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표라도 더'…SM엔터, 소액주주 표심 확보에 사활

권소현 2023. 2. 12.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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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 내달 주총 최대 격전지 될 듯
이수만+하이브 vs 현 경영진+카카오
일반주주 의결권 권유 대행사 선임
소액주주 선택에 따라 승부 갈릴 듯
4.2% 보유한 컴투스 행보도 주목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SM(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두고 최대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와 하이브, 현 경영진과 카카오가 맞붙은 가운데 다음 달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가 최대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소액주주 의결권이 60%를 넘는 만큼 이를 어느 쪽이 더 많이 확보할 것인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양측은 의결권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의결권 대행사 선임…한주라도 더 확보하라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 SM 경영진은 의결권 권유 대행사를 선임해 소액주주 확보에 나섰다. 이는 최대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 지분 18.54% 중 14.8%를 하이브에 주당 12만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모든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하이브에 위임하기로 하면서 표 대결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앞서 SM이 카카오를 대상으로 123만주의 신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114만주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사채를 발행해 카카오에 넘기기로 하자 이수만 전 프로듀서 측은 반발하며 즉각 법원에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와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현 경영진에게 우호적인 지분을 확보하는 의사결정은 무효라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주주제안에 나서겠다고도 밝혔다.

이성수, 탁영준 SM 공동대표, 박준영 사내이사, 지창훈 사외이사 등 현 경영진의 임기는 3월 말에 만료된다. 따라서 이 전 프로듀서 측은 새로운 이사진 선임을 안건으로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당장 급한 쪽은 SM 경영진 측이다. 가처분신청 결과는 유상증자 신주대금 납입일인 3월6일 이전에 나올 가능성이 높지만, 기각되더라도 주총 표 대결에 영향을 주긴 어렵다. 이번 주총 의결권은 지난해 12월31일 기준 SM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들에 한해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SM은 지난달 16일 정기주총 개최를 위한 권리주주를 12월31일자로 확정하고 1월 한 달간 명의개서를 정지한다고 공시했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SM의 주주구성을 보면 이수만 전 프로듀서가 18.46%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 있고 이성수, 탁영준 공동대표를 비롯해 SM 등기임원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0.66% 정도다.

기관투자자 중에서는 국민연금이 8.96%를 보유하고 있고 KB자산운용이 5.12%를 갖고 있다. 분기보고서 작성 후 지분을 취득해 3분기 말 기준 주주명단에는 포함돼 있지 않지만 컴투스(078340)도 4.2%를 가진 주요 주주다. 작년 10월에 99만여주를 취득했다.

SM은 일반주주 의결권을 대행업체에 맡기고, 얼라인파트너스측이 기관투자자들을 설득하는 식의 투트랙 전략을 쓰고 있다. 국민연금과 KB자산운용 지분을 확보한다고 해도 얼라인측과 경영진 지분까지 합쳐 16% 남짓이다.

캐스팅보트 쥔 컴투스…가처분 신청 결과 따라 출혈경쟁 할 수도

자연스럽게 시선은 컴투스의 의결권 행사 향방에 쏠린다. 컴투스는 최근 실적발표 후 IR을 통해 “의결권 행사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한 바 없다”며 “향후 의결권 행사가 필요하다면 주주이익과 사업적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모색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증시에서는 컴투스 지분을 이수만 우호지분으로 분류하고 있다. 특히 이수만 전 프로듀서 측의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 하이브와 손 잡은 SM의 성장성을 더 높이 평가하지 않겠냐는 시각이 나온다.

SM 현 경영진 입장에서는 나머지 60%가량에 해당하는 일반주주의 표심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일반주주들이 하이브 공개매수에 응할 경우 현 SM 경영진의 편에 서는 의결권 행사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수만 전 프로듀서 측이 신청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결과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 본격 지분확보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SM 지분 9.05%를 취득한다고 해도 얼라인파트너스 등 우호지분까지 다 합쳐봐야 29% 가량이다. 하이브가 공개매수로 확보한 지분에 이수만 전 프로듀서 잔여지분까지 다 가져오면 지분율은 43.5%에 달하는데 카카오측은 이에 턱없이 못 미친다. 카카오가 시장에서 추가 매수에 나설 가능성을 점치는 이유다.

반대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카카오의 지분 취득은 어려워진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만일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 카카오는 다른 매물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권소현 (juddi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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