
봄 농구로 가는 길에 생존이 걸렸다. 약속했던 20승을 넘어 6강 플레이오프까지 노리는 프로농구 고양 캐롯의 절실한 각오다. 김승기 감독이 이끄는 캐롯은 12일 현재 21승19패로 5위를 달리고 있다. 정규리그가 막바지 스퍼트에 돌입한 시점에서 6위 수원 KT에 3.5경기 차이로 앞선다는 점에서 6강 진출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캐롯의 선전은 리빌딩을 예고했던 터라 더욱 놀랍다. 캐롯은 대우조선해양건설이 모기업인 데이원스포츠가 2021~2022시즌이 끝난 뒤 고양 오리온을 인수해 재창단한 구단이다. 기둥이나 마찬가지인 이대성(한국가스공사)과 이승현(KCC) 등이 모두 떠난 터라 강한 전력이라 보기는 힘들었다. ‘농구 대통령’ 허재 구단주와의 인연으로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자신과 한솥밥을 먹던 전성현을 자유계약선수(FA)로 데려왔음에도 올해 목표를 54경기 중 20승이라 말했을 정도다. 그런데 김 감독은 조기에 목표를 달성했다. 화끈한 3점슛이 비결이었다. 10개팀 최다인 경기당 평균 35.3개의 3점슛을 던져 12.1개가 림을 가르는 ‘양궁 농구’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캐롯이 자랑하는 양궁 농구의 중심에는 ‘원투 펀치’ 전성현과 이정현이 있다. 3점슛과 관련된 역사는 모두 새롭게 쓰고 있는 전성현은 이번 시즌 3점슛 성공 횟수만 152개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린다. 경기를 치를수록 성장하고 있는 신예 이정현 역시 90개로 3위다.
안타까운 것은 캐롯이 치고 올라갈 타이밍에 대형 악재가 터졌다는 사실이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가 롤 모델인 데이원스포츠가 극심한 재정난에 빠지면서 시장에 나왔다. 네이밍 스폰서인 캐롯손해보험에서는 충분한 지원을 받고 있지만, 모기업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자금 지원이 사실상 중단된 탓이다. 결국, 데이원스포츠는 지난해 12월부터 구단 매각을 추진해 한 기업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다행히 캐롯은 거듭되는 악재 속에서도 코트만 바라보며 달려가고 있다. 성적이 좋아질수록 협상이 수월해진다. 과거 비슷한 위기를 겪었던 인천 전자랜드가 대구 한국가스공사로 거듭난 전례도 있다. 김 감독은 “회사 일은 회사가, 우리는 우리 일(농구)을 열심히 하면 된다”며 “우리가 잘 버티고 있으니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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